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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세상사는 이야기

두려움과 코로나19

  한참 오래전의 일입니다. 안식년 차 서부 아프리카에 석 달 정도 머물 때가 있었습니다. 오지로 가기 앞서 황열병 접종은 필수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 중에 하나는 말라리아였습니다. 그 당시에만 해도 삼성병원에만 아프리카 클리닉 센터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말라리아에 대한 예방이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말라리아의 종류가 수 백가지나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옛날부터 학질이라고 했습니다. ‘학을 뗀다’라는 말이 있었듯이 지금도 전염병으로서는 세계 1위의 사망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기에 의해서 전염되는 한국의 학질, 동남아시아의 말라리아, 특히 아프리카의 말라리아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당시만 해도 매일 한 움큼씩의 말라리아 예방약을 아침마다 밥 먹듯이 먹어야 했습니다. 사전 지식이 별로 없었던 저와 동행한 장로님 한 분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아프리카 선교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그때 동행하셨던 다른 한 분은 한 달 동안이나 삼성 클리닉 센터에서 아프리카 전염병에 대한 예방을 받고 오셨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채 못 된 어느 날 드디어 말라리아가 찾아왔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못한 저와 장로님이 아니라 한 달 동안이나 클리닉을 받으셨던 분에게, 그것도 심한 말라리아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아프리카의 형제들은 어떠한 약 처방도 없었습니다. 사시나무 떨듯이 떨게 되면 겨우 신 오렌지 몇 개로 버텨내야 했습니다. 그들에게서의 치료 약이란 푸른 신맛이 강한 오렌지뿐이었습니다.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럴때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 없었습니다. 목사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다음 날 아침에는 거뜬히 일어났습니다. 어제 늦은 밤까지 죽음의 문턱을 지나던 형제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지곤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와 장로님 한 분은 말라리아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걸려보지도 않은 것을 걱정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한 번쯤 걸렸다 해도 아프리카 형제들을 경험할 수 있고 선교사들의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아직 해야 할 사명들이 많이 남았기에 보전해 주시는 하나님을 믿는 것밖에는 없었습니다. 
  

  말라리아에 걸린 또 다른 한 분은 아침저녁으로 틈만 나면 말라리아를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얻은 결론입니다. 모든 병은 두려움에서부터 오는 것입니다. 걱정과 부정적인 마음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제나 세균과 바이러스는 침략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겨낼 수 있는 항체가 없어집니다. 오히려 그 생각이 바이러스가 자라는 숙주가 되고 세균이 번식할 수 있는 몸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우한에서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도 두려움을 넘어 공포 속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예방을 하고 대책을 세운다 해도 똑똑하게 진화하는 슈퍼 박테리아나 신종 바이러스를 감당해낼 수 없습니다. 어떤 정치가도 경영인도, 학자나 과학자도, 의학자들까지라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때 교회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하는 기도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멸망의 하나님이 아니시라 구원의 하나님이십니다. 죽음과 심판의 하나님이 되시기도 하시지만, 생명과 구원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 마음에 그토록 합당했던 다윗왕이 하나님의 은혜를 잠시 잊어버리고 스스로의 힘자랑을 해보겠다면서 인구 조사를 시켰을 때, 전쟁에 나가서 싸울 만한 군사의 수를 헤아려 본 것입니다. 자기 교만으로 인한 과시욕이 치솟아 오른 것입니다.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군대의 힘을 보여주기를 원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다윗을 책망하시면서 전쟁과 3년 기근과 3일 역병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셨습니다. 3일 역병(전염병)에 7만 명이나 죽임을 당했습니다. 지도자의 교만이, 하나님의 은혜를 잠시 잊어버린 결과는 엄청났습니다. 하나님께서 패역한 자기 백성을 심판하시는 도구가 바로 전쟁과 기근과 역병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 나라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국회 의사당까지 폐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나님을 두려워할 때입니다. 지도자들부터 교만과 망령된 것에서 떠나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을 때입니다.
  

  교회에서마저도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이 사라졌습니다. 그 어떤 병이라는 데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께 대한 두려움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교회는 먼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음을 회개하고, 무릎을 꿇어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죄책마저도 예수님처럼 십자가로 짊어져야 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구할 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 능력이 있습니다. 


진영식 목사
소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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