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유년으로 흐르는 추억" 창말 동산에 올라서면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는 듯 너럭바위에 잠시 몸을 기댔다. 푸른 소나무 몇 그루가 시원한 바람을 불러 왔다. 이고 왔던 보따리랑 광주리를 내리고 똬리처럼 굽은 황톳길을 바라보았다. 멀리 어래산이 보이고 그 아래로 아침에 떠나왔던 마을과 뾰족한 교회 종탑도 보였다. 십여 리를 걸어온 탓으로 어머님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도 배였으리라. 몇 분도 채 쉬지 못하고 이제 안강 장은 멀지 않았다는 안도의 표정으로 내려놓았던 짐을 다시 머리에 이고 길을 나섰다. 5일 장은 벌써 인산인해다. 그 좁은 틈을 비집고 고추전을 지나 과일전 길가에다 광주리를 풀었다. 붉은 홍시가 그야말로 아침 햇볕을 받아 더 빛났다. 나도 그 곁에 병아리처럼 쪼그리고 앉았다. 몇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흥정도 하곤 하였지만.. 더보기 “새로운 시각을 요청하는 땅, 도쿄” 11월 들어 일본에서 또 6.3의 강진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주기적인 지진을 감내해 온 일본 국민의 고통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기사를 본 후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의 안녕과 구원을 위해 잠깐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나의 태도는 이전과 비교해 분명 변화된 모습이다. 예전에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놓인 일본의 고통을 그저 안쓰러워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었다. 어쩌면 내 마음 깊숙한 곳에는, 지진대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우리나라의 지질학적 위치를 다행으로 여기는 얄팍한 이기심이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일본을 향한 마음에 진심 어린 변화가 일어난 건 작년 5월, 도쿄 가족여행 중에 직접 지진을 겪은 후부터다. 도쿄 가족여행은 아들이 모두 계획하고 준비해서 함께한 여행이었다. 이미 .. 더보기 "예수그리스도의 탄생" 새 달력을 걸은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폭염에 시달리며 살다보니 세월은 덧없이 흘러 마지막 한 장만 남았습니다.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하는 달이라 분주하기도 하지만 성탄절이 있어서 마음이 설레기도 하는 달 입니다. 성탄절은 타락한 인간이 지옥 불에 떨어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죄인을 구원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죄인들을 찾아오신 영광스러운 날입니다. 성탄절은 죄인을 구원 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신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고 모든 사람들이 예수 믿고 구원받으라고 기쁜 소식을 전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환영받지 못하고 핍박 받고 고난 당하시다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4_1) 싱어라는 자리는 보여지는 자리이다. 회중들이 인도자만 중심으로 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도자 보다 싱어들을 더 많이 주시한다. 잘해도, 잘못해도 싱어들은 많은 다양한 회중들로부터 생각과 눈빛으로 평가를 받는다. 물론 속상하고 매우 불편하며 억울하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들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회중 속에 우리 모두가 있다. 찬양팀으로, 또 회중으로 우리는 함께 존재한다. 결국 이런 평가는 우리 스스로가 남을 보면서 나에게 하고 있는 평가이다. 다른 찬양팀의 모습을 보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속으로 수없이 비평한다. 자세가 어떻고, 표정이 어떻고, 소리가 어떠한가에 대하여 때로는 나보다 못함에 만족하기도하고, 더 잘하는 것에 민감하고 긴장하.. 더보기 "믿음의 철골 세우기" 제가 신학교에 진학하게 된 이유는 지금은 천국에 계시는 은사 목사님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신학교 입학선물로 제게 건넨 것이 7권으로 된 루이스 벌코프의『조직신학』이었습니다. 중‧고 시절 교회학교에서 목사님께서 직접 집필하신 교리공부교제로 공부를 해 왔던 터라, 벌코프의 조직신학은 제게 즐거운 세계였고 훌륭한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믿음의 성숙을 위해서는 신앙의 기초가 먼저 튼튼해야 합니다. 믿음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알아가고 견고하게 만드는 것에 신앙고백에 대한 교육, 즉 교리 공부만 한 것이 없습니다. 근래 들어 헤르만 바빙크의 저술들이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는 일은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 특별히 본서는 교회 교육을 위해 매우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제나 교회를 향한 사랑과 관심을 .. 더보기 2024 울산크리스마스 "뮤직페스티벌" 더보기 "땅의 끝은 바다의 시작, 리스본" 어릴 때, 아버지가 여덟 살 생일 선물로 사 주신 커다란 지구본을 매일 들여다보곤 했다. 어느 날은 우리나라와 대척점에 있는 아르헨티나를 찾아보고, 또 어느 날은 고개를 꺾어 남극 땅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구본만으로 만족이 안 되면 큰오빠의 교과용 컬러판 사회과 부도를 펼쳐보기도 했다. 모든 대륙 모든 나라 모든 도시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유독 역사와 지리를 좋아했던 이유도 세상을 향한 호기심 때문이었을 테다. 지구본과 지도책만으로 세상을 품은 듯 행복했었다. 한번은 유라시아대륙 극동에 위치한 한국의 반대편 즉, 대륙의 최서단을 유심히 바라본 적이 있다. 유라시아대륙의 최서단 지점은 포르투갈 리스본 근처였다. 그 땅은 유라시아대륙을 지나온 고단한 태양이 대서양 아래로 숨어들어 잠.. 더보기 "다시, 강가에서" 일상을 잠시 접어둔 채 배낭을 둘러메고 훌쩍 어디로든 떠날 수 있다는 건 작은 축복이다. 지난여름 조지아Georgia를 다녀왔다. 세계에서 기독교를 정식 국교로 인정한 두 번째 나라인 만큼 성지순례지로도 손색이 없다. 가는 곳, 보이는 곳, 대부분이 교회다. 역사에 의하면 약 320년경 니노Nino에 의해 기독교가 전파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왕실과 귀족들은 물론 모든 국민까지 말씀이 선포되고, 마침내 아르메니아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의 정식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 조지아의 옛 수도인 므츠헤타 스베티츠호벨리Svetitskhoveli 자리에 이 나라 최초의 교회가 세워졌다. 이곳 교회 뜰 잔디밭에 앉으면 그야말로 모든 시간이 멈춘 듯 마음이 평온해지고 푸른 하늘마저도 경이롭고 숭고해 보인다. .. 더보기 "님을 위한 언어" 성두현 장로 더보기 "집배원의 불평" 평상시 자신이 하는 일에 불평이 많은 우편집배원이 있었다. 하루는 외딴 섬에 사는 등대지기 앞으로 등기우편물을 배달하게 되었다. 배를 타고 가서 섬에 도착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등대가 있는 곳까지 달려가서 등대지기를 만나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집배원이 투덜거렸다. 집배원은 투정 섞인 목소리로 등대지기 아저씨에게 말했다.“오늘 이거 1통 배달하느라 하루 종일 걸려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에이 미치겠네.” 그러자 나이 지긋한 등대지기 아저씨가 한마디 했다. “집배원 양반 자꾸 그러면 내일부터 조간신문 구독해 버린다.” 하 하 하 불평하는 사람에게는 불평할 것만 보이지만 감사하게 생각하면 감사할 것도 많다. 어떤 사람은 불평 할 것을 보고 늘 불평하며 살고 어떤 사람은 감사 할 것을 보고 늘 감사하며 산다면 누..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3) 예배의 찬양(경배와 찬양 또는 오프닝 찬양)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건반주자이다. 다른 악기들이 다 있어도 건반이 없다면 소용이 없고, 다른 악기들이 다 없어도 건반주자만 있으면 어떻게든 교회의 음악은 예배찬양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 이전에 비해 건반주자들의 반주 실력이 세련되고 좋아졌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음악의 수준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음악적인 귀가 열리면서 연주 실력도 그만큼 좋아진 것이다. 악보가 없어도 ‘카피’ 실력이 좋아서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비슷하게 연주할 수 있는 실력과 다양한 코드를 구사하는 기술이 세련되게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되는데 ‘리하모니제이션’, ‘세컨더리 도미넌트’같은 코드 스킬을 잘 사용해서 반주의 기술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 더보기 "성령을 믿사오며" 우리는 성령을 믿습니다. 우리는「사도신경」신앙고백에 따라 “성령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사도신경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고백입니다. 성부하나님과 우리의 창조, 성자하나님과 우리의 구속, 성령하나님과 우리의 성화에 대한 고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성령하나님에 대한 이해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직결되고 교회의 서고 넘어지는 사활적인 고백이자 이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령하나님에 대한 곡해는 초대교회 시절부터 있어왔고, 21세기 한국교회에 이르러서는 더욱 심화된 모습으로 왜곡된 이해로 교회를 어지럽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령하나님을 한 개인의 구원에 국한시키거나 은사주의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는 협소한 성령이해를 교정하고, 창조와 회복, 완성에 이르도록 견인.. 더보기 이전 1 2 3 4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