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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발행인칼럼

무슨 열매를 맺었는가?

 

  엊그제 농사일을 시작한 것 같은데 지금 들판을 바라보면 온통 온 들판이 누렇게 벼가 익어 추수꾼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 시절 추석이 다가오면 불렀던 노래가 있는데 “ 즐거운 추석이 다가옵니다. 들에는 벼가 익어갑니다. 감도 익어갑니다. 밤도 익어 갑니다.  즐거운 추석이 옵니다.”라는 노랫말이었다.

 

  십여 년 전에 교회 마당가에 대봉 감나무를 한 그루 심었더니 올해는 제법 열매가 열려 익어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바라보면 흐뭇한 마음을 가진다. 교회 뒤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가지가지 유실수들이 있는데 그중에 어린 시절 산으로 소를 먹이러 다니고 소 꼴을 베러 다니면서 따 먹었던 박달나무(산딸기나무)가 있어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이처럼 유실수의 열매들만이 아니라 성경에는 많은 종류의 열매들이 있음을 가르치고 있다. 하나님은 천지 창조 시 땅에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들을 많이 만들어 주셨다. 포도, 사과, 배, 감, 무화과, 망고, 야자,  바나나, 체리, 블루베리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있다.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풍성한 열매들을 보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지 모른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열매들이 있으니 그것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열매들이다. 시편 127:3에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라.’는 말씀이 있다. 이는 자식의 귀중함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이 믿음 안에서 잘 자라야 가문이 대를 이어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갈 것인데, 오늘의 우리 자녀들은 제사장 엘리의 자녀들처럼 불량자가 되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스럽다.

 

  우리 가정도 남매를 키워 다 출가시켰다. 우리 시대는 자식들이 너무 많아 국가 정책으로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키우자’고 하다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고 하여 다들 예비군 훈련장에 가서 빵 하나 우유 하나 얻어먹고 정관수술을 쉽게 해 버렸다. 지금은 너무 자식이 적어 문제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입술의 열매는 어떤가? 히브리서 13:15에는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입술의 열매”라고 하셨다. 우리 마음이 기뻐 항상 찬송으로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삶이요 행복하게 하는 삶이다.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의 입술을 지어 열매를 맺으라는 것은 복된 입술이 되어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복음의 나팔을 불라는 말씀인데, 사람을 죽이는 말들이 너무 많이 난무하고 있는 세상이다. 자기 살겠다고 남을 헐뜯는 것을 보면 모두가 망할 것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성령의 열매도 있다. 갈라디아서 5:22~ 23에 나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인내와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라는 열매야말로 우리 시대에 가장 요구되는 열매들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아름다운 열매들로 이것은 인격의 열매들이다.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세상에 아름다운 인격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익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열매도 너무나 귀중한 것들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삶과 인격이 아름다운 열매들로 풍성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각박한 세상에서 넉넉하고  푸근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다. 

 

  곡식과 과일의 열매는 올해도 풍성한데 우리 인격의 열매는 언제쯤이면 풍성할지, 아름다운 세상을 기대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한 일일 것인지, 풍성한 들판을 바라보며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기대하며 나는 올해 무슨 열매를 맺었는지 돌아보며 나의 작은 손을 모아 기도를 드려본다.

 

옥재부 목사

북울산교회 담임

울산시민문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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