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특집/이 달의 말씀

“에덴에서 새 예루살렘까지”

  성경신학자이자 『성전 신학』의 저자인 그레고리 빌과 일리노이주 워런빌 리빙워터교회를 담임하는 미첼 킴이 공동으로 집필한 책입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성경신학의 내용을 성도들이 함께 읽으며 성경의 풍성한 깊이를 누릴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서술되었습니다. 주님과 연합한 교회는 성령의 내주를 경험하는 성전이며, 하나님의 임재를 누릴 뿐만 아니라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할 사명을 가진 공동체임을 일깨워 줍니다.

  본서는 성경 전체를 ‘성전’이라는 렌즈를 통해 통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제공합니다. 하나님의 임재 처소인 ‘성전’은 최초의 성전이었던 에덴동산에서 시작됩니다. 에덴은 단순한 정원이 아니라 하나님이 머물며 거니시는 공간이었습니다. 아담은 이 성전인 에덴을 잘 관리하고 확장해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은 제사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생육하고 번성하여 온 땅에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야 했던 아담은 그 사명에 실패하고 맙니다.

  에덴의 실패 이후 구약에 등장하는 성막과 예루살렘 성전은 에덴의 회복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건축물들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임재가 온 세상에 가득하게 하기 위한 모형이었습니다. 약속대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손으로 짓지 않은 참된 성전이셨습니다. 머리 되신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몸 된 교회를 이룬 성도들은, 주님의 말씀을 따라 스스로 성전이 되어 복음을 전파하고 세상 끝까지 하나님의 임재를 넓혀가는 사명을 수행합니다.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은 성전이라는 건물이 사라지고 온 우주가 하나님의 임재로 가득한 ‘지성소’가 되어 완성될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레고리 빌 미첼 킴 『성전으로 읽는 성경이야기』 채정태 역(서울: 부흥과개혁사,2016)

  본서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임재’라는 일관된 주제로 성경 전체를 관통합니다. 성전이 단순히 고립된 특정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와 임재가 확장되는 역동적인 개념임을 드러냅니다. 성전의 개념으로 창조와 구속, 그리고 완성을 살필 때, 하나님이 만드신 우주 전체가 그분의 임재를 위한 거대한 성전으로 설계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구약의 성막과 성전은 이러한 우주적 성전의 모형이며, 에덴에서 분리된 인간이 하나님과 만나는 특별한 장소로 기능하면서 장차 오실 ‘참된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 합니다.

  둘째, 참된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그리고 교회의 사명을 조명합니다. 구약의 성전 모형이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어떻게 성취되는지 성경 본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예수님은 헤롯 성전을 헐면 3일 만에 다시 세우겠다고 말씀하시며 자신이 참된 성전임을 천명하셨습니다. 비록 당시 사람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주님은 약속의 성취이자 ‘임마누엘’로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셋째, 성전에 대한 바른 이해는 그리스도와 연합한 교회의 사명을 분명하게 해줍니다. 교회는 성령을 통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곳이며, 모든 성도는 ‘움직이는 성전’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 교회는 세상 속에서 그분의 통치와 자비를 드러내며 살아야 할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즉, 교회는 그리스도의 통치를 드러내는 성전이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하는 제사장 공동체인 것입니다.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마치 냉수를 마시는 듯한 청량함이 느껴집니다. 신학적인 딱딱한 문체에 머물기보다 성경 본문의 흐름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목회적인 따뜻한 시선으로 서술되어 가독성이 매우 훌륭합니다. 하나님의 임재 속에 살아가는 성도의 특권을 깨닫게 하는 이 책은, 현대인이 겪기 쉬운 고독과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하는 훌륭한 영적 처방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