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김양숙‧김종훈 역 (인천: 템북, 2019)
갓 구워 나온 뜨거운 빵처럼. 2019년 새 해에 나온, 양질의 재료로 구워낸 따끈한 책이다. 성도 개인과 가정, 학업과 일터에서 씨름 중인 청년들에게 긴요한 책이다. 무엇보다 자녀들을 양육하는 교사들에게는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체질을 강화시켜 줄 강장제다. 신앙과 삶의 일관된 체계를 갈망하는 청년들이 함께 모여 토론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20년 뒤 조직교회들은 대부분 와해되고 말 것이라는 무서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많은 젊은이들은 교회를 떠났거나 떠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전 세대 가운데 가장 고학력 세대이면서, 동시에 성경에 대해 가장 무지한 세대다. 교회와 부모세대, 교사들이 대가를 지불하는 노력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는다면, 얼마 후 텅 빈 교회를 실제로 보게 될지도 모른다.
책은 총 3부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제자로 살기 위한 틀로, 말씀을 바르게 아는 일을 강조하고 있다. 토대와 틀인 만큼 6장에 이르는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만큼 바르게 하는 일은 사활적이다. 1장에서 삶 전체를 변혁하는 하나님 나라의 모델을 제시한다. 2장은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인식론의 내용과 방법을 논한다. 지식은 계시하시는 삼위 하나님과 함께 시작할 때 모순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3장은 하나님 나라의 개념을 정돈하고, 교회와의 관계를 설명한다. 4장은 기독교 세계관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모든 사람은 준거의 틀(framework) 즉, 세계관에 기초하여 살아간다. 제자답게 성경적 세계관으로 살 것을 이야기한다. 5장에서는 개혁신앙이 무엇인지, 개혁주의 교의학을 가장 쉬운 방식으로 개관한다. 6장은 성경을 읽어내는 방식으로 언약 신학을 정리하고 있다.
1부가 성도로 살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지식을 다루었다면, 2부에서는 우리가 사는 땅과 세상에 대한 지식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하늘 아래, 영적 싸움이 있는 세상의 복판을 산다. 제자로 살기 위해서는 한쪽 눈만 뜨고 있으면 곤란하다. 시대를 읽어내는 눈은 필수다. 7장에서는 근대성이 기독교에 미친 영향을 다룬다. 다원주의, 사유주의, 개인주의, 상대주의, 기술주의와 대중문화를 설명하며, 교회가 왜 힘을 잃어 가는지 원인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8장에서는 전근대(premodern), 근대(modern)와 함께 후기 근대인 포스터모던(post-modern)의 패러다임을 다룬다. 리오타르, 푸코, 데리다와 로티를 다루면서, 포스터 모더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토대주의, 실용주의, 상대주의, 구조주의와 해체주의를 차례로 설명한다. 포스터모던 시대의 복판에서 복음을 증거하며, 성도답게 살아가는 방법으로 ‘성도의 교제와 사귐’을 제시하고 있다. 9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세대 차이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데, 가정과 교회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으로 와 닿았다.
3부는 말씀을 세상에 적용하기 위한 성경적 모델들을 3장에 걸쳐 제시하고 있다. 10장은 사도행전 17장의 바울의 방법론을 이야기한다.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맞추지 않고서, 성경을 철학적인 모양으로 드러내고,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채택하고 있는 좋은 예를 볼 수 있다. 11장에서 세계관 연구서로써 「전도서」를 파악하는 신선하고도 긴요한 눈을 제공하고 있다. 쾌락과 행복, 일과 소유에 대한 성경적이고 균형 잡힌 삶의 위치를 설명한다. 12장은 창세기 13장을 언약적 방식으로 읽어내는 예를 제공하고 있다. 성경이 말하는 메시지의 핵심을 바르게 파악하고, 하나님 중심으로 살아가는 삶으로 적용되는지 친절하게 이야기한다.
책상 위로 세계관 관련 책들이 쌓여가고 있다. 여러 책 가운데 한 가지를 꼽으라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책을 받고서 쉬지 않고 정독을 했다. 하늘 아래와 하늘 위 모두를 충실하게 설명하는 탁월한 책이다. 「전도서」에서 구분하여 말하는 것처럼 하늘 아래 시선으로는 허무함을 이겨내지 못한다. 성도들은 하늘 위의 시선으로 살아야 한다. 한 눈이 아닌 두 눈을 크게 뜨고 살아야 한다. 성경과 함께 세상을 구동하는 원리와 사상도 알아야 한다. 하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관된 삶의 체계를 단단히 세워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청년과 교사들에게 본서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종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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