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독문화

“문사(文士)” 문장을 짓는 일은 온 우주를 끌어당기는 듯한 힘과 끝없는 자기와의 지난한 싸움이 필요하다. 때로는 꿈에도 시를 좇고, 더러는 길을 가거나 운동을 하다가도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단어 하나에 몰두하는 집중력, 그런 집요한 파고듦이 없이는 결단코 작가의 대열에 끼어들 수 없다. 남들은 무모하다고 고개를 가로저어도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게 어쩌면 글을 쓰는 일 아니겠나.          지난달 파리 올림픽 여자 마라톤이 모든 경기의 피날레였다. 42.195km라는 엄청난 거리를 달리는 건 아무나 도전할 수 없다. 그래서 올림픽의 꽃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 조금도 멈춤 없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듯하지만, 그들의 무한 경쟁은 복잡한 계산과 치열한 작전이 필요하다. 근대올림픽이 시작된.. 더보기
“이미지를 소비하는 땅, 모나코” 얼마 전, 프랑스 L사의 천만 원대 명품 가방이 중국 공장에서 제작되는 원가는 팔만 원에 불과하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미지와 실체의 극단적 차이를 고발하는 기사에 독자들은 허탈하다는 댓글 반응을 쏟아놓았다. 세계 1위 부호에 등극해 있는 L사의 오너야말로 ‘이미지 소비’라는 단순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일부 소비자들이 L사의 가방을 사기 위해 오픈런과 무한대기를 마다하지 않는 건 가공된 명품 이미지 때문일 테다. 분수에 넘치는 고액을 지불해서라도 명품 이미지를 사서 자기화하려는 것이다. 건전한 실체보다 거품 가득한 이미지에 집중하는 우리 사회를 잘 보여주는 단면인 것 같아 씁쓸했다.   그 기사를 접하면서 문득 명품 이미지의 대명사로 불려온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 더보기
"개미허리 안 같네!" 살이 쪄서 맞는 옷이 없다고 불평인 아내가 있었다. 백화점에 가서 검정색 원피스를 한 벌 사 왔다.   원피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선 아내“여보! 어때요 내 허리가 개미허리 안 같아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그래 당신허리 개미허리 안 안 같네! 하하하.  여성들의 허리가 가는 것을 보고 개미허리 같다고 표현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허리가 개미허리같이 가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이 키 크고 허리가 가는 사람들이 예쁜 옷을 입고 나오기 때문에 자극을 받아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야단인데 세상에 맛있는 음식은 왜 이리도 많은지 안 먹을 수도 없고 막 먹을 수도 없고 이래저래 고민이다.  개미는 허리도 가늘고 약해 보이는 곤충이지만 부지런히 일 잘하는 곤충이다. 개미들이 활동하는..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2) 찬양팀(찬양단)은 노래와 악기로 하나님 앞에 경배와 찬양을 올려드릴 뿐만 아니라, 회중들의 마음과 입술을 열어 동일한 영광의 자리에서 함께 찬송하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사역이기도 하지만 늘 조심스럽고 긴장될 수밖에 없는 자리이다.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들이나 그룹들은 대부분 상업과 직업적인 목적으로 노래하고 연주하기에 많은 기술과 기교, 각종 음향장비를 사용하여 수없이 반복되는 연습과 수정을 통해 다듬어지고 만들어져 노래의 완성도가 높은 반면, 찬양팀은 음악을 하는 자들로서는 매우 열악하고 힘든 구성과 시간, 그리고 공간과 재정적 제약을 극복하며 활동을 한다. 또한 찬양팀원들은 (교회의 형편과 전문성의 정도에 따라 일정한 금액의 사례비를 주는 곳도 있으나) 대부분 섬김의 사역으로 사.. 더보기
"청라언덕에 세워진 복음의 기지" 대구의 몽마르트로 알려진 곳입니다. 대구 지하철 2호선, 서문시장역에서 내리면 곧바로 청라언덕길로 이어집니다. 대구에 복음이 전파된 초기 선교사들이 붉은 벽돌집을 짓고 머물렀던 복음의 기지입니다. 여러 해 전에 대구에 사시는 목사님의 안내로 약령시장에 자리 잡은 대구제일교회와 청라언덕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선교사들이 머물렀던 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일제강점기로 접어드는 엄혹한 시절에 하나님은 이곳에 안의와(아담스), 부해리(브루엔), 배위량(베어드), 장인차(존슨)과 같은 선교사들을 보내셔서 비록 공간은 일본의 지배 아래 있었지만, 복음으로 영혼은 자유로운 하나님나라를 꿈꾸게 하셨습니다. 근대교육의 꿈이 계성학교와 신명여학교를 통해 시작되었고, 3.8운동이 이 학교들로부터 전개되었.. 더보기
"고사목" 고사목                       이서원 시인 (우정교회 집사)      네게도 맞서야 할 고뇌가 있는가      발 앞에 휘몰아치는 된바람과 눈보라      등 한 번 돌리지 않는 순교자의 외길 같은      그 어떤 유혹에도 꿈쩍 않는 믿음으로      아흔아홉 굽이돌아 산정을 고수한다      피골이 상접이라도 절규조차 사치라며      채찍에 부러져도 무릎 꿇은 적 없는       어디서 본 듯한 눈 맑은 절대자인가      재단 위 저녁노을이 제물 같아 느껍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 더보기
바울 사도가 갈망한 땅, 로마 지난 6월, 교회사 편찬을 위한 선행작업으로 울산지역 교회사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울산지역 교회사 안에서 우리 교회 설립의 의미를 찾아보려는 목적이었다. 여러 자료를 참고하며 울산지역 교회사를 요약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큰 은혜를 받았다. 미국북장로교와 호주빅토리아장로교 선교사들을 통해 부산을 거쳐 울산에 복음의 빛이 스며드는 과정은 한 편의 감동적인 대하 드라마였다. 일신의 안녕을 뒤로하고 전 생애를 복음에 바친 선교사들의 희생에 먹먹했다. 사역 중에 병사(病死)하거나 자녀를 잃은 선교사들은 물론, 천신만고 끝에 선교지에 도착하자마자 폐렴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선교사도 있었다. 그분들은 하나같이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어 많은 열매를 맺듯 선교의 큰 밑거름이 돼주었다.  1895년 .. 더보기
"오전 열 시 모노드라마" 한여름의 뜨거운 볕이 키 큰 감나무를 타고 오르더니, 이제 창을 밀치고 들어와 집 안 흔들의자에 주인처럼 앉아 있다. 지붕 낮은 사랑채 대들보에 걸린 괘종시계가 댕! 댕! 댕! 열 시를 알린다. 내 어릴 적 어머니가 쌀 몇 되를 주고 사서 머리에 이고 십 리를 걸어온 소중한 것이다. 기척 없는 고요한 마당을 제가 온전히 지키고 있다는 양, 째깍째깍 아직도 틀림없이 잘 가는 게 의젓하다. 뒤꿈치를 들어도 닿지 않아 목침을 괴고 겨우겨우 태엽을 감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이후 시간은 제 바퀴의 테두리를 얼마나 풀며 돌아갔을까. 서로의 나이가 엇비슷하게 조금씩 기울어 가는 세월이지만, 아직도 제 반경을 조금도 어긋남이 없다. 녹슨 철 대문 옆 정자에 앉는다. 앞집 연붉은 능소화가 담장을 넘어와 눈치를 살피며.. 더보기
“추억의 영화와 영화음악 라이브가 빛나는 가을 밤” "별이 빛나는 가을 밤, 우리 인생에서 만난 추억의 영화와 명장면 속에 흐르던 아름다운 리듬의 영화음악을 라이브로!” 울산CBS는 오는 9월 6일(금) 저녁 7시30분 울산 중구 문화의전당 잔디마당에서 를 개최한다. 사상 유례없는 긴 여름과 무더위를 지나 가을의 문턱에 선 시민들을 초대해 추억의 명화와 라이브 음악으로 위로하는 힐링 콘서트이다. 별이 빛나는 초가을 밤에 우리가 인생 영화라고 부르는 명화 속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300인치 대형화면으로 감상하면서 그 속에 흐르던 헝가리 민속 춤곡과 재즈 넘버, 볼레로와 보사노바 등 라틴음악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아름다운 리듬의 영화 음악을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의 라이브 연주로 들으며 음악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살아가며.. 더보기
대영박물관 관람기(1) _돌들의 증언 지난 7월 29일(월)부터 8월 8일(목)까지 열흘간 제1차 유럽 비전트립(영국-독일-영국)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일찍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성경을 믿었던 나라들의 신앙유산을 직접 견학하여 성경의 세계관을 넓히는 데 있다. 비전트립 대상자는 성경통독학교 참여자 중에서 이미 구약성경을 완독한 중고등부 아이들이었다. 참고로 병영교회는 토라 성경통독학교를 개설하여 1년에 2차례 성경 강의와 성경통독을 겸하여 실시하고 있다. 이번 비전트립 코스 중에서 특별히 대영박물관의 전시품들은 실제로 ‘성경을 증언하는 역사적인 산물’이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사실은 전시품들의 90%가 거의 돌이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이 ‘돌들의 증언’이라 붙이게 되었다. ‘돌’은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고, 하나님의 오랜 역사.. 더보기
"할머니의 감사헌금" 방학을 맞이한 손자들이 할머니 집에 놀러 온다는 전화를 받고 할머니는 어찌나 기쁜지주일날 교회에 가서 5만 원의 감사헌금을 드렸다. 손자들과 한 주 간을 보낸 할머니는 손자들을 보내고 10만 원의 감사헌금을 드렸다. 하하하 오랜만에 만난 손자들의 재롱에 할머니는 마냥 신기하고 즐겁기만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는 손자들의 요구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덩치 좋은 손자들의 분탕질을 감당하기에 할머니의 체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오는 손주 반갑지만, 가는 손주 더 반가울 수 있다.  젊은 부부들 외출할 일 있으면 할머니 댁에 아이들을 맡기고 가는 경우들이 있다. 손주가 예쁘기는 하지만 나이 들어 아이를 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고생해서 아이를 보다가 어쩌다가 얼굴에 작은 상처라도 나면 고생한 .. 더보기
"교회음악으로 섬기기(1)" 찬양인도자들의 고민 중 가장 많은 것이 멘트와 선곡에 대한 것이다. 또 서로 다른 코드의 연결, 빠르기에 따른 곡의 순서, 퇴장시 상황 정리 등에 대해 고민한다. 이 모든 것에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각자의 방법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나가고 있다.   교회의 찬양사역 중 가장 비중 있는 사역이 바로 찬양인도자의 역할이다. 전문성이 절실하게 필요한 자리이기도하나, 대부분의 교회는 젊은 목회자들과 성도들 중 음악적 재능과 관심이 있는자 중에서 자원과 설득으로 찬양인도자가 세워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별히 찬양인도자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환경이 대부분이라 찬양집회의 실황들을 통해 학습하여 찬양인도의 상황에 적절히 적용하면서 사역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러한 학습은 교회의 예배가운데 적용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