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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어두운 시대에 룻의 걸음을 인도하신 하나님(룻1:11~17)

  사사 시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씀이 “사람이 자기 소견의 옳은 대로 행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만큼 룻이 살았던 시대는 영적으로 완전히 타락한 시대였고 영적 무질서와 혼돈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사사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룻기서를 읽어보면 그 어디에도 이상하리만큼 사사시대의 전형적인 특징인 자기 소견의 옳은대로 행하는 사람을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룻과 그의 시어머니 나오미를 보십시오. 고부갈등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위하고 시어머니 나오미는 며느리를 매우 귀하게 여깁니다. 또 보아스와 그의 일군들과의 관계를 보십시오. 보아스는 자신의 집에 일꾼들을 사랑으로 인격적으로 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보아스를 섬기는 일군들도 보아스를 존중하며 너무 순종적으로 잘 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룻기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마치 사사시대 사람들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룻기서의 주인공 룻을 보십시오. 룻은 이스라엘 출신 여인이 아닙니다. 모압출신 여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룻이 처한 삶의 현실을 바라보십시오. 룻은 이방인 젊은 과부입니다. 그런데 룻은 또다른 늙은 과부인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룻은 얼마든지 자신의 나라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룻은 야훼 신앙을 포기할 수 없어서 가난하고 빈곤한 삶, 시어머니를 모시는 삶을 선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룻기 1장 16절에 나오는 룻의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룻이 이르되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이 신앙의 고백은 이스라엘 종교지도자, 정치지도자가 한 신앙고백이 아닙니다. 바로 모압출신, 이방인 출신 룻이 한 신앙 고백입니다. 정말 대단한 신앙의 고백이지 않습니까! 사사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오히려 하나님 백성의 삶을 포기하고 우상을 섬기고 배교를 통해서 하나님을 분노케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룻은 이방 여인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열악한 삶의 여건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경외하고 가장 하나님 백성다운 삶을 살았습니다. 복음서에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하여서는 믿음이 적은자들아, 믿음이 없는 자들아 말씀하셨지만 이방인인 백부장을 향하여서 또 가나안 여인을 향하여서는 이만한 믿음을 보지 못하였다고 그들의 믿음을 칭찬해 주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룻은 극도로 타락했던 사사시대를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려운 현실을 탓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모든 영적 장애물을 넘어서 룻은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며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 백성다운 삶, 하나님께서 칭찬하시는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룻기 4장에 나오는 족보를 보십시오. “살몬은 보아스를 낳고 보아스는 오벳을 낳고 오벳은 이새를 낳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 이것은 무엇을 우리에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이방인 출신 룻의 믿음을 보시고 축복해 주셔서 다윗왕의 증조모가 되게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태복음서에 보면 룻이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올라가는 축복 중에 축복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어떠한 상황가운데서든 현실을 탓하지 않는 삶, 나쁜 시대의 물결에 동화되지 않는 삶, 야훼 신앙을 생명처럼 여기고,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 백성답게 살아가는 삶을 축복해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힘겹고 또 작금의 시대도 어둡고, 자기소견에 옳은대로 행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룻처럼 일상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삶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아서 이 대림, 성탄절 은혜의 절기에 룻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어마어마한 축복을 받았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하나님으로부터 예기치 못한 축복을 받아 누릴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윤경환 목사(필그림교회)

 

 

 

 

 

  윤경환 목사(필그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