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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세상사는 이야기

왕의 별

  한참 오래전에 서부아프리카를 여행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세계 최대빈국이라고 하는 부르키나파소를 향해 2천km나 더 되는 멀고 먼 거리를 자동차로 달렸습니다. 한밤중 오가는 차들도 보이지 않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지친 여행자는 그대로 도로 한 가운데 네 팔을 벌리고 드러누워야 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두운 밤하늘에 미리내가 흐르고 별들이 총총하게 흘러 내렸습니다. 그때 문득 왕의별을 생각해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별을 보고 별자리로 점을 치기도 했겠습니다만 왕의별은 누구나의 눈에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2천 년 전 오늘 같은 밤하늘에 유난히도 빛을 내었던 왕의별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몇 해 전에는 몽골을 다녀왔습니다. 초원에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전설처럼 다가왔던 별자리들이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 쏟아지는 별들을 바라보며 두 팔을 뻗어 올렸습니다. “그렇지 2천 년 전에도 숱한 별들이 쏟아져 내렸겠지. 그때 왕의별이 나타나서 나그네의 걸음을 이끌고 계셨겠지 다시 오실 그분께서 왕의별로 나타나신다면 나는 따라 나설 수 있었을까?”


  열여섯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던 산골짜기 고향 동네가 있습니다. 땅거미가 내리고 집집마다 부엌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저녁 연기가 사라질 때면 한 집 두 집 창호지 문풍지 사이로 호롱불이 켜지게 됩니다. 그것도 잠시 어쩌면 의논이라도 한 듯이 집집마다 가느다란 불꽃들이 사라지면 밤하늘에 가득 찬 별들이 유별나게도 반짝 거렸습니다. 산골 소년은 별을 헤아리며 꿈을 키웠습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비출 수 있을 꺼야.


  그때는 왕의별이 있는지 조차 까마득하게 몰랐던 때였습니다. 별자리에 대한 진실도 듣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오늘도 밤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왕의별은 어디쯤 있었을까. 그 별이 지금도 내 머리위에서 빛나고 있을 테지, 칠흑 같은 어둠이 두꺼워질수록 별들은 더욱 빛나게 됩니다. 솔가지에 일렁이는 산골에 있으면서도 가까이에서, 멀리에서 밝혀놓은 전등불빛에 별을 헤아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여전한 밤하늘의 별인데 어둠이 깊어질수록 별은 더욱 빛을 내게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빛들로 인해 본래의 빛들이 희미하지만 별들은 여전히 반짝이고 미리내는 오늘도 머리 위에서 흐르고 있습니다. 


  12월은 왕의별을 노래하는 달입니다. 집집마다 거리마다 크고 작은 전구로 빛을 내고 그 한가운데 왕의별을 올려드립니다. 어두울수록 더 크게 빛날 것입니다. 세상의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쌓여있을 때일수록 왕의별은 빛나고 있습니다. 왕의 별빛을 받은 수많은 작은 별들 또한 반짝거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빛이라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온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는 빛으로 나타나셨습니다. 2천 년 전 당시 사람들이나 지금의 사람들이나 만물의 본질(근원)이라 여겼던 빛으로 나타나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왕의별이셨습니다. 


  태화강 배달의 다리에 왕의별이 비춰지고 있습니다. 그 주위도 수많은 크고 작은 별들이 저마다 특색 있게 반짝 거리고 있습니다. 바로 당신의 별입니다. 어두울수록 빛나는 별이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왕의별입니다. 절대희망의 빛이 되십니다. 숱한 어두움, 모진 어두움, 한치 앞도 분간 할 수조차 없는 어두움, 코로나 19의 어두움, 그 어떤 어두움도 몰아내는 빛으로 다가오고 계십니다. 왕의별을 찾아 떠나는 여행자들이 올려다보는 별입니다. 당신의 머리위에 지금 그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진영식 목사
소리침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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