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체면에 속된말, 더러운 말은 입밖에도 내지 말라고 하셨는데 세상 돌아가는 꼴이 하도 험악하기도 하고 그래서 불쑥 한마디 내뱉어 본 것이다. 4가지란 “싸가지”라는 말이다. 국어사전에 정의된 것을 보자. “사람에 대한 예의나 배려를 속되게 이르는 말, 또는 그러한 예의나 배려가 없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했다.
더러는 예수쟁이를 일컬어 4가지가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경우가 없다는 뜻이다. 자기야 예수와 복음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지만 마음 씀씀이나 말하는 투나 행동하는 것을 보면 염치가 없어도 너무나 없다고들 한다. 나 역시 그중에 한 사람 예수쟁이고 보면 어떻게 처신해야 4가지가 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고민이다.
부모야 낳아주고, 길러주고, 먹여주고, 입혀주면 되는데도 자식들은 금수저로 태어나게 하지 못한 것을 원망하면서 아빠, 엄마가 내게 해 준 것이 무엇인가 하고 따져 든다. 이럴 때 4가지가 없는 호로자식, 오랑캐 놈이라고 불리어진다. 교회에서도 보면 너무 염치가 없고, 경우 바르지 못한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예수가 보이지 않고 복음이 사라져버린 사람들이다. 자기 의에 도취된 것인지 도무지 사람에 대한 예의나 배려가 전혀 없다. 원망과 불평으로 일삼으면서 공격적이 되고 파괴적이 된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정말 4가지가 실종된 분들을 많이 본다. 나름대로는 경우가 있고 염치가 있다고 할지 모르나 멀리서 보면 이건 영 경우가 아니다. 염치가 없어도 한참이다. 아마도 처음부터 염치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염치를 알면 그럴 수도 없을 게다.
집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어디 가서는 온전할까마는 누군가는 봄 밭에 물을 뿌린다고 억지를 해도 그럴듯하다. 이웃들에게 어떤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겠는가? 교회에서마저도 전혀 눈치가 없는 사람들이다. 의무와 책임은 회피하고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 자칭 의인들이다. 죄인들이 모여야 할 예배당에 의인들이 가득한 것을 보면 머지않아 ‘다시 십자가’가 설 수도 있겠다.
청와대 안방에서 흘러나오는 무성한 소문을 보면서 탓하는 자나, 피하려고 애쓰는 자들 또한 4가지가 없는 듯하다. 방송하는 자들이 뚫린 입으로 이러쿵저러쿵한다는 소리를 보면 4가지 실종이 어느 정도인지 안쓰럽기까지 하다. 명품이 옷인지, 가방인지, 악세사리인지는 모르지만, 영부인 정도면 국가적 배려에서 보면 그 정도로는 시빗거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머지않은 과거에 어느 나라에서는 신발만 수천 켤레라고 했다. 숨겨둔 비자금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자식들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 대충은 어림잡을 수도 있겠다.
문제는 “생활비마저 자기 월급으로 쓰시겠다고 하셨다.” 해서 문제다. 국가 기밀도 아닐 듯한데 국가 기밀이 되게 하는 기술이 대단하시다. 적폐 몰이하면서 탈탈 털어 버린 사람들이 자기 주머니는 움켜잡고 계신다. 나라와 국민을 향한 4가지를 따져 볼 필요도 있겠다. 권력의 언저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사람들이 문제다. 정말 4가지가 없다.
한참 전이었던가, 포청천이라고 중국에서 흘러나온 정의와 공정의 사극이 생각난다. “작두를 대령하라!” 4가지를 모아서 대령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 무리 중에 나도 너도 예외일 수 없는 세상이다. 제발 4가지가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으면 참 좋은 세상이 될 듯 싶다.
진영식 목사(소리침례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