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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세상사는 이야기

5월의 희망 / 헷갈리다

 

환갑 진갑 다 지나고 몇 년 세월이 흘렸으면 아쉬운 말들을 토해내도 괜찮을 성 싶어서입니다. 


지금까지 배워왔고 익혀왔던 생각과 가치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을 듣고 보고 해왔는데 드디어 혼돈스럽게 되기까지 합니다. 그야말로 진짜와 가짜가 헷갈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서 총기가 흐려져서 그런가도 생각해보지만 약간의 건망증은 있어도 총기는 여전하고 말더듬이도 없는 것을 보면 아직은 꽤나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되고 있고 이전의 질서와 가치들을 부정해야만 지식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깔아뭉개는 것이 아니라 아예 가루로 만들어서 흔적도 없이 해버려야 역사가다운 인식이 되나봅니다. 적폐청산에다 온갖 비리를 자기 로맨스라고 우겨야 정치인다운 면모를 과시하게 됩니다. 국가 미래야 어떻게 되던 우선 내 배를 불려야 정의라고 생각하는 민중들이 대세를 이루고 주도세력이 되어 버립니다. 
  

하도 듣다 보다 하다 보니 드디어 헷갈리기 시작하고 혼돈의 늪에 빠져 허우적 되면서 가슴까지 차오르는 늪에 숨쉬기조차 벅차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만히 있다가 보면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콧구멍이 늪에 삼키워지지 않아서 숨 쉴 만 하다고 생각되고 있지만 어느새 머리통마저 삼켜지면, 그것이 역사라고? 그래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스러져 버리면 어느 먼 훗날 누군가 늪에 빠져 질식해서 죽어버린 나를 발굴해 내고 별별 억측을 다 부릴 것이 뻔합니다. 
  

5월, 산과 들이 푸르름으로 뒤덮고 비친 산과들로 바다마저도 채색되는 가장 아름다운 날, 희망을 노래하기 보다는 이렇게 아름다운 5월에 내 몸의 어디까지 늪이 차오를지, 아니면 나 스스로 그 늪이라는 수렁에 빠져드는지, 통 모르겠습니다. 이러다 어떻게 될지 누가 아시는 분계시면 좀 가르쳐 주실 수 없나요?
  

세상 어디를 둘러보아도 온통 나를 삼키려는 것뿐입니다.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모든 것이 다 그렇습니다. 
  

모든 부정적인 마음과 생각, 말들을 포기한다지만 들려지는 소식들과 눈에 보이는 현상들에게서는 희망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절망의 늪에 빠져버립니다. 
  

사람들은 희망을 노래한다지만 그것은 희망이 아니라 간절한 바램입니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탄식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희망이라고 우겨대고 있습니다. 
  

그래도 5월은 희망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그렇고 노인들의 노한 음성이 그렇습니다. 자동차들의 소음도 그렇습니다. 시장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그렇습니다. 공장에서 나는 기계음이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헷갈리고 있습니다. 점점 더 숨막혀오고 있습니다. 몸둥아리가 늪에 빠져있는 기분입니다. 누군가 이런 늪에서 끌어내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5월의 노래, 희망을 부르고 싶습니다. 세상 어디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절대희망, 예수를 노래하는 것입니다. 모든 가정, 모든 세대들이 함께하는 대합창을 기대하고 싶습니다. 희망이 헷갈리는 5월, 
  

절대 희망을 불러봅니다. 예수 그리스도!


진영식 목사
소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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