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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이종인 목사와 이 달의 책

[추천도서] <내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라> (애슐리 박)

 

경쟁하지 않고 꿈을 이루어 가도록 이끄는 하나님의 교육법

 

 

책  <내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라>

애슐리 박 지음 | 두란노서원 | 20.02.26. 출간

 

 

지난 연말에 은퇴를 하고 달라진 점, 아니 좋아진 부분을 말하라고 하면, 일단 많은 일로부터 벗어나서 여유로운 삶을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달리던 속도가 하루아침에 늦추어질 수는 없습니다만 스스로에게 속삭입니다. ‘좀 천천히 현역 속도에서 은퇴 속도로 떨어뜨리라’고 일러줍니다. 그래서 이제는 읽고 싶은 책을 하나씩 읽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2월에 해외에 있을 때나 3월에 귀국해서나 책 읽기를 시작한 것은 은퇴 후 크게 달라진 모습입니다. 

 

벌써 대여섯 권을 읽었습니다. 은퇴하면 읽으리라고 마음먹었던 책 가운데 하나가 정약용에 관한 책입니다. 그에 관한 채보식의 장편 소설 <매혹>, 이덕일의 역사서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2 권은 이미 읽었을 뿐만 아니라, 오세진 편역 <인간답게 산다는 것>도 거의 다 읽어갑니다. 게다가 틈틈이 펼쳤던 배경락의 <성경 속 노마드>와 유진소의 <기도의 사람>을 다 읽었고, 유종열의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다가 저자 애슐리 박이 보내준 <내 아이의 가능성을 믿으라>를 손에 넣었습니다. 저자는 내가 유학 후에 귀국해서 처음 개척한 두레교회에서 신앙의 첫 발을 디뎠고, 유학 중에 남편을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 주례를 한 사연뿐 아니라, 힘든 결혼 생활 10년 정도를 보내고 있던 미시건에 심방을 하기도 한 사이입니다. 

 

두란노에서는 이미 <킹덤 패밀리>와 <왕의 신부>를 수년 전에 출판했기에 두란노 독자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저자의 이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관계를 가진 저자의 책이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두란노에서 나온 세 번째 책을 손에 넣고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책이든 책마다 성격도 다르고, 읽는 속도도 다릅니다. 어떤 책은 쓴 약 먹듯이 손에 넣었으니까 조금씩 복용해야 하는 책도 있습니다. 어떤 책은 재미는 있는데 한꺼번에 심취하기에는 망설임과 두려움마저 들기도 합니다. 또 어떤 책은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고, 야금야금 앞뒤를 살펴보며 심호흡하면서 읽기도 합니다. 지적인 깨달음이 찾아오기도 하고, 다른 책은 감동이 밀려들기도 합니다. 그 감동 때문에 티슈를 옆에 두지 않으면 읽기가 어렵습니다. 거기에 해당하는 책이 애슐리 박의 <내 아이의 가능성을 믿으라>이었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저자가 다루는 주제가 오늘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1986년에 귀국해서 장승백이에서 두레교회를 개척했을 때 부딪친 주제였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왕성한 종교는 불교도 아니고 기독교도 아니고 천주교도 아닌 대학교였습니다. 그 사실을 저자도 지적합니다. <“한국에 새로운 종교가 생겼어요!” 한국에서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어느 젊은 엄마가 아주 중요한 정보인 양 내게 귀띔해 주었다. 이 새로운 종교는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여 이 땅의 모든 종교를 통합한다고 했다. 정말 궁금해서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내게 그 젊은 엄마는 마치 일급비밀인 것처럼 조심스레 알려 주었다. “바로 대-학-교예요”>(106쪽) 돌이켜 보면 한국 기독교인의 헌신은 대단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가 입는 양복이 십년도 지난 옷이라고 양복을, 구두를, 그리고 팔목에 시계를 채워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선포하는 교육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에는 배시시 웃으면서 “목사님, 아직 고 3부모 되어보시지 않으셨죠?”라며 거부하는 것을 보면서, 이 땅의 가장 강력한 종교가 대학교라는 사실을 그 때 저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탁월한 면모는 이런 현실에 대한 바른 인식이 아니라 그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는지를, 그것도 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고 있기에 자주 감동의 눈물이 흘렀습니다. 거기에는 소위 ‘단무지’ 신앙인인 남편이 가장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신앙생활을 매우 단순하게 하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이 생기면,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보다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할 수 있을지 마음을 쏟는다. 하나님은 모든 상황을 아시기 때문에 우리 생각으로는 말씀이 다 이해되지 않더라고 순종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것이다. 남편은 정말 어린아이의 심령을 가졌다.>(13쪽) 

 

그리고 자신의 삶을 성경의 기준에 따라 반추하고 주님의 음성에 순종하는 아내가 있었던 것을 귀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부모는 거의 절대 권력자이기에, 아무 때고 거의 의식 없이 소위 갑질을 하고 있는데 그런 자신을 발견하고 주님의 말씀 때문에 자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한다면 어느 가정인들 희망이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지원아, 아침에는 미안해. 엄마가 소리 지르고 화냈던 것 용서해줘.” 잘못을 고백하며 딸의 눈을 바라보는데, 차마 마주볼 수가 없었다. 딸의 눈동자에 주님의 눈빛이 있었다. 깊은 바다처럼 맑고 푸른빛은 마치 내 속마음을 그대로 꿰뚫어보는 것 같았다. 불꽃과 같이 이글거리는 눈동자는 내 마음 소게 깊이 숨겨 놓은 어떤 거짓도 다 태워버릴 것 같았다. 그 눈이 엄중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이 세대를 귀히 여겨라.”>(32쪽) 


“만약 정말 하나님의 뜻이라면 증표를 보여 달라.”고 기도하는 신앙인에게 뜻을 보여주기를 언제나 기뻐하는 하나님입니다. 그러기에 때로는 하나님을 설득하기도, 협박하기도, 투정하기도, 눈물로 아뢰기도 합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무엇을 바라시는가 알고 싶거든 하나님께 여쭈어 보십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기꺼이 여러분에게 가르쳐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혜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후하게 나누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 일로 결코 여러분을 꾸짖지는 않으실 것입니다.”(약 1:5, 현대어성경) 애슐리 박의 책에는 자주 자주 기도하며, 응답을 받으며, 받으면 그대로 행동하는 아름다운 간증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디에 살더라도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꽃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애슐리 박의 <내 아이의 가능성을 믿으라>는 책은 대학교를 종교로 신봉하는 성도들에게 교육이 무엇인지를 현장에서 보여주는 생활 기록입니다. 제가 몇 마디 추천을 하는 것보다도 반드시 한 줄 한 줄 읽어야 그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기억나는 한 사건만 더 언급한다면 무엇이든 새것은 힘 있는 사람 차지가 아니라 그것이 휴대폰이든 아이패드든지 꼭 필요한 사람이 사용하도록 하는 새로운 질서를 우린 볼 수 있습니다. <2012년 봄, 우리 가족은 최신 ‘아이패드’를 선물로 받았다. 이 신기한 물건을 가족 중 누가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하나님께 기도했다. 남편? 나? 아니면 첫째 지원이일까? 그런데 하나님의 생각은 우리와 달랐다. 하나님은 조셉이 사용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느꼈다. ‘가장 어린 조셉은 가장 앞선 세대이기 때문에 가장 최선의 도구를 가져야 한다!’ 작은 물건 하나가 조셉을 온 세계와 연결시켜 주었다.>(127쪽) 온 식구가 함께 하나님의 뜻을 묻고 순종하는 가정은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갑니다. 요즈음 읽을 책 가운데서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기에,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은퇴자는 100권의 책을 구입해서 선물하기보다도 1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하는 것이 더 나은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읽어보시면  나그네의 남은 길이 주님 뜻대로 걷는 기쁨, 기도, 감사 가득한 길이 될 것입니다.

 

정근두 목사

(울산교회 원로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