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화성을 향해 항행하던 무인 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직전, 마지막으로 뒤돌아 지구의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 속 지구는 햇빛 한 줄기에 스쳐 지나가는 작은 점, 그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에 불과했다. 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그 장면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거기, 바로 그곳에 우리가 있다. 우리가 사랑하고 싸우고 믿는 모든 사람이 저 작은 점 위에서 살아왔다.” 그 문장을 읽을 때마다 숨이 멎는다. 우리는 얼마나 작고, 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우주는 1,000억 개가 넘는 은하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의 은하 안에는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그중 태양은 그저 평범한 별 중 하나일 뿐이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도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는 4년이 걸린다. 우리 은하의 지름은 10만 광년,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930억 광년에 이른다. 그 광대한 공간 속에서 지구는 직경 1만 2,742km의 작은 행성, 전체 우주의 0.000000000000000000001%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먼지 한 톨이다. 그 먼지 위에서 우리는 태어나고, 웃고, 사랑하고, 선을 긋고, 다투며, 인생이라 부르는 짧은 시간을 살아간다.
나는 보이저 1호가 찍은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참 덧없고 미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성경은 나의 가치를 우주의 크기만큼 높게 말씀하신다. 이 미미한 나를 위해 하나님은 우주를 창조하시고, 마침내 그 아들을 보내셨다. 그러면서 내 안에 우주를 넣어주셨다. 내가 어찌 작은 생각에 얽매여 있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이사야서 43장을 읽다가 가슴을 치며 울음을 터뜨렸던 것이다.
이 지구별을 타고 100번 가까이 태양을 도는 여행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이는 기브앤기브(Give & Give), 주고 또 주며 산다. 계산보다 관계를 택하고, 손해를 보아도 웃는다. 어떤 이는 기브앤테이크(Give & Take), 주고받음의 균형을 중시한다. 합리적이지만 따뜻함은 덜하다. 또 어떤 이는 테이크앤기브(Take & Give), 먼저 받고 나중에 돌려준다. 은혜를 기억하지만 늘 늦는다. 마지막으로 테이크앤테이크(Take & Take), 끝없이 요구하며 사는 이들도 있다. 결국 그들은 고립된다.
나는 이 네 가지 중 어디에 속할까. 정직히 말하면, 기브앤기브는 아니었다. 주기보다 계산할 때가 많았고, 받은 은혜를 잊은 적도 많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깨닫는다. 나와 나의 이웃이 모두 같은 미미한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같은 ‘창백한 푸른 점’ 위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이다. 서로를 돌아보고, 함께 무게를 나누는 것, 그것이 동행이고 동역이다.
주는 것이 곧 사는 일이고, 받는 것이 곧 빚지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결국 남는 것은 내가 쥔 것이 아니라, 내가 내어준 것이다. 주는 삶이 결국 자신을 지키는 삶이었다. 논리적으로 따져보아도,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길은 기브앤기브(Give & Give)인 것 같다. 이건 내가 경험해서 남을 가르치려는 뜻이 아니다. 우리 선생님, 예수께서 그렇게 살아서 모범을 보이셨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될 뿐이다. 그래서 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창백한 푸른 점’은 내게 늘 겸손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나는 무한 속의 한 점일 뿐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한 점 속의 한 점을 향해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인간 사회에서는 미미한 존재이나 하나님의 눈에는 결코 미미하지 않다는 역설의 평안을 느끼게 된다.
이제 나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은 은혜이고,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감사뿐임을 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이 창백한 푸른 점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자문한다. 그러면서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며, 겸손히, 그러나 담대히, 빛보다 작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결심한다. 이 작은 점 위에서, 끝없이 주는 삶으로 우주보다 큰 사랑을 증명하리라.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께서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돌보시나이까?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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