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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선교와 전도

이 시대를 휩쓰는 교회가 되길 바라며

 

“IT 안에서 모이고, 소통하는 시대의 변화를
복음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기도하고 연구하길”



  2019년 4월부터 2년이 조금 넘게 매월 울산의 빛에 글을 써 왔다. 이제 마지막 원고를 쓰게 되며, 무슨 새로운 IT 선교 이야기를 해야 할 지를 고민해보았다. 오디오 플랫폼, 블록체인, AI, 빅데이터, 최근에는 메타버스 등 IT를 통한 변화의 흐름이 워낙 빨라서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이런 정보들은 이미 유튜브에 상당한 전문가들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우리가 배울 수 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새로운 기술과 정보들을 우리 교회와 복음을 위해서 어떻게 분별하고 적용할 것인가라는 기준일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글에는 어쩌면 여태껏 여러 번 반복하며 이야기해 왔던 IT 선교라는 개념과 원리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IT(Information Technology)란 정보를 소통하는 기술이다. 정보는 매우 중요하고, 강력한 힘이 있다. 사람은 어떤 정보가 입력되는가에 따라서 생각을 하게 되고, 행동하게 되고, 살게 된다. 이 강력한 IT 기술은 이제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 놓았고, 모든 사람이 이 세상 안에서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되게 하였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인 ‘복음’을 먼저 알고 있고, 이를 전달(증거)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IT 기술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해야 하는 우리에게 주신 이 시대의 선물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어떻게 적용하고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다르다. 기술 자체가 복음의 도구가 아니라,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방법이 이 기술을 복음의 도구로 만든다.


  IT 기술을 복음과 사역을 위해서 사용하기 위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 번째, 기술에 대해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교회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진리를 알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순결하고 타문화와 섞이지 않으려 한다. 진리에 대해서 우리는 단호하며 양보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진리를 담아내는 문화와 기술에 대해서는 우리가 열려 있어야 한다. 사람들을 이해하고 시대를 통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IT 기술로 인한 부정적인 문화들과 위험은 있다. 아직도 컴퓨터는 666이라며 앞뒤없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지금도 여전히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이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민감하여야 한다. 모든 사람이 IT 기술 안에 모이고, 소통하는 시대이다. 우리는 이 부분에 마음을 열고 적극적이고 복음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과거 교회는 문화를 주도하고 시대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교회는 늘 한걸음 느린 것 같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에 매우 빠르게 반응하고 움직이며 그곳에 모인다. 그 안에서 흘러가는 정보와 문화는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빼앗는다. 우리는 빨리 기술을 배우고 익혀서 복음을 그 안에 심어야 한다. 최근 메타버스는 아주 핫이슈이다. 메타버스는 쉽게 말해서, 온라인 안에 있는 가상의 세계이다. 최근 메타버스는 급격히 발달하여 게임뿐 아니라, 비대면 회의를 하기도 하고, 연예인들은 가상세계 안에서 콘서트를 하고, 각 기업은 신제품을 발표한다. 코로나로 모이지 못하자 한 대학교는 메타버스 가상 세계 안에서 입학식을 거행하기도 하였다. 특별히 엄청난 아이들이 메타버스라는 세계 안에서 놀고 만나고 소통하고 있다. 이제 시내 중심에 가게를 내는 게 아니라 메타버스 안에 가게를 만드는 게 나을 거라는 이야기도 종종 들린다. 최근 한 단체에서 이 메타버스 안에서 수련회를 실시한다고 한다. 비대면으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 줌으로 하는 수련회는 뭔가 부족하고 한계가 있는 것 같은데,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 안에서는 줌보다 훨씬 활동적이고 실제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부족함이 많고 비판의 소리도 있지만, 시도해야 한다. 실패를 통해서만 성공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 도전하여 그곳에 복음의 깃발을 꽂을 수 있도록 도전해야 한다. 목회자들이 IT 기술, 특별히 미디어 콘텐츠를 만들고 다루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이를 위한 젊은이들도 교육하고 훈련시키고 투자해야 한다. 글을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옛날 시절처럼, 이제 IT를 모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셋째, 본질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술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기술을 신학적으로 해석하고, 성경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이는 복음의 진리가 중심이 되는 본질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나온다. 예를 들어, 작년 코로나 초기에 온라인 예배는 교회에 어려운 문제로 다가왔다. ‘어떻게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릴 수 있다는 말인가?’라며 이는 예배의 파괴며, 신앙의 변절과 같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예배를 강행하여 사회에 본이 되지 못하기도 하고 코로나가 더 퍼지게 되기도 했다. 물론 온라인 예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예배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예배하느냐는 것이 중요한 본질이었다. 온라인 예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중심을 하나님께 드리고 집중하고 잘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 시대와 사회의 흐름에 민감하며, 양보할 수 없는 진리와 변해야 할 문화를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부분에 우리의 신학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구분이 세워지고, 온라인 예배에 대한 신학적인 통찰도 생기고, 방법도 찾아가고 있다. 예배에서 꼭 지켜야 할 것 – 그 본질에 대한 개념이 좀 더 명확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변화는 계속 일어날 것이다. 온라인 예배를 넘어선 네이버 밴드에 개척하였다는 온라인 교회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미  매주 각각 있는 곳에서 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가상세계에서 만나서 예배하는 VR Church(http://vrchurch.org)에는 사역하는 목사님이 5명이나 된다. 앞으로 메타버스가 빠르게 다가올 것인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가? 이 모든 것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그것은 본질에 대한 고민과 묵상에서 시작된다.


  앞으로 IT 기술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 잘 모르는 영역이라고 그냥 놔둬선 안 된다. 우리의 삶의 현실로 물밀 듯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기도하며 연구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투자하고, 전문가를 훈련시키고, 세워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이 시대에 휩쓸려 다닐 것이다. 시대에 휩쓸려 다니는 게 아니라 이 시대를 휩쓸어 버리는 교회가 되길 기대한다. 역사 가운데 그러했던 오늘 이 시대에도 여전히 영적인 등대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가 되도록 더욱 준비되는 교회가 되길, 여러 독자가 되길, 그리고 내가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