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독문화

슬픈 인상화(구명자 권사) 더보기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치유 『기독교세계관』 기독교세계관하면, 우리는 창조, 타락 구속을 떠올린다. 하지만 바빙크의 통합적 방법론은 세계관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기독교세계관을 전개함에 있어 당대의 학문논의의 방식으로 변증하며, 기독교 인식론, 존재론, 윤리학을 통해 개혁주의적 세계관의 정당성을 논한다. 책은 3장으로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1장 “사유와 존재”에서 바빙크는 객관적 실재는 우리의 의식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계시하는 것이므로 믿음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결국 회의주의로 미끄러진다 말한다. 쇼펜하우어나 니체 같은 사람들이 빠진 진흙탕이다. 진리를 아는 것은 주체와 객체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을 때라야, 우리는 엉뚱한 인식론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이유는 하나님과.. 더보기
영화<오두막>;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여전히 선하신 하나님!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여전히 선하신 하나님! 영화 ‘오두막’은 ‘윌리엄 폴 영’ 작가의 소설을 배경으로 제작되었다. 유아 연쇄살인범에게 딸이 살해당한 후 자책감과 무기력에 시달리던 주인공 ‘맥’에게 어느 날 ‘파파’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딸의 혈흔과 옷가지가 발견된 그 오두막에서 파파는 맥에게 만나자고 제안한다. 누군가 심한 장난을 친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만, 괴로워하던 맥은 결국 아무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홀로 오두막을 향해 떠난다. 자신의 상처의 온상지인 오두막에서 맥은 하나님이신 ‘파파’, ‘예수’ 그리고 ‘사라유’라고 불리는 성령님을 만난다. 그곳에서 맥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따뜻한 환대를 받지만, 계속해서 맥은 파파에게 하나님이 선하시고, 전.. 더보기
새벽에 목이 시린 찬물 같은 명징한 시간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더 환한 내 안의 나 눈 감고 떠나 봅니다, 두 손 모아 봅니다 바늘귀에 낙타처럼 꿰지 못한 부끄럼들 그 안으로 요동치는 한 생의 몸부림을 조용히 사루어 봅니다, 경전 펼쳐봅니다 이서원 집사(울산두레교회) 더보기
두 나라에 속하여 / 데이비드 반드루넨, <하나님의 두 나라 국민으로 살아가기> 6월이다. 나라사랑이 강조되는 달이기도 하다. 나라수호를 위한 희생을 생각하는 계절. 주변의 열강의 한복판에서 꿋꿋하게 나라를 보존해 온 나라. 자랑스러운 조국. 누군가 말했다. 세계에 3대 강족(强族)이 있다고. 첫째는 유대인. 둘째는 베트남사람들. 그리고 세 번째가 한민족이라고 했다. 모두 수많은 외침에도 건재하고, 폐허와 상실의 고통을 털고 일어선 민족들이다. 피와 땀, 눈물의 희생 탓에 세 민족 모두 민족에 대한 애착이 강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교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성도들은 두 나라에 속한 사람들이다. 모든 나라들은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반복한다. 흥할 때가 있는가 하면, 약해지고 몰락하는 때가 반드시 다가온다. 영원했던 지상의 나라는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다. 성도들은 가난하거나.. 더보기
사이 석주들이 살고 있는 어둠 속을 걷는다. 어깨 위로 떨어져 내린 물 한 방울에 온몸이 움칫한다. 카르스트지형이 만들어지던 아득한 때부터 이 순간까지 포스토이나 동굴에 돌이 자라고 있다. 위아래에서 스며든 물이 돌의 양식이다. 물속에 든 탄산칼륨을 먹고 종유석과 석순이 석주를 꿈꾸며 자란다. 1mm가 자라는 데 일 년이 걸린다고 한다. 항간의 길이를 재는 자로 돌의 시간을 측정하다니, 부질없다. 이미 석주가 되어 옆으로 지경을 넓혀나가는 것들도 있으니 이 동굴의 나이를 계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사람이 기다리거나 참아낸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수만 년의 시간 속을 돌며 숨 한 모금 쉬었다 갈 뿐이다. 스쳐가는 아쉬움에 두 팔을 뻗어.. 더보기
그녀가 어김없이 마중을 나왔다. 도착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상경한 지 반백년이지만 자갈치 아지매 억양은 그대로요, 자식 보러 나온 어머니처럼 양손에는 불룩한 가방을 들었다. 그녀의 가방 속, 뻔했다. 보나마나 모임에서 만날 회원들의 먹거리와 또 분명 나에게 줄 무엇이 들었을 것이다. 그녀가 내 마음을 읽었는지 우리가 머물 인사동 골목에는 마트나 편의점 찾기가 힘들어 간식거리를 좀 챙겨왔다고 했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지하철을 몇 번이나 갈아타면서 어떻게 짐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지 나로서는 언감생심이었다. 어딜 가든 누굴 만나든 늘 짐을 만들어 다니는 그녀. 오후 햇살이 골목을 한창 누비는 시간, 예약된 홀에서 「아하브」 문학모임이 시작되었다. 모임 이름처럼 하나님.. 더보기
어떤 인연 산과 들은 봄꽃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여기저기 꽃 축제가 한창인 요즘, 그 친구가 생각난다. 그녀는 우리가게에 손님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도시로 이사 가서 가끔 만나는 친구다. 친구가 되기까지 그 간의 풍경이 기억 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첫 만남 때 부드럽지 못한 표정과 안 좋은 모습으로 언성을 높인 일이 나를 민망하게 한다. 주방용품을 파는 그릇가게일이 서툴러 손님응대에 어려움을 겪던 시절이었다. 김장철이라 가게는 손님들로 붐볐다. 그날도 김장용 소쿠리와 고무통을 사러 온 손님이 에누리를 해달라고 억지를 부렸다. 적정 가격을 제시했지만 더 낮은 가격을 요구했다. 물건을 팔 수 없었다. 공손하게 다른 가게에서 그 금액에 맞는 걸 찾아보길 권했다. 그래도 가격을 낮춰 줄 것을 요구하며 버티었.. 더보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떤 상을 주실까? 아들이 묻는다. 아빠! 천국에서도 차별이 있어요? 그곳에서도 어떤 사람은 높은 영광을 누리고, 다른 이는 낮은 데 처한다면 어떻게 천국일수 있나요? 경쟁 속에 계급투쟁하듯 살아가는 이 땅에서의 차별도 서글픈데, 천국에서도 차이가 난다면 속상할거 같다고 따져 묻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경은 상급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 단순히 언급하는 정도가 아니라 풍성하다 할 만큼 빈번하게 선행에 대한 상급을 이야기하고 있거든. 다시 질문이 이어진다. 우리의 선행이 하나님께 상급을 받을 만한 공로가 된단 얘긴가요? 아니! 잘 아는 대로, 우리의 수고와 노력으로 하나님께서 요구하는 의의 기준에 결코 미칠 수 없지. 없고말고. 우리는 하나님께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지. 상급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있다면, 이것 역시 하나님.. 더보기
육필肉筆로 새기다 육필肉筆로 새기다 제인자(울산하늘빛교회 권사) 넝쿨장미가 웃자라는 담장 아래 구두병원꼼지락꼼지락 진종일 꿰매고 있다바깥으로 무너진 뒤축은 뜯어내고벼룻돌 같은 말씀 한 판 내리친다헤벌어졌다 오므렸다 촘촘히 재는 입 모양걸어온 길은 찬찬히 읽어야 보인다우주를 필사하고 돌아온 햇살 알갱이도 다글다글 읽는다생의 맨바닥 다독이듯 앞뒤 둘레 쓸어주는저 손 어떤 말보다 안심이 되는 온기로온 정신 손끝에 실어 손끝이 중심되어한 땀 한 땀 흩어진 획 불러 모아 기워 보낸 어머니 편지곧추세워 살라고 여태 꾸짖으신다사람을 휘저어 놓는 고지식함꾹꾹 눌러쓴 글발을 보면 부르르 가슴부터 떨린다 공중에 말아둔 짙푸른 세필하늘 화선지 닿으면 헐렁헐렁해지는 넝쿨장미의 젖꽃판선홍색 육필이 배달되면 부활한 예수가 찾아온다몸을 굽혀 손가락.. 더보기
한(限) 아침 댓바람부터 휴대전화기가 울린다. 희수(喜壽)를 넘어선 언니의 전화다. 집에서 키운 염소를 내놓을 테니 형제들끼리 모이자고 했다. 때때로 칼국수 반죽을 밀고도, 고구마, 자반고등어를 굽고도 동생들을 불러 먹이며 넋두리를 늘어놓던 언니다. 이번에는 시골에서 재산 가치가 큰 염소까지 선뜩 내놓는 것으로 보아 언니 가슴이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 썩 내키는 초대는 아니다. 언니와 나는 맏이와 막내로 나이 차이가 크다. 일거리가 많은 엄마를 대신하여 키웠기 때문에 정이 남달랐다.그런 언니는 키가 작고 배우지 못했다고 좋은 혼처를 버리고 손바닥만 한 논밭을 일구며 살아가는 농촌으로 시집갔다. 가진 것은 없어도 행복하게 사니 다행이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잘 해주던 형부가 세월.. 더보기
두 눈 뜨고 살지 않을래? / 찰스 도나휴, <하나님 나라의 제자, 새로운 틀> 이현민‧김양숙‧김종훈 역 (인천: 템북, 2019) 갓 구워 나온 뜨거운 빵처럼. 2019년 새 해에 나온, 양질의 재료로 구워낸 따끈한 책이다. 성도 개인과 가정, 학업과 일터에서 씨름 중인 청년들에게 긴요한 책이다. 무엇보다 자녀들을 양육하는 교사들에게는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체질을 강화시켜 줄 강장제다. 신앙과 삶의 일관된 체계를 갈망하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토론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20년 뒤 조직교회들은 대부분 와해되고 말 것이라는 무서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많은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났거나 떠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전 세대 가운데 가장 고학력 세대이면서, 동시에 성경에 대해 가장 무지한 세대다. 교회와 부모세대, 교사들이 대가를 지불하는 노력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