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뒤뜰에 핀 살구꽃 뒤뜰에 핀 살구꽃 이서원 (우정교회, 시인)풋살구 몇 개가 은근슬쩍 익어가는신맛 같은 봄밤이정겹기도 하여라고요가뒤꿈치 들고달을 슬몃 당기는 「뒤뜰」 전문 뒤뜰에 살구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서 있다. 하나는 품이 너르고 키도 크고, 하나는 조금 작고 가지도 여리다. 재래식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살구나무 그늘을 지붕 삼아 볼일을 본다. 바람이 조금씩 달큰해지는 봄날, 며칠 전 떨어진 꽃잎 속으로 파리한 열매가 언뜻언뜻 햇살 속으로 보인다. 아마도 큰 살구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 뿌리를 내려 용케도 살아남았을 작은 나무는 모녀지간이 분명하다. 지척에 터를 잡고 아이를 보살피려는 살뜰한 모성의 본능인가. 아직은 홀로서기에는 작은 .. 더보기 “이타적 건국 이념의 숨결, 워싱턴 D.C.” 미국의 관세 부과와 독단적인 외교정책이 세계를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세계 정치와 경제는 거센 바람에 휘말린 듯 급격한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미국 우선(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존의 다자주의적 가치와 국제 협력의 길을 뒤로하고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미국 내외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어떤 이들은 미국이 그간 유지해 온 ‘우아한 위선’을 벗어던지고 ‘정직한 야만’을 택했다고 꼬집기도 한다. 그들의 입장이 어느 정도 이해되면서도, 미국의 이타적 건국 이념을 떠올릴 때마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그 이념이 살아 숨 쉬는 곳, 워싱턴 D.C.에서의 여행 기억이 또렷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 더보기 "부활을 믿으십니까?" 미국의 노부부가 성지 순례로 이스라엘을 여행하다가 아내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숨을 거두고 말았다. 남편은 장의사를 찾아 시신 처리와 장례 절차를 의논했다. 장의사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하나는 이스라엘에 묻힐 경우 비용은 150달러면 충분하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시신을 방부 처리해서 미국으로 공수하는 것인데, 절차도 복잡하고 비용도 5,000달러나 된다는 것이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남편은 결심했다. 비용이 많이 들어도 미국으로 시신을 옮겨가겠다고 했다. 장의사가 물었다 왜 많은 비용을 들여서 미국으로 운송하려고 하십니까? 조심스레 남편이 한 말은 이랬다. “유대 땅에 묻히면 예수님처럼 아내가 부활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하 하 하 1884년 12월4일 김옥균 박영효 서재필 서광범 홍영식 ..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7)" 성가대(찬양대)는 교회음악의 전통성을 이어가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교회의 기관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고 또 그만큼 역할의 비중이 크다. 매주 드려지는 예배뿐만 아니라, 절기 또는 특별한 교회의 행사들에서 주요한 음악적 역할을 한다. 음악이라는 전문적인 분야이기에 전문성이 없는 일반 성도들의 경우는 부족한 실력과 음악적으로 부족한 자신의 역량에 수없이 갈등하기도 하지만, 다른 경우는 음악적으로 부족함을 알지만, 다른 성도들의 목소리에 묻혀가는 것에 익숙하게 적응하고, 성가대라는 그룹 안에서 다양한 활동에 만족하는 자들도 있다. 성가대는 지휘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초대형 교회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성가대 지휘자는 한 번 임명되면 본인 스스로가 어떤 상황에 의하여 스스로 .. 더보기 『놀이하는 인간』 전통적으로 사람은 이성을 가진 존재라는 의미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로 불려왔습니다. 근대 이후에는 사람이 도구를 이용하여 노동하는 존재라는 의미로 호모 파베르(Hom Faber)라고 불렸습니다. 20세기에 들어 네덜란드 역사학자 요한 호이징아(Johan Huizinga, 1872-1945)는 이전의 인간에 대한 정의를 넘어서 인간의 본질을 ‘놀이하는 존재’(Homo Ludens)라고 주장했습니다. 사람은 단지 생존을 위해서 일하는 존재에 몰두하는 것으로 그치는 존재가 아니며, 보다 높은 가치와 더욱 고상한 것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한 호이징아는 1872년 12월 7일 네덜란드 흐로닝언(Groningern)에서 태어났습니다. 네덜란드의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문화사가로 .. 더보기 "나 여기 있어요" 고리에서 약 190km 떨어진 바르지아는 조지아의 남부 아스핀자 근교 에루셸리산의 측면에 동굴을 낸 수도원으로 유명하다. 일몰이 너무나 예쁜, 이름도 생소한 어느 시골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낼까. 아니면, 그냥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도시로 가 볼까. 두 갈래에서 마음이 서성거렸다. 늘 선택은 자신의 몫이지만 거리와 시간 등 일정 앞에서 고민했다. 전날 잠을 잘 청하지 못했던 터라 아침에 일어난 내 상태는 그야말로 10라운드 이상 뛴 복싱 선수의 헝클어진 몰골 같았다. 그냥 상대를 끌어안고 더는 버틸 수 없으니 차라리 링 밖의 코치를 향해 흰 수건을 던져 달라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었던 마음이라고나 할까. 며칠 안 깎은 수염은 더부룩했고, 머리는 벌써 하얗게 뿌리가 눈 뭉치처럼 쌓이고 있었다. 갑자기 어느.. 더보기 그래서 인간인가 그래서 인간인가 자기 스스로 태어나지 못합니다.자기 맘대로 선택하지 못합니다.자기 맘대로 살지도 못합니다.자기 맘대로 떠나가지도 못합니다.살아갈수록 복잡하고 힘들어집니다. 내가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또 얼마만큼 해야 살 수 있는지평생 2미터도 안 되는 콩알만 한 몸으로200미터 위로 올라가려고 발부둥 칩니다.그래서 인간인가.결국은 100년이 못 되어 스스로 외치고 맙니다.마을을 비우고 사는 것이 건강이라고.마음 비울 때 비로소 무서울 것 없다고 담대해진다고.쌓으려는 자는 점점 무거워지고요. 비우는 자는 가벼워서 구름 위를 둥둥 날지요.드디어 이 세상을 내려다보면서 자유롭게 웃지요.와우, 이런 세상도 있구나 마재영 장로(강남교회, 한국문인협회원) 더보기 "일상 음악의 세계, 잘츠부르크" 올해, 나는 교회 성가대원으로 섬기게 되었다. 성가대 소속 실내악팀에서 플루트 연주로 15년간 봉사하다가, 다른 부서로 옮겨간 지 8년 만에 다시 성가대 찬양팀에 합류했다. 성가대원의 가장 큰 유익은 주일 예배에서 드린 찬양이 한 주간 내내 귀와 가슴 속에 울려 퍼진다는 점일 테다. 주의 성호(聖號)를 담은 선율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일상의 은혜를 누리는 것이다. 관현악기들의 어우러짐 속에 빚어지는 실내악의 하모니 못지않게, 각자의 음역이 자아내는 음성의 화음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음악으로 찬양하고 일상을 누리는 건 더없이 행복한 일이다. ‘음악’이라면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계단 위 초록색 대문’이다. 유년 시절, 커다란 바이엘 악보책을 들고 오후 세 시면.. 더보기 "재치 만점 아이들이 그립다." 아이: 아빠 불 끄고 글씨 쓸 수 있어요?아빠: 응 쓸 수 있지.아이: 그럼 불 끄고 여기 성적표에 사인해 주세요.선생님: 왜 이렇게 학교에 늦었어요?아이: 표지판에 “학교 앞 천천히 가시오.”라고 쓰여 있었어요.* 초등학교 자연시험 문제문제: 개미를 세 등분으로 나누면 ( ) ( ) ( ) ?정답: (머리)(가슴)( 배 )학생 답: ( 디 )( 진 )( 다 )* 초등학교 국어시험 문제문제: “( )라면 ( )겠다.” 괄호 안을 채워 문장을 완성하세요.정답: “(내가 부자)라면 (가난한 사람을 도와 주겠다. 등등학생 답. “(내가 엄마)라면 (용돈 올려 주)겠다.”* 중학교 가정시험문제: 삶은 달걀을 먹을 때는 ( )을 치며 먹어야 한다. 정답: (소금)학생 답: ..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6) 교회음악으로 섬기기 실제로 찬양을 드리는 주체는 회중(성도들)이라 할 수 있다. 찬양인도자나 찬양단(팀)은 스스로가 예배자의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찬양을 드리는 자들이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 회중이 입을 열어 찬양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찬양사역의 역할이 무색하게 회중들은 그저 보여 지는 것과 들려지는 것에 대한 평가와 비판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그저 구경꾼으로 자리할 때가 있다. 꼭 일반회중이 아니라 찬양단으로 사역을 하고 있거나 성가대(찬양대)를 통해 교회음악으로 섬기는 성도들 조차도 예배의 상황에 따라서는 회중으로서의 모습을 동일하게 갖게 된다. 이렇게 회중의 자리에서 노래를 하다보면 보이는 자리에서 사역하는 모습과 달리 회중석에서는 일반 회중들과 같이 매우 소.. 더보기 『독서에도 기술이 필요한가(2)』 애들러는 독서의 심급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독서의 기술을 책을 통해 전수하고 있다. 애들러의 3단계 독서법 - 읽기의 기초, 개관독서(1단계)_(지난 호에서) - 독서의 핵심, 분석독서(2단계) 2단계는 분석독서다. 개관독서의 과정을 거쳐서 선별된 책들을 읽어내는 방식이다. 도움이 되는 책은 훑어 볼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씹고 소화시켜야 할 책이다. 분석독서에서 가장 우선적인 일은 주제파악이다. 책이 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길어내는 일이다. 좋은 책은 책 전체가 일관되게 흐르는 중요한 사상이 있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흘러가는 책의 핵심을 한 문장 혹은 몇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때, 책의 주제를 파악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논문을 심사하는 교수들이 빼놓지 않고 던지는 질문.. 더보기 "산정 일출" 누군가 내 뒤통수를 힘껏 내리쳐 까무러칠 만큼이거나, 자기 무릎을 오른손으로 때려 관절이 부러질 것 같은 박장대소의 고함을 지르거나…. 이만한 일이 살면서 몇 번이나 있을까. 이해하고 깨우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한 편의 시를 읽고 기절할 듯한 충격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그 시는 성공이다. 그저 그런 시 한 편을 읽은 뒤 돌아오는 감정을 어찌하지 못해 시원한 콜라 한 병 통째로 들이부어야 느끼함이 가신다면 그게 바로 내 시가 아닐까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랜만에 무거운 배낭을 둘러메고 지리산에 올랐다. 스무 살 때 이후 처음이다. 등에 짊어진 배낭은 오를수록 태산보다 더 무겁다. 나이를 생각지 않고 이것저것 챙겨온 게 낭패다. 고도는 높아지는데 걸음은 천근을 훌쩍 넘긴다. 꺾어진 소나.. 더보기 "태조의 기억을 간직한 땅, 몽골" 밤이면 베란다의 블라인드를 내리다가 한참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을 때가 있다. 15층 남향인 우리 집 베란다에선 달의 변화를 뚜렷이 볼 수 있는데, 미인의 눈썹 같던 초승달이 잠깐 상현달이 되었다가 어느새 보름달로 차오르곤 한다. 아! 오늘이 보름이구나, 매번 새로운 감탄으로 밤하늘을 바라보게 된다. 거실에 있는 남편을 불러 저 아름다운 달을 좀 보라며 수선을 피울 때도 많다. 남편과 함께 감탄하고 있는 시간, 달에서 바라보는 푸른 별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상상해 보기도 한다. 정확하게 운행되는 우주와 그 위에 스민 창조주의 손길을 자각하게 되는 밤하늘은 언제나 경이롭다. 그럴 때면 읽고 있던 책이나 저녁 식탁 메뉴, 친구의 안부 전화에 머물렀던 내 의식은 지경을 넓혀 우주로 확장되곤 한다. 이런 현.. 더보기 "아리송한 답장" 두 명의 수도사가 있었다. 그들은 기도를 드리는 중에도 담배를 참을 수가 없었다.(참고로 천주교 신부는 담배를 피운다.) 기도하다가 담배를 피우는 것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그들은 기도를 드리는 중 담배를 피워도 되는지 질문서를 각각 교황청에 보냈다. 몇 주후 교황청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사람에게는 된다는 내용이고 한사람에게는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두 사람은 자기들이 보낸 질문서를 비교해보았다. 한 사람은 기도를 하면서 담배를 피워도 됩니까? 라는 질문이었고. 여기에 답은 안 된다는 답이었다. 한 사람은 담배를 피우면서 기도를 해도 됩니까? 라는 질문이었는데 여기에 답은 괜찮다는 답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기도를 한다는 것은 가상하지만 기도를 하는 중에 담배를..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5) 교회의 현대음악에서 ‘드럼’과 ‘베이스기타’와 같은 악기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 포지션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듬뿐만 아니라 노래의 흐름에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악기이다. 드럼은 기본적으로 리듬을 주도하지만 그와 함께 ‘기각기(필인)’ 기술로 곡의 포인트를 살리고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베이스기타는 음정을 사용해 코드와 스케일을 사용하여 곡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악기이지만 그와 함께 주법으로 리듬을 주도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드럼의 리듬을 일정하게 끌어가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에서 드럼과 베이스를 맡은 자들의 다수가 각 악기를 전공한 자들보다 개 교회별로 나름의 계승의 방법을 통해 악기를 배우고 익혀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보.. 더보기 『독서에도 기술이 필요한가』 독서에도 기술이 필요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필요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읽어내는 문자해독을 넘어 오래된 사상들과 접속하고 소통하는 창이기 때문이다. 기술 없이 단순히 읽어내는 것이라면 이미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독서에 대한 논의는 끝이 났어야 한다. 시중에는 독서에 대한 책들로 가득하다. 실상 필자의 경우도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책을 100권 넘게 소장하고 있다. 독서에 애로를 느끼기 때문이고, 더 알아갈 필요를 느끼는 까닭이다. 독서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독서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책 또한 마찬가지다. 대화하는 상대에 대한 에티켓이 필요하듯 책을 대하는 태도역시 중요하다. 피아노의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칠 수 있다고 해서 피아노를 .. 더보기 "통찰의 프리즘, 트리어" 만약 이삼십 대에 오십 대의 통찰력을 가졌더라면 어땠을까, 가끔 상상해 볼 때가 있다. 아마 일의 실수나 오류를 조금은 줄였을 테고,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도 훨씬 넓었을 테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한결 신중했을 테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시간을 따라 제련된 깊은 눈빛이 어떻게 젊은이의 것이 될 수 있겠는가.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라는 고린도후서의 말씀처럼 나이 듦에 따른 유익에 감사할 때가 많다. 정신적·영적 성숙이 나이와 정비례하지는 않겠지만 분명 상관관계는 있는 듯해서다. 사람은 자신의 나이만큼 넓어진 프리즘을 통해 인생을 반추할 수 있고 경험에 따른 통찰력을 지니게 되는 것 같다. 연로한 어르신들 앞에 우리가 고개를 숙이고 존경해.. 더보기 "시의 여운" 시란 무엇인가? 이 명제 앞에서 명확한 답을 얻기란 쉽지 않다. 손에 잡힐 듯 바로미터에 있다가도 금방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는 시의 정체 앞에서 절망하는 게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그런데도 연말이 오면 수많은 문학 지망생들은 저마다 신춘문예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날밤을 지새운다.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장을 찾기 위해 고뇌하며 고군분투한다. 단 한 명만이 영광의 월계관을 차지하는 이 좁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십 년을 투고하는 이도 보았다. 그만큼 어렵고 또 사람의 심장이 터질듯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문청 시절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다. 나 역시 30대에 신춘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거실 베란다에 좌탁 앞에 앉아 밤을 지새우길 여러 날 했다. 때론 가혹하리만치 문을 걸어 잠그..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4-2) 싱어들의 표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전까지의 상황에 따른 내 기분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찬양의 시간에 자신의 본분을 기억하고 최선을 다해서 찬양하는 자로 서야한다. 어렵더라도 지난 주 보다 오늘 더 온화하고 밝은 표정으로, 또 그 보다 더 나은 은혜와 감동의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한다. 회중들을 향해 부드러우면서도 담대한 눈빛으로 볼 수 있어야하며,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오랜 시간 눈을 감고 찬양하거나, 위쪽만 응시하면서 회중의 시선을 회피하고, 눈을 초점 없이 흐리지 말고 시선처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많은 싱어들이 무기력하게 찬양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하는 사람도 괴롭고, 보는 사람들도 힘든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눈빛과 시선은 우리의 .. 더보기 『직분을 세우는 일, 교회를 세우는 일』 지금도 몸 된 교회를 통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승천하여 보좌 우편에 계신 주님은 지금도 변함없이 몸 된 교회를 다스리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다스리시되 사람, 곧 직분자를 통해서 교회를 통치하십니다. 주님은 교회에 목사, 장로, 집사들을 세우시고 그들에게 은사를 주셔서 교회를 섬기고 봉사하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 몸인 교회는 이러한 질서 가운데 세워지고 보존됩니다. 마태복음18:20절에서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는 말씀에서 두 세 사람은 직분자를 의미합니다. 직분이 있는 곳에 주님의 다스림이 있다. 말씀과 성례, 봉사의 직분이 있는 곳에 주님의 다스림이 머무는 것입니다. 교회를 세워가는 일은 직분을 세우는 일과.. 더보기 "유년으로 흐르는 추억" 창말 동산에 올라서면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는 듯 너럭바위에 잠시 몸을 기댔다. 푸른 소나무 몇 그루가 시원한 바람을 불러 왔다. 이고 왔던 보따리랑 광주리를 내리고 똬리처럼 굽은 황톳길을 바라보았다. 멀리 어래산이 보이고 그 아래로 아침에 떠나왔던 마을과 뾰족한 교회 종탑도 보였다. 십여 리를 걸어온 탓으로 어머님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도 배였으리라. 몇 분도 채 쉬지 못하고 이제 안강 장은 멀지 않았다는 안도의 표정으로 내려놓았던 짐을 다시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섰다. 5일 장은 벌써 인산인해다. 그 좁은 틈을 비집고 고추전을 지나 과일전 길가에다 광주리를 풀었다. 붉은 홍시가 그야말로 아침 햇볕을 받아 더 빛났다. 나도 그 곁에 병아리처럼 쪼그리고 앉았다. 몇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흥정도 하곤 하였지만.. 더보기 “새로운 시각을 요청하는 땅, 도쿄” 11월 들어 일본에서 또 6.3의 강진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주기적인 지진을 감내해 온 일본 국민의 고통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기사를 본 후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의 안녕과 구원을 위해 잠깐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나의 태도는 이전과 비교해 분명 변화된 모습이다. 예전에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놓인 일본의 고통을 그저 안쓰러워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어쩌면 내 마음 깊숙한 곳에는, 지진대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우리나라의 지질학적 위치를 다행으로 여기는 얄팍한 이기심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을 향한 마음에 진심 어린 변화가 일어난 건 작년 5월, 도쿄 가족여행 중에 직접 지진을 겪은 후부터다. 도쿄 가족여행은 아들이 모두 계획하고 준비해서 함께한 여행이었다. 이미 .. 더보기 "예수그리스도의 탄생" 새 달력을 걸은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폭염에 시달리며 살다보니 세월은 덧없이 흘러 마지막 한 장만 남았습니다.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라 분주하기도 하지만 성탄절이 있어서 마음이 설레기도 하는 달 입니다. 성탄절은 타락한 인간이 지옥 불에 떨어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죄인을 구원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죄인들을 찾아오신 영광스러운 날입니다. 성탄절은 죄인을 구원 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신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고 모든 사람들이 예수 믿고 구원받으라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환영받지 못하고 핍박 받고 고난 당하시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4_1) 싱어라는 자리는 보여지는 자리이다. 회중들이 인도자만 중심으로 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도자 보다 싱어들을 더 많이 주시한다. 잘해도, 잘못해도 싱어들은 많은 다양한 회중들로부터 생각과 눈빛으로 평가를 받는다. 물론 속상하고 매우 불편하며 억울하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회중 속에 우리 모두가 있다. 찬양팀으로, 또 회중으로 우리는 함께 존재한다. 결국 이런 평가는 우리 스스로가 남을 보면서 나에게 하고 있는 평가이다. 다른 찬양팀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수없이 비평한다. 자세가 어떻고, 표정이 어떻고, 소리가 어떠한가에 대하여 때로는 나보다 못함에 만족하기도하고, 더 잘하는 것에 민감하고 긴장하.. 더보기 "믿음의 철골 세우기" 제가 신학교에 진학하게 된 이유는 지금은 천국에 계시는 은사 목사님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신학교 입학선물로 제게 건넨 것이 7권으로 된 루이스 벌코프의『조직신학』이었습니다. 중‧고 시절 교회학교에서 목사님께서 직접 집필하신 교리공부교제로 공부를 해 왔던 터라, 벌코프의 조직신학은 제게 즐거운 세계였고 훌륭한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믿음의 성숙을 위해서는 신앙의 기초가 먼저 튼튼해야 합니다. 믿음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알아가고 견고하게 만드는 것에 신앙고백에 대한 교육, 즉 교리 공부만 한 것이 없습니다. 근래 들어 헤르만 바빙크의 저술들이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는 일은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 특별히 본서는 교회 교육을 위해 매우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제나 교회를 향한 사랑과 관심을 .. 더보기 2024 울산크리스마스 "뮤직페스티벌" 더보기 "땅의 끝은 바다의 시작, 리스본" 어릴 때, 아버지가 여덟 살 생일 선물로 사 주신 커다란 지구본을 매일 들여다보곤 했다. 어느 날은 우리나라와 대척점에 있는 아르헨티나를 찾아보고, 또 어느 날은 고개를 꺾어 남극 땅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구본만으로 만족이 안 되면 큰오빠의 교과용 컬러판 사회과 부도를 펼쳐보기도 했다. 모든 대륙 모든 나라 모든 도시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유독 역사와 지리를 좋아했던 이유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 때문이었을 테다. 지구본과 지도책만으로 세상을 품은 듯 행복했었다. 한번은 유라시아대륙 극동에 위치한 한국의 반대편 즉, 대륙의 최서단을 유심히 바라본 적이 있다. 유라시아대륙의 최서단 지점은 포르투갈 리스본 근처였다. 그 땅은 유라시아대륙을 지나온 고단한 태양이 대서양 아래로 숨어들어 잠.. 더보기 "다시, 강가에서" 일상을 잠시 접어둔 채 배낭을 둘러메고 훌쩍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건 작은 축복이다. 지난여름 조지아Georgia를 다녀왔다. 세계에서 기독교를 정식 국교로 인정한 두 번째 나라인 만큼 성지순례지로도 손색이 없다. 가는 곳, 보이는 곳, 대부분이 교회다. 역사에 의하면 약 320년경 니노Nino에 의해 기독교가 전파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왕실과 귀족들은 물론 모든 국민까지 말씀이 선포되고, 마침내 아르메니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의 정식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조지아의 옛 수도인 므츠헤타 스베티츠호벨리Svetitskhoveli 자리에 이 나라 최초의 교회가 세워졌다. 이곳 교회 뜰 잔디밭에 앉으면 그야말로 모든 시간이 멈춘 듯 마음이 평온해지고 푸른 하늘마저도 경이롭고 숭고해 보인다. .. 더보기 "님을 위한 언어" 성두현 장로 더보기 "집배원의 불평" 평상시 자신이 하는 일에 불평이 많은 우편집배원이 있었다. 하루는 외딴 섬에 사는 등대지기 앞으로 등기우편물을 배달하게 되었다. 배를 타고 가서 섬에 도착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등대가 있는 곳까지 달려가서 등대지기를 만나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집배원이 투덜거렸다. 집배원은 투정 섞인 목소리로 등대지기 아저씨에게 말했다.“오늘 이거 1통 배달하느라 하루 종일 걸려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에이 미치겠네.” 그러자 나이 지긋한 등대지기 아저씨가 한마디 했다. “집배원 양반 자꾸 그러면 내일부터 조간신문 구독해 버린다.” 하 하 하 불평하는 사람에게는 불평할 것만 보이지만 감사하게 생각하면 감사할 것도 많다. 어떤 사람은 불평 할 것을 보고 늘 불평하며 살고 어떤 사람은 감사 할 것을 보고 늘 감사하며 산다면 누.. 더보기 이전 1 2 3 4 ··· 10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