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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세상사는 이야기

말, 말, 말

 

  세종대왕께서 우리 말을 적을 문자가 없는 어리석은 백성들을 어여삐 여겨서 세계 제일의 문자인 한글을 창제하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말을 쉽게 하는 것이 세계 제일의 국민이 된 듯하다. 글을 쉽게 써 내려가는 것 또한 세계 제일의 국민이 되었다고 자부하고들 있다. 그 말과 글이 SNS와 영상을 통하여 세계를 정복해 나간다. K 문화가 바로 그런 것일 게다.
  

  일등 국민답게 대선정국에서 말들이 너무 많다. 어느새 바른말도 거짓으로 들리고, 거짓이 진실로 들리기도 한다. 말쟁이들의 장난질에 너나 할 것 없이 선동되어 널뛰기를 한다. 말쟁이들이야 몇 마디 말로 먹고살기에 충분하고, 자기 말을 듣기 좋아하는 자들이 1원씩 모아주어도 최고의 연봉이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 엄지들이 한 번씩만 거들어도 기업 CEO 못지않은 것을 보면 누구나 말 좀 한다치면 유혹받기 십상이다.
  

  어느 때인가 말 잘하시는 분이 대통령이 되고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말이 말이어야 말이지 말도 되지 않는 말을 말이라고 하니 말이 아니란 말이다.” 말이 말 같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말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된다는 말이다. 
  

  말이란 참으로 요상하다. 세 치 혀끝에서 어째 이런 말들이 술술 쏟아져 나오는지. 그런 말이 꿀샘이 될 수도 있겠지만 독이 가득한 샘이 될 수도 있다. 꿀이든 독이든 말 때문에 살고 말 때문에 죽을 수도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도 하지만 말 한마디에 가슴에 비수를 꽂기도 한다.
  

  “우리는 다 실수를 많이 저지릅니다. 누구든지,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은 온몸을 다스릴 수 있는 온전한 사람입니다. 말을 부리려면, 그 입에 재갈을 물립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말의 온몸을 끌고 다닙니다.”(야고보서 3장 2~3절) 아주 작은 불이 큰 숲을 태워버리듯이 세 치 혀끝이 불이 되어 인생의 수레바퀴를 불사르게 됩니다. 결국에는 혀도 지옥 불에 타버리고 맙니다.(야고보서 3장 5~6절)
  

  지금 말이 무성한 큰 숲을 이루고 있다. 누군가의 혀끝에서 나온 말이 불이 되어 나라 전부를 불태워버릴 수도 있다. 이미 이곳저곳에서 불타는 소리가 나고 화염이 치솟고 있다. 바람을 타고 불덩어리들이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날아다니고 있다. 어느 누구도 끌 수 없는 것은 여기저기에서 불을 내고 SNS를 비롯한 언론이라는 광풍을 타고 앞산, 뒷산 다 태우고, 불구경하던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들을 태우고, 형님, 오빠, 언니, 누나마저 태우고, 뒷짐 지고 구경하던 자신까지 화염에 휩싸여 있다.
  

  스탈린이 그랬고, 히틀러가 그랬다. 모택동이 그랬고, 김일성 주석님이 그러하셨다. 국가의 장래, 당의 명령이라면 인민이 죽어도 된다는 식으로 선동을 일삼던 나라들,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하고 거짓 언론으로 가짜를 진짜보다 더 진짜로 둔갑시켜버린 매직이 언제까지나 통할 줄 알았지만 결국 공산주의와 전체주의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로 옷을 갈아입은 사상과 이념, 노동자 인권이라는 수탉의 볏처럼 화려한 관을 쓰고 왕 노릇 하고 있다.
  

  말 잘하시는 분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말들을 많이 한다. 말이 많을수록 대통령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의를 한다. “악을 행하는 사람은 사악한 말에 솔깃하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중상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잠언 17장 4절)라고 했다. 이분 저분 할 것 없이 말이 많으시다. 그만큼 탈도 많으실 게다. “그의 입은 엉긴 젖보다 더 부드러우나, 그의 마음은 다툼으로 가득 차 있구나. 그의 말은 기름보다 더 매끄러우나, 사실은 뽑아 든 비수로구나.”(시편 55편 21절) 친구에게 배신당한 다윗의 노래를 불러본다.
  

  이번 대통령은 말이 없으신 분, 말이 많지 않으신 분이 되셨으면 참 좋겠다. 그래야 탈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아니하고 능력에 있다고 하셨다. 말보다 능력 있는 대통령을 기대하면 이것 또한 말이 안 되는 것인가? 말 좀 해주세요.

 

진영식 목사

소리침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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