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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5월, 다시 달리는 창업가에게 _ 자금과 마음을 함께 설계하는 법"

  5월이 창업가에게 건네는 말

  5월은 출발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이 계절은 유독 ‘관계’와 ‘시작’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분기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상반기 성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며, 투자 시장도 서서히 활기를 되찾는 시기다.

  그러나 같은 5월을 전혀 다른 온도로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창업가들이다. 연초의 목표와 현재 숫자 사이의 간극이 처음으로 선명하게 보이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기대와 현실이 마주치는 이 지점에서, 자금 걱정과 멘탈의 흔들림이 함께 찾아온다.

하지만 나는 이 시기를 위기가 아니라 ‘재조정의 기회’로 본다. 숫자를 직면하고, 마음을 돌보고, 다시 방향을 잡는 것. 그것이 5월을 제대로 보내는 창업가의 방식이다.

   런웨이는 숫자이자 심리다

  스타트업에는 ‘런웨이(Runway)’라는 개념이 있다. 현재 현금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를 뜻한다. 비행기가 이륙 전까지 달려야 하는 활주로처럼, 창업가에게 런웨이는 생존 시계다.

  월 2,000만 원을 쓰고 통장에 6,000만 원이 남아있다면 런웨이는 3개월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런웨이가 길어지면 창업가의 의사결정도 함께 넓어진다는 것이다. 단기 생존이 아닌 중장기 전략을 볼 수 있는 여유, 팀원과 솔직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자기확신 _ 이 모두가 런웨이와 함께 움직인다.

  런웨이가 늘어날 때, 시야도 함께 넓어진다.

  반대로, 런웨이가 짧아질수록 시야가 좁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결핍의 터널링(Scarcity Tunneling)’이라 부른다. 결핍 상태에 놓이면 뇌는 그 결핍에만 집중하도록 작동한다. 월급 걱정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려워지는 상태다. 그러므로 런웨이를 관리하는 것은 단순한 재무 관리가 아니라, 생각의 공간을 지키는 일이다.

   위기를 기회로 

  세계적인 창업가들도 자금 위기와 멘탈 붕괴의 경계에서 버텨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성공 신화’가 아니라 ‘버팀의 기록’이다.

* 에어비앤비 브라이언 체스키_시리얼 박스를 팔아 회사를 살리다

  2008년, 에어비앤비는 거의 폐업 직전이었다.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통장은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다.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가 선택한 방법은 놀라웠다. 대선 시즌을 활용해 ‘Obama O’s’와 ‘Cap’n McCains’라는 시리얼 박스를 직접 만들어 상자당 40달러에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모은 2~3만 달러로 회사를 겨우 연명했다.

  에어비앤비가 코로나 팬데믹 위기에서 한 일 (2020)

  ① 경영진 연봉 전액 반납 (체스키 포함)

  ② 마케팅 예산 8억 달러 전면 중단 → 번 레이트 즉시 축소

  ③ 핵심 사업(숙박)에만 집중, 비핵심 프로젝트 전부 중단

  ④ 해고된 직원들에게 평균 14주치 퇴직금 + 노트북 지급, 브랜드 신뢰 유지

  ⑤ 8개월 뒤 IPO 성공 → 기업가치 1,000억 달러

  “나쁜 회사는 위기에 무너진다. 좋은 회사는 위기에서 살아남는다. 위대한 회사는 위기에 의해 정의된다.”_ 브라이언 체스키가 인용한 인텔 앤디 그로브의 말

    런웨이를 늘리는 실전 전략과 툴 

  번 레이트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아끼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새는지 정확히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① 비용 진단: 먼저 새는 곳을 찾아라

  ② 런웨이 계산기  메일 문의시 ‘계산기’ 제공

  ③ 생존 VS 폐업 전략 모델  분석

  ④ 멘탈 케어 루틴 : 숫자만큼 중요한 회복 습관

  치유농업사로서 내가 창업가들에게 권유하는 가장 단순한 루틴이 있다. ‘주 1회 60분, 숫자 없는 시간’이다. 자연 속 산책, 가벼운 운동, 혹은 신뢰하는 동료와의 비공식 대화. 주의 회복 이론이 말하듯, 이 짧은 비워냄이 그 다음 주의 의사결정 질을 높인다.

  창업가에게 케어는 세 가지다. 사람, 숫자, 그리고 자기 자신. 이 셋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나머지도 흔들린다.

  지역에서 스타트업을 한다는 것의 의미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창업 생태계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 이곳의 창업가들은 더 단단하다. 연결망이 촘촘하지 않아도, 화려한 투자 행사가 없어도, 그 안에서 묵묵히 버티며 성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시에 아쉬운 것도 있다. 멘탈이 흔들릴 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가 서울보다 적다는 것. 비슷한 처지의 창업가끼리 밥 한 끼 먹으며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를 확인하는 경험이,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완충재다.

  그래서 나는 ‘창업 클럽’을 운영한다. 숫자를 논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쳐있다고 말해도 괜찮은 자리다. 지역에서 창업한다는 것은 고립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한 것이고, 그만큼 더 의미 있는 여정이다.

   5월의 창업가에게

  5월은 다시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새잎이 돋고, 기온이 오르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창업가에게도 이 계절은 재출발의 에너지를 준다.

  지금 런웨이가 넉넉하다면, 이 시간을 전략을 다듬는 데 쓰자. 지금 런웨이가 빠듯하다면, 숫자를 직면하고 번 레이트를 먼저 조정하자.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버티지 말자. 당신 곁에는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

  자금과 마음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통장이 숨 쉴 공간을 만들 때, 마음도 함께 숨을 쉰다. 그리고 마음이 숨을 쉴 때, 비로소 진짜 전략이 나온다.

  런웨이를 지키는 것은 숫자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나를 지키는 것이다.

  필자 김성천은 울산 1호 치유농업사로, 스타트업 자금 전략과 창업가 멘탈 케어를 연구합니다.

  문의: ceokim@staridg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