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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세상사는 이야기

사랑이 답이다

  아무개가 엄마를 경찰에 신고했대, 그래서 경찰이 출동하게 된 거야. 엄마와 아이가 심하게(?) 다투는 것을 본 이웃 주민이 112에 신고하는 바람에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했대요. 엄마는 현행범으로 체포될 위기에 있었대요. 경찰의 조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심하면 검찰 소환에다 재판에 회부될 수도 있어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청 소환이 있어요. 학교에서는 관심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웃들에게 민망하고,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야 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가정 폭력, 학교 폭력이라는 주제들이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느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이야기입니다. 

  라떼는 회초리로 종아리가 터지도록 맞고 자랐습니다. 학교에서는 개인 체벌은 시도 때도 없이 선생님들의 감정에 따라 계속되었고, 단체 기합이라고 군대식 체벌에 익숙해진 탓이었는지 운동장에 한 학급이 전부, 더러는 전 학년이 엎드려뻗쳐를 하고 몽둥이찜질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어느 누구도 가정 폭력이다, 학교 폭력이다, 이런 말을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한 단어조차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그러한 습관들을 당연시하다 보면 아이들 교육에서 폭력적 현상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가정 폭력 피해 아동들이 당하는 아동학대의 현장은 때로는 살인이 되기도 합니다. 학폭이라해서 사춘기를 지나던 청소년들 사이에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평생 트라우마가 됩니다. 그런데도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한때 장난질(?)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전혀 기억해 내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학폭이라는 말이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과연 어디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막연할 때가 많습니다.

  교육의 현장은 중심을 잃어버린 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의 관계라는 것 또한 서로 긴장과 갈등 속에서 깨어져 버리고 맙니다. 사회라는 것이 서로가 연결되어 신진대사가 원활하듯 해야 하는데, 단절되어 버렸습니다. 정치 현실은 더해지고 있습니다. 자기편들마저도 서로를 물어뜯어야 하는 본능들이 득실거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냐는 것입니다. 환경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교육 환경은 분명 좋아지고 있습니다. 가정 형편은 훨씬 좋아졌습니다. 부모의 교육열 또한 세계 제일입니다. 정치 현장 또한 공정과 정의를 더더욱 부르짖고 있습니다. 다 좋아지고, 다 선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모두 다 나빠지고 악해지고 있습니다.

  교육 이념의 문제입니다. 정치사상의 문제입니다. 사람이 문제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하늘을 우러러 살아온 민족들은 번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살림은 가난해도 가정은 평안했습니다. 나라는 어려워도 국민의 마음은 괜찮았습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인권의 바람이 일렁이고부터는 그것이 태풍이 되고 폭풍이 되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삼강오륜이 무너지고, 성경의 가치가 훼손되었습니다. 물론 사람의 인권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시스템이나 이념이 아니라 가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 하늘을 우러러볼 수 있는 경천애인(敬天愛人), 홍익인간(弘益人間) 결국 창조주 하나님의 뜻입니다.

  사람을 제일로 앞세웠던 바벨탑 사건 이후 끊임없이 도전해 오고 있는 인간 중심, 사람이 먼저라는 사상적 배경과 이념의 토대를 따져봐야겠습니다. 옳고 그름, 다수와 소수, 정의와 부정, 공의와 상식, 지금 편 가르기를 해야 하고, 이것저것 시시콜콜 한 것들을 최대한 부풀려서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집단들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합니다.

  5월에 더 이상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정치 폭력…. 이러한 폭력들이 사라지는 세상을 꿈꿔야겠습니다.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자기 상처받은 감정이 아니라, 사랑으로 한 걸음 다가서서 손 한번 잡아주는 운동(movement)이라도 해야겠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길 양쪽에는 노란색 신호등, 30km 제한 속도 경고 메시지, 온통 노란색들인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액셀러레이터에 힘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습관이 되기까지 한참이나 애써야 합니다. 습관이 되지 못하면 어린아이 하나가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가정이 파괴될 수 있습니다. 사회가 붕괴될 수 있습니다. 국가 질서마저 무너져 내릴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입니다. 사람이 답이 아니라, 사랑이 답입니다.

진영식 목사(소리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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