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발행인칼럼

벙어리 개들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들이라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들이요 누워 있는 자들이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들이라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요 그들은 몰지각한 목자들이라”(이사야56:10-11) 


  거룩하신 하나님의 입에서 심한 욕설이 나오리라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하나님이 심한 조롱과 비난의 언사를 융단폭격 하듯 쏟아 내시는 것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은 순화된 언어를 사용하실 줄 모르고 상스러운 말을 마구하시는 교양 없고 무식한 신이십니까? 


  어떤 일로 그랬을까요? 도대체 누구에게 그런 말씀을 쏟아내셨습니까? 본문 10절에 나오는 ‘파수꾼’은 이사야 선지자 당시 이스라엘의 종교지도자를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맹인”이요, “짖지 못하는 벙어리 개”라고 하셨습니다. 이사야 당시에 그 사회를 이끌어가는 종교 지도자들을 볼 때 참으로 한심하기가 도를 넘었던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교계의 지도자들을 볼 때 특별히 교단 총회의 정치 목사들, 교권에 눈이 먼 목사들, 명예를 탐하고 돈을 밝히는 목사들, 영적 분별력을 상실한 목사들, 시대를 읽을 줄 모르는 목사들, 성경을 연구하는 일에 게으른 목사들, 자기 생각을 무모하게 밀어붙이는 목사들, 대중에게 영합하여 인기를 유지하는 목사들, 그리고 불의에 늘 침묵하는 목사들, 바로 이런 자들을 향해 하시는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날 코로나 시대에 정부는 방역을 빌미로 감염예방법을 만들더니 이제는 교회예배를 방해합니다. 비대면으로 하라, 10%로 20%로 참석하라는 말을 듣고 그대로 수용하는 목회자들을 봅니다. 예배는 사람의 의해 드리는 것, 드리지 않는 것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배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최고의 일입니다. 이런 예배를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하는 목회자들을 향하여 하나님은 무어라고 하실까요? 시대마다 불의에 항거하고 목숨 걸고 하나님의 교회를 지켜왔던 우리의 선배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예수님 당시 헤롯이 형제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결혼해 율법을 어겼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헤롯의 그 악행을 책망하지 않습니다. 그때에 세례 요한이 담대하게 그 죄를 지적합니다. 세례 요한은 헤롯의 죄를 지적했다고 목 베임을 당해 죽었습니다. 순교한 것입니다. 예수님도 헤롯을 ‘여우’라고 칭하지 않았습니까. 세례 요한뿐만 아니라 구약의 선지자들은 악한 정권을 향해 한결같이 심판을 경고하고 회개를 촉구했습니다. 


  지난 8월 중순이었습니다. 감림산기도원 53주년 예배에 강사로 오신 수영로 교회 원로목사님이신 정필도 목사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들은 말씀입니다. “오늘의 이 문제는 목회자들의 침묵 때문입니다. 벙어리가 되었기에 더욱 한국교회가 길을 잃은 것입니다. 목회자들이 죽기 살기로 하나님 앞에 부르짖고 예배를 잘 드리면 하나님이 살려주실 것이고 눈치만 보고 있으면 갈수록 힘들어 질 것입니다.”


  가까이에서 들려오는 경고에 엎드려 회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맹인인가? 무엇이 무서워서 짖지 못하는 벙어리 개인가? 방관과 침묵으로 눈치만 보고 있다가 슬쩍 도망치려는 사람인가?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하나님 음성을 갈망하는 나날을 보내는 중입니다.

발행인 옥재부

북울산교회 담임목사

울산시민문화재단 이사장

'오피니언 > 발행인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지도자는 없나요?  (0) 2021.11.11
무슨 열매를 맺었는가?  (0) 2021.10.07
아! 슬프다  (0) 2021.08.04
힐링의 시간  (0) 2021.07.05
6.25를 잊었는가  (0) 2021.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