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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발행인칼럼

위장된 축복 이솝 우화에 나오는 사슴 이야기 잘 아시지요?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아 호숫가로 내려왔습니다. 사슴은 물속에 비친 자신의 여러 갈래로 뻗은 뿔을 보고 아름다움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뿔이 아니라 가늘고 긴, 빈약한 다리를 보고서 실망했습니다. 그리고는 혼자서 중얼거렸습니다. “이런 다리는 없는 것만 못하다.” 이때 갑자기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나서 사슴을 잡아먹으려고 달려들었습니다. 사슴은 없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탄하던 가늘고 긴 다리를 의지하여, 숲속으로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아름답다고 자랑했던 뿔이 그만 수풀에 걸려서 사자의 밥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슴은 이렇게 한탄하면서 죽어갔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볼품없다고 생각했던 다리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자랑으로 여겼던 뿔 .. 더보기
여호와를 자기 하나님으로 삼은 나라 미국의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말하기를 건전한 종교에는 건전한 신앙의 3요소가 있다고 합니다. 그 첫째가 “거룩하고 활기찬 예배”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뜨거운 기도와 활기찬 찬양과 은혜 넘치는 예배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라오디게아 교회 같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해 미지근하여 차지도 덥지도 않으므로 하나님의 입에서 토하여 내치리라고 하셨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지금의 한국교회는 활기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둘째는 “분명한 신앙고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중심에는 복음적인 신앙고백이 있습니다. 사도신경을 신조로 믿으며 ‘주는 그리스도 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라는 분명한 고백을 가진 건전한 교회임.. 더보기
역사의 아이러니 장혜민이 쓴 책 ‘문재인의 나라다운 나라’에 보면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으로 19대 대선은 5월 장미대선이 되었다. 정권 교체와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국민의 바람은 선거 내내 ‘문재인 대세론’으로 이어졌고, 촛불 민심에 힘입어 2012년 18대 선거에서 통한의 패배를 당했던 문재인은 재수 끝에 드디어 2017년 19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광화문에 모였던 20여 차례의 촛불 집회는 새로운 세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축제의 장이자 진정한 민주주의의 토론장이었다. 평화롭게 진행된 촛불 집회의 힘은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민주주의 역사의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국민의 기대 속에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막혀 있던 소통과 경청의 길을 열고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더보기
좋은 지도자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믿고 사는 일 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필사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삶일 것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 교회는 시간을 아껴서 전교인이 신구약 전체를 한번 써 보는 일을 했습니다. 이 일에 참여한 사람들을 필사한 것을 책으로 묶어서 기념으로 남겼습니다.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저도 신구약을 한번 필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지난해 신약을 다 필사를 하고 올해 들어 구약을 지금 열심히 쓰고 있는 중입니다. 성경은 다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특히 필사를 하면서 나에게 감동을 주는 본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특히 사무엘상을 읽으면서 나를 놀라게 하는 말씀 앞.. 더보기
권력을 내려놓을 때 나는 시골 초등학교 시절부터 곧잘 칭찬받고 반장을 독점하며 자라왔다. 초등학교가 한 반뿐이었기 때문에 6년 중에 5학년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반장을 하고, 6학년 때는 삼권을 다 쥐고 있었다. 학급 반장에다, 전교 어린이 회장에다, 아동 장까지 그야말로 권력의 최고를 맛본 시절이었다. 나는 별로 원하지 않았는데도 친구들이 나를 그토록 좋아하고 지지하고 세워 주었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갔는데 여러 군데에서 모인 학생들 때문에 나보다 잘난 친구들이 많았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 때 반장을 한 번 하고는 끝이 나고, 고등학교 때는 또 한 반뿐인 상업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반장도 하고 전교 회장도 하며 지냈다. 약간 늦은 나이에 신학교를 가고 목사가 되어 30여년을 지내는 중에 연합운동을 하며 임원이 되고 회.. 더보기
제주의 김만덕과 막달라 마리아 우리나라에 복음이 들어오기 전, 지금으로부터 약 230년 전인 1793년부터 제주도에 큰 흉년이 들었습니다. 세 고을에서만 600여 명이 굶어 죽을 정도로 큰 흉년이었습니다. 그러자 ‘흉년이 들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게 되었고, 2만여 섬의 구호 식량이 없으면 장차 제주 백성들이 다 굶어 죽을 것’이라고 장계(狀啓)를 임금님께 올리게 되었고, 조정에서는 굶주린 백성들에게 나눠줄 구휼미 1만 석을 급히 제주도로 보냅니다. 그런데 그 구휼미를 실은 다섯 척의 배가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자신의 전 재산을 팔아 육지에서 쌀 500여 석을 사다가 굶주린 제주 백성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거상’ 김만덕(金萬德, 1739-1812)이라는 여인입니다. 제주도에서 출생한 김만덕은 어린.. 더보기
봄은 반드시 옵니다 한때 우리 사회에 회자되던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말을 한 전직 대통령이 있었다. 그는 한평생을 자유 민주화 운동에 이바지하다가 암울한 시대를 맞이했지만, 그의 말대로 세월이 지나고 보니 반드시 자유민주주의는 오고 말았던 것이다. 이런 자유를 누리면서 지난 40년간 베이비붐 세대의 우리는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살아왔고,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왔다. 그런데 동시에 북한의 지령을 받은 많은 대학의 학생운동이 NL파와 주사파로 나누어져 공산주의 사상을 가르치는 건축학 개론이라는 책을 탐독하면서 우리 사회는 급속히 좌경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주사파”라고 하니 그저 술을 많이 먹는 단체인 줄 알았는데, 그 뜻을 나중에 알고 보니 무식이 출중하여 얼마나 민망했던지……. NL(Natio.. 더보기
그리운 어머니 나에게도 어머니가 있었다. 과거에는 생면부지의 어머니였지만, 눈을 뜨고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한참 뒤에 일이었다. 6남매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공부시켜주시고 한 번도 화를 내거나 욕하는 적이 없었던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종갓집 맏며느리로서 가문의 화목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신 우리 어머니시다.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늘 아쉬움과 그리움이 가슴에 사무치는데, 늦게라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받아 지금은 천국에서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는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우리 6남매의 옷을 빨기 위해 어머니는 빨래통을 이고 멀리 떨어져 있는 하천으로 나갔다. 우리도 어머니를 따라가 넓은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놀았다. 어머니는 대식구의 빨래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개울에서 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