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의 세태 속 필요한 바른 해석과 정돈!
“성도들이 쉽게 접근하고 읽어낼 수 있는호소력 있는 설교”
Covid-19 이후로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이 예상했던 먼 미래의 일이 지금 우리가 머무는 삶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재난적인 변화 앞에 많은 이들은 당혹해하고, 일부의 사람들은 변화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산업과 삶의 구조를 바꾸어가는 일로 분주하다. 태풍이 바람의 강도를 더해가듯 변화의 바람도 점점 거세어지고 있다. X세대를 시작으로 Z세대로 가속화된 전환은 기존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복시켜가고 있고, 직업과 일터를 전혀 새롭게 재구성해나가는 중이다. 저축으로 미래를 설계하던 시대는 아득히 저물어 버렸고, 노후를 위한 연금과 투자, 미래설계로 변화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있다.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못해 무섭다. 가속화 된 세기적 전환이나 대규모 전쟁의 발발, 쓰나미와 지진, 무서운 전염병이 지구촌을 타격할 때마다 사람들은 지구의 미래와 종말이야기를 끄집어낸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밀려드는 혼탁한 시기를 틈타 발흥하는 이단들은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내용으로 요한계시록의 왜곡된 해석을 내세운다. 여기에 더해 세대주의 종말론은 지속적으로 교회를 혼란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여전히 한국교회를 크게 멍들게 하고 있다.
이만희의 신천지나 신옥주의 은혜로 교회, 안상홍의 하나님의 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불건전한 교회들은 대부분 요한계시록 해석에서 민망할 만큼의 저열한 해석들을 보게 된다. 문제는 왜곡된 성경해석으로 성도들을 미혹하는 원수들이 여전하다는 데 있다. 미혹의 대상은 체계적 훈련이 없는 약한 신자들이다. 신앙의 내용과 믿음의 체계를 뚜렷하게 세워 변증할 능력이 약한 어린 성도들이 먹잇감으로 노리고 있다. 이런 미혹의 세태 속에서 성경에 대한 바른 해석과 정돈은 중요하다. 특별히 요한계시록에 대한 바른 이해는 긴요하다 하겠다. 종말론의 왜곡으로 기승을 부리는 이단들의 발호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들이 부지런히 진행 중이다. 요한계시록에 대한 건전한 주석들과 성경연구서들이 유독 많이 쏟아지고 있는 시절이다. 본인이 소장한 『요한계시록』에 대한 연구서가 수십 권에 이르고, 여러 권은 의미 깊게 읽었다. 하지만 딱딱한 주석과 연구서 보다 더 긴요한 것은 어린 성도들도 쉽게 접하고 읽어 낼 수 있는 호소력 있는 설교일 것이다. 금년에 출간된 정근두 총장의 『읽은 설교, 요한계시록』이 개인적으로 반가운 이유이다. 저자는 울산교회에서 25년간 말씀사역자로 봉사하던 중 설교된 내용이다. 두 권에 나눠 총 89편의 주옥같은 설교를 담았다.
읽기 쉽다고 결코 가벼운 책이 아니다. 본문을 쉽게 해설하고 설교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저자는 본문의 내용을 결코 비켜가는 법이 없다. “요한계시록을 더는 닫힌 책으로 남겨두어서는 안 됩니다.”라는 저자의 결연한 각오처럼, 본문과의 치열한 씨름을 통해 낱말을 풀고 단어를 녹여 바삭바삭하게 씹힐만한 맛난 씨리얼로 만들어 낸다. 교우들이 잘 소화할 수 있는 문장을 엮어내기 위한 저자의 씨름이 술술 읽혀지는 문장 속에서 읽힌다.
요한계시록이 담고 있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넉넉한 위로와 현실의 고통을 기쁘게 참고 넘어서게 하는 위해한 소망을 가슴 벅차게 전달하고 있다. 매일 가까워지는 영광스러운 그 날을 대망하며, 기다릴 것을 강조한다. 주님 오실 날에 대한 기대와 기다림은 세상의 부조리와 뒤틀린 허무하고 맹목적 기다림과 다르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고발하고 있는 삶의 부조리와 권태 속 막막한 기대와 구별된다. 성도들은 처음과 나중이요, 알파와 오메가이신 신실하신 주님의 약속이 우리의 소망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버지의 나라를 유업으로 이을 소망을 가진 성도답게 유혹을 물리치고 깨어있어야 한다고 말씀을 따라 경고한다. 더디다고 생각하여 지치거나 세상의 달콤함에 취해 마음이 흐려질 때, 경고의 나팔처럼 영혼으로 하여금 일떠세우게 한다. 지난 번 『읽은 설교, 야고보서』에서 누렸던 즐거움이 본서를 통해서도 넉넉하게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 하루 한 편씩 묵상하듯 두 달 간 읽어 가면 좋을 것이다. 단숨에 읽어도 유익이 적지 않으나, 요한계시록 본문에 대한 탁월한 안내자를 따라 부요한 복음의 약속을 하루하루 아로새겨간다면, 축복이 될 것이다. 우리 앞에 놓은 변함없는 약속의 빛 아래서 오늘을 사는 순례자의 걸음을 즐거이 이어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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