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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

성숙한 기억법, 뉴욕 인간은 아픔을 겪으면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적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기억을 억지로 억압하거나, 왜곡하면서 회피하거나, 원인을 외부로 투사해 분노를 표출한다. 심한 경우 신체화나 전이, 해리를 경험하기도 한다. 문제는 어떤 방어기제든 자신과 타인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방어기제가 내면에서 작동하면 우울함이, 외부로 작동하면 분노가 된다. 가장 고상한 방어기제 중 하나인 ‘승화’조차도 고통을 잊으려 가치 있는 일로 시선을 돌리는 것에 불과하다. 그만큼 고통을 직시하면서 삶의 일부로 인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고, 고통을 통한 의미 천착은 더더욱 어렵다. 의지 밖의 고통은 함부로 해석할 수도 없다. 그런데, 개인의 고통을 공동체가 함께 끌어안고 묵묵히 직시하며 기억하는 공.. 더보기
구노의 오페라_파우스트 (욥기1장) 6. 하루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와서 여호와 앞에 섰고 사탄도 그들 가운데에 온지라 7.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서 왔느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땅을 두루 돌아 여기저기 다녀왔나이다 8.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네가 내 종 욥을 주의하여 보았느냐 그와 같이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는 세상에 없느니라 9.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 10. 주께서 그와 그의 집과 그의 모든 소유물을 울타리로 두르심 때문이 아니니이까 주께서 그의 손으로 하는 바를 복되게 하사 그의 소유물이 땅에 넘치게 하셨음이니이다 11. 이제 주의 손을 펴서 그의 모든 소유물을 치소서 그리하시면 틀림없이 주를 향하여 욕하지 .. 더보기
개인주의 시대 친밀한 관계를 고민하다. 우리는 성혁명 이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1960년대 베트남 반전운동을 했던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해서 평화운동과 함께 성적 자유에 대한 강렬한 운동이 들불처럼 미국 사회에 번져갔습니다. 전통적으로 가족이 출산과 양육을 위한 이상적인 제도라는 생각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지만, 성혁명 이후 결혼이 성관계에서 가지는 독점적 지위가 상실되고 말았습니다. 성관계를 결정짓는 것은 더 이상 언약(covenant)이 아니라 동의(consent)가 되었습니다. 많은 남‧여가 결혼대신 동거를 선택하고 있고, 성적 관계를 위한 구속이나 울타리로서의 결혼의 의미도 퇴색되고 이혼도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성혁명 이후 결혼이 성관계에서 가지는 독점적 지위가 상실되고 말았다.” 개인주의 시대, i세계라고 부를.. 더보기
열정의 두 얼굴, 코린토스 성형수술 전후의 변화를 다룬 동영상이 유튜브 조회 수백만 회를 상회하곤 한다. 주목받지 못하던 얼굴이 몇 번의 성형수술로 드라마틱한 개선을 거듭한 결과 추앙받는 여신이 되었다는 광고성 내용이다. 결론은 ‘평범한 당신도 여신이 될 수 있으니 지금 당장 수술대에 오르라’는 주문과도 같다. 여성들이 가진 미의 욕구와 신화의 환상 이미지를 섞은 콘텐츠에 구독자들은 열렬하게 반응한다. 아름다움의 욕구는 인간의 본능이지만 그것이 ‘여신의 탄생’이라는 헛된 열정으로 연결될 때 자아 숭배로 오염될 수도 있다. 세상은 그리스 신화의 여신 ‘아프로디테’나 로마신화의 여신 ‘비너스’를 아름다움의 근원으로 추앙하지만, 그 원류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우상 숭배와도 맞닿아 있다. ‘아름다움의 총화’를 상징하는 ‘미의 여신’의 실.. 더보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여자는 다 그래 > 철학자 돈 알폰소는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말하고 젊은 장교 굴리엘모와 페르난도는 자신의 여친은 그렇지 않다고 논쟁을 하다가 여친들의 정절을 시험해 보기로 한다. 일단 두 남자는 갑자기 부대가 이동을 해 멀리 가게 되었다고 이별을 고하고 알바니아 귀족으로 나타나서는 파트너를 바꿔 적극적으로 구애를 한다. 처음에는 단호하게 새 남자들을 거부한다. 철학자 알폰소는 꿈쩍도 않는 여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하녀 데스피나를 매수하여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주인공여자1, 2)를 설득하도록 한다. 하녀 데스피나는 그냥 잠시 남친이 돌아올때까지만 기분전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라고 설득하며 아가씨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가씨들의 마음이 차츰차츰 마음이 열리더니 결국 마음을 안 열어주면 그 자리에서 죽.. 더보기
성경을 보는 눈 『하나님 나라의 도래』 메리데스 G. 클라인 성경은 성령께서 믿음을 주신 성도들에게만 열려지는 책이며, 인간의 지력으로 열어낼 수 없는 책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책입니다. 하나님께서 언약 백성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뜻을 알리신 계시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이신지와 더불어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과 행하실 일에 대한 기록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우리의 가슴과 이성, 이 땅의 관점으로 하나님의 세상을 바라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성령께서 믿음을 주신 성도들에게만 열려지는 책이며, 인간의 지력으로 열어낼 수 없는 책입니다.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걸림돌이요, 올무가 되고 난해하기 이를 데 없는 막막한 책이지만, 성도들에게는 열린 책이요 생명의 말씀이 됩니다. 저자 메리데스 G. 클라인 교수는 필라델피아 웨스트민스터신학교와 고든콘웰신학교, 캘리포니아 웨스트.. 더보기
우위 본능의 극치, 베르사유 얼마 전 한 문우가 내게 인스타그램 활동을 시작해 보라고 권했다. 소설작품으로 독자와 소통하기에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며 자신도 얼마 전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간곡한 조언에 SNS의 순기능을 믿으며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보았다. 이미 출간한 다섯 권의 책 사진을 올리고 지인 몇몇과 친구가 되었지만, 성정에 맞지 않아 며칠 만에 비공개로 전환해버렸다. 인스타그램을 열면 쏟아지는 내용들이 인간 세포에 새겨진 지독한 욕망 같아 불편했다. 많은 경우, 자신이 가진 부와 아름다움이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다는 걸 증명하려는 듯했다. 물론 개인의 추억 저장이나 진솔한 삶의 공유, 선한 목적의 연대 등 순기능도 있겠지만 곳곳에 과대 포장과 허세가 난무했다. 자기표현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고 죄가 아니지만, 문제.. 더보기
베르디의 오페라 < 라 트라비아타 > 라 트라비아타(방황하는 여인) 비올렛따(주인공여배우)의 저택에서 파티가 한창이다. 그 동네에서 잘나가는 남자들이 다 모여 서로 비올렛따의 환심을 사려한다. 기회를보고 있던 알프레도(남자 주인공)에게 권주가를 부를 기회가 왔다. 알프레도는 비올렛따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의미로 권주가를 부른다. 모두가 나간 방에서 알프레도는 일 년 넘게 그녀를 연모해 왔다고 고백하고 귀족들을 상대하는 일을 그만하고 진정한 사랑을 하자고 제안한다. 비올렛따는 처음엔 거부하지만 결국 사랑의 도피를 택한다. 비올렛따의 재산을 다 정리하여 파리 근교에서 행복한 삶을 누리던 중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찾아와 신분의 차이로 알프레도의 부인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알프레도의 여동생들의 혼인을 가로막을 수 있으니, 가정을 위해 떠나달라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