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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

양탕국 홍 선생 그는 눈물의 둑이 터져버린 원인도 의미도 몰랐다. 그즈음 했던 일이란 하염없이 걷는 것뿐이었다. 머릿속은 텅 비었고 가슴엔 휑한 바람이 불어 한곳에 붙박여 있기가 힘들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가늠할 수 없어 눈물이 내는 길을 따라 걷기만 했다. 터진 눈물은 골목을 넘어 대로를 적시고 사직운동장을 뒤덮은 함성마저 삼켜버렸다. 세상은 아득한 물 속 같았다. 그 깊은 곳을 헤매다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여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잠을 자는 중에도 눈물이 흘러 아내가 수건을 들고 곁을 떠나지 못했다. 수 개월이 흘렀다. 그날도 사직운동장을 몇 바퀴나 돌며 앞을 가린 눈물로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조차 느낄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정수리를 치는 음성 하나가 번개처럼 떨.. 더보기
슬픈 인상화(구명자 권사) 더보기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을 위한 치유 『기독교세계관』 기독교세계관하면, 우리는 창조, 타락 구속을 떠올린다. 하지만 바빙크의 통합적 방법론은 세계관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난다. 기독교세계관을 전개함에 있어 당대의 학문논의의 방식으로 변증하며, 기독교 인식론, 존재론, 윤리학을 통해 개혁주의적 세계관의 정당성을 논한다. 책은 3장으로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1장 “사유와 존재”에서 바빙크는 객관적 실재는 우리의 의식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고 계시하는 것이므로 믿음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결국 회의주의로 미끄러진다 말한다. 쇼펜하우어나 니체 같은 사람들이 빠진 진흙탕이다. 진리를 아는 것은 주체와 객체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하나님의 창조를 믿을 때라야, 우리는 엉뚱한 인식론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아는 이유는 하나님과.. 더보기
영화<오두막>;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여전히 선하신 하나님! ‘주신 이도 여호와시요 거두신 이도 여호와시오니’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여전히 선하신 하나님! 영화 ‘오두막’은 ‘윌리엄 폴 영’ 작가의 소설을 배경으로 제작되었다. 유아 연쇄살인범에게 딸이 살해당한 후 자책감과 무기력에 시달리던 주인공 ‘맥’에게 어느 날 ‘파파’로부터 편지가 도착한다. 딸의 혈흔과 옷가지가 발견된 그 오두막에서 파파는 맥에게 만나자고 제안한다. 누군가 심한 장난을 친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만, 괴로워하던 맥은 결국 아무에게도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홀로 오두막을 향해 떠난다. 자신의 상처의 온상지인 오두막에서 맥은 하나님이신 ‘파파’, ‘예수’ 그리고 ‘사라유’라고 불리는 성령님을 만난다. 그곳에서 맥은 맛있는 음식과 함께 따뜻한 환대를 받지만, 계속해서 맥은 파파에게 하나님이 선하시고, 전.. 더보기
새벽에 목이 시린 찬물 같은 명징한 시간입니다 보이지 않아도 더 환한 내 안의 나 눈 감고 떠나 봅니다, 두 손 모아 봅니다 바늘귀에 낙타처럼 꿰지 못한 부끄럼들 그 안으로 요동치는 한 생의 몸부림을 조용히 사루어 봅니다, 경전 펼쳐봅니다 이서원 집사(울산두레교회) 더보기
두 나라에 속하여 / 데이비드 반드루넨, <하나님의 두 나라 국민으로 살아가기> 6월이다. 나라사랑이 강조되는 달이기도 하다. 나라수호를 위한 희생을 생각하는 계절. 주변의 열강의 한복판에서 꿋꿋하게 나라를 보존해 온 나라. 자랑스러운 조국. 누군가 말했다. 세계에 3대 강족(强族)이 있다고. 첫째는 유대인. 둘째는 베트남사람들. 그리고 세 번째가 한민족이라고 했다. 모두 수많은 외침에도 건재하고, 폐허와 상실의 고통을 털고 일어선 민족들이다. 피와 땀, 눈물의 희생 탓에 세 민족 모두 민족에 대한 애착이 강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교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성도들은 두 나라에 속한 사람들이다. 모든 나라들은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반복한다. 흥할 때가 있는가 하면, 약해지고 몰락하는 때가 반드시 다가온다. 영원했던 지상의 나라는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다. 성도들은 가난하거나.. 더보기
사이 석주들이 살고 있는 어둠 속을 걷는다. 어깨 위로 떨어져 내린 물 한 방울에 온몸이 움칫한다. 카르스트지형이 만들어지던 아득한 때부터 이 순간까지 포스토이나 동굴에 돌이 자라고 있다. 위아래에서 스며든 물이 돌의 양식이다. 물속에 든 탄산칼륨을 먹고 종유석과 석순이 석주를 꿈꾸며 자란다. 1mm가 자라는 데 일 년이 걸린다고 한다. 항간의 길이를 재는 자로 돌의 시간을 측정하다니, 부질없다. 이미 석주가 되어 옆으로 지경을 넓혀나가는 것들도 있으니 이 동굴의 나이를 계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사람이 기다리거나 참아낸다는 것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수만 년의 시간 속을 돌며 숨 한 모금 쉬었다 갈 뿐이다. 스쳐가는 아쉬움에 두 팔을 뻗어.. 더보기
그녀가 어김없이 마중을 나왔다. 도착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에서 태어나 상경한 지 반백년이지만 자갈치 아지매 억양은 그대로요, 자식 보러 나온 어머니처럼 양손에는 불룩한 가방을 들었다. 그녀의 가방 속, 뻔했다. 보나마나 모임에서 만날 회원들의 먹거리와 또 분명 나에게 줄 무엇이 들었을 것이다. 그녀가 내 마음을 읽었는지 우리가 머물 인사동 골목에는 마트나 편의점 찾기가 힘들어 간식거리를 좀 챙겨왔다고 했다. 인천에서 서울까지 지하철을 몇 번이나 갈아타면서 어떻게 짐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지 나로서는 언감생심이었다. 어딜 가든 누굴 만나든 늘 짐을 만들어 다니는 그녀. 오후 햇살이 골목을 한창 누비는 시간, 예약된 홀에서 「아하브」 문학모임이 시작되었다. 모임 이름처럼 하나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