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면 다 말이냐, 말 같아야 말이지, 말 같지 않은 말을 말이라고 하고, 말도 되지 않는 말을 말이라고 하니 말이 안 나온다.” 뭔 말인지도 모르겠다. 한마디 말로 하면 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한다. 옛 어른들로부터 배워온 지혜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다. 허물이 많다고들 했다. 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히게 되면 상대방은 피투성이로 죽어 자빠진다. 아름다운 말은 은쟁반에 구슬이라고 하셨다.
말 한마디에 죽고 살기까지 한다. 말이 폭탄이 되어버리면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다치게 되고 주변은 초토화된다.
말로 일어선 자는 말로 망하는 법인데, 한참 전에 말 잘해서 나라의 최고 통치자로 오르기도 하셨던 분에 대하여 하도 말이 무성하여 방송에서 내뱉은 말인데 똑같은 말을 또다시 하게 될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말로 넘어지는 자는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아직은 답이 없지만, 나랏님이 말의 구설수에 계속 오르락내리락하시는 것을 보면 어떻게 될지 근심 어린 기우가 된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유명인의 말 또한 죽이고 살리고, 흥하게 하고 망하게 하는 현상이다. SNS를 통하여 말이 무성하다. 숲을 뒤덮어버린 수입 칡넝쿨(?)처럼 산림을 다 죽여 버리기도 한다.
말로 선동되고 말쟁이들에 의해서 나라가 좌우지되는 현상들을 지켜보아 왔다. 그런 말무당들이 선무당처럼 작두를 타고 시퍼런 칼날을 휘두른다. 구경꾼으로 얼굴을 내밀다가 영웅 된 자도 있고, 쫄딱 망한 자들도 많다. 말무당들이 스스로 정의의 펜이라고 하고, 선동된 사람들은 펜 끝에 잉크가 되어 번져 나가게 되면 말도 되지 않은 세상이 된다.
대통령이 미국 어디에선가 어디론가 바삐 나서는 길이었는지, 비속어를 썼다고 해서 난리 설화다. 예전 같았으면 나랏님의 실수와 허물을 덮어주고 감싸주고 그 속마음을 헤아리려고 했겠지만, 요즈음은 단 1mm의 망설임도 없고, 거침이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성공하는 말무당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말이라서 그렇다. 말은 인격이고 습관이다. 검사 영감님들의 말 습관이 어떠하셨는지 대충은 알 것 같다. 어릴 적 동네 동무들과 만나면 친할수록 「X발놈!」이다. 그것이 욕이라는 것은 한참이나 크고 난 후에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머리가 희끗희끗해졌음에도 만나면 금방 그 말(?)이 나온다. 친한 동무들에게 보내는 애정의 표현이었다. 어른이 되고 늙었어도 여상하다. 말이란 하기에 따라, 듣기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것이 된다.
말같지 않은 말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말무당이 없는 세상이면 어떨까? 제발 말을 좀 가려서 하자. 말을 좀 잘 듣자.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을 좀 잘하자! 잘되는 말만 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말이다.
진영식 목사
소리침례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