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세상사는 이야기

POST COVID-19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이 문제는 모든 영역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는 물론 국제정세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그 어느누구도 시원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교회입니다. 급변화되어가는 사회현실과 세상속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의 말이 아니라 성령님의 지혜를 구해야 할 때입니다.


  결국은 본질 문제입니다. 그동안 교회는 비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왔습니다. 예수와 복음에 대한 것보다도 예수와 복음을 빙자하여 교회 부흥이라는 명목 아래에 메여있었습니다. 자기의 보다 나은 행복한 삶이 교회 부흥이라 여겨왔습니다. 서구의 교회들이 쇠락해 가는 과정을 역사 속에서 지켜보았음에도 한국교회는 그것을 따라하기에 바빴습니다.


  찬란했던 로마교회가 관광명소가 되었듯이 어쩌면 우리의 교회들은 그럴만한 것도 되지 못하면서 서로 키재기에 몰두해왔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교회당을 구경할 사람들조차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영국의 개혁 교회들이 모스크를 비롯해서 도서관, 박물관 심지어는 레스토랑이나 클럽으로 팔려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수는 다시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힘겹게 오르고 계십니다.


  예루살렘 교회가 박해를 받았을 때 흩어진 제자들은 안디옥으로, 아시아로, 마게도냐를 지나 로마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흩어진 곳곳에서 예수와 복음을 전하고 드러내었습니다. 단순히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와 같은 삶을 드러내었던 것입니다. 복음으로 사는 삶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것이 이웃들에게 전혀 문화와 상황이 다른 곳에서 선한 감동과 좋은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사도들을 비롯한 제자들의 헌신적인 삶이 이웃에게 보여주었고 이것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입니다. 결국 로마 세계를 소리소문없이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초대교회의 영향력이란 숱한 고난과 순교의 피 흘린 발자취 위에서 나타난 것입니다 .


  결국은 본질이었습니다. 얼마나 본질에 충실했느냐 하는 것이지 ‘어떻게’라는 수단과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예수와 복음에 미친 사람들의 행적이 교회를 교회 되게 한 것입니다. 아무런 이해관계나 반대급부에 대한 기대도 없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 교회를 세운 것은 밤낮 3년이나 쉬지 않고 눈물로 가르쳤던 것입니다. 그 가르침이란 교육이 아니라 예수와 복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전하고 드러내는 것. 이것이 흩어진 교회들이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에 대한 사랑이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작으로 대면 접촉이 금지되었습니다. 사람들 스스로 피해 가는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짙어지는 두려움의 그림자에 진작 놀라버린 것입니다. 사람들은 피한다고 하지만 점점 더 그 짙은 두려움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빛을 찾아 나서지 않습니다.


  공중예배에 대한 두려움은 세상이 아니라 교회입니다. 소그룹 모임마저도 해서는 안 되다는 사회적 논리의 공감대에 빠져 버렸습니다. 교회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하나님나라,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그토록 누려왔던 자기 행복과 자기 성공을 포기해야 할 때입니다. 흩어진 교회로서 성도 한사람 한사람이 세상에, 이웃에 어떠한 감동을 주고 있느냐란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와 복음대로 살아가는 것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두려움에 가득한 시선으로 뚫어지게 경계하고 있을 때에 전능자의 영광이 무엇이며 예수께서 그리스도가 되시므로 유일한 절대 희망이 되심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것은 교회의 노력이 아니라 성령님의 감동하심을 입은 자들이 각자의 흩어진 자리에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바로 예수와 복음을 드러내는 삶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많이 불러 모았습니다. 웅장한 건물, 화려한 조명, 아름다운 분위기,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수많은 이벤트, 심지어는 이웃의 한 마리 양마저 빼앗아야 하는 것까지. 그것마저도 성장이라고 하는 교회 부흥을 위한 면죄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흩어져야 합니다. 준비된 제자들을 세상 속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그곳에 고난이 있고 죽음이 기다린다고 하나 그것을 기꺼이 감사할 줄 아는 제자를 세워 보내는 것입니다. 그곳에서 예수와 복음을 전하고 드러내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사탄의 교묘한 전략을 이기고 세상을 능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당신이면 얼마든지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당신이 세상의 희망일뿐만 아니라 예수와 복음의 희망입니다. 교회의 미래입니다.  



진영식 목사
소리침례교회

'오피니언 >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의(正義)란 무엇인가?  (0) 2020.09.09
겉바속촉  (0) 2020.08.07
6월의 담벼락  (0) 2020.06.04
두려움과 코로나19  (0) 2020.03.27
6월의 푸념  (0) 2019.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