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계/교계일반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대장검사』

  “축구 황제 펠레, 울지마 톤즈 이태석 신부, 개그맨 유상무,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일본은 없다’의 저자, 전 국회의원 전여옥” 이분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대장암을 앓았던 분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들어서면서 갑상선 암, 폐암에 이어서 위암을 누르고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대장암이 통계적으로 많아졌음이 확인되었다.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을 적극적으로 하는 인구가 많아졌기 때문에 위암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검사를 하지만, 대장암의 경우 국가 검진에서는 분변 잠혈 검사로만 검사를 하기 때문에 민감도(병이 있는데 정말로 병이 있다고 진단할 확률)가 50% 정도밖에 되지 않는 분별 잠혈 검사로는 대장암의 조기진단은 좀 어렵다. 가장 확실하게 대장암을 조기진단하는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한 검사법이다. 

  대장암을 보는 검사에는 국가검진에서 하는 분별 잠혈검사가 가장 값싸지만 민감도가 떨어지기에 좋은 검사법은 아니며, 복부 CT는 편하게 금식만 하면 검사를 할 수 있지만, 조기에 대장암이나 대장암 되기전에 폴립 (용종)같은 경우는 CT로 확인 하기 어렵다. 수년 전에 새로 나온 분변으로 하는 DNA검사법(얼리텍)은 비급여 방법(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서 10~15만 원 정도의 비용부담)이 있지만, 대장암 민감도와 특이도는 90% 이상으로 신뢰할 수 있으나, 검사상 대장암이 의심되면 다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이중으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건강검진에서 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지만, 내과 외래 진료를 보고 의사의 판단하에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검사는 거의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이 되고,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또한 10~20만 원 내외로 크게 비싼 금액은 아니다. 미국에서 대장내시경 검사가 2,000달러에서 3,000달러 정도 하는 (300~400만원)비용에 비해, 미국 의사들보다 훨씬 내시경 검사를 많이 하는 한국 의사들이 더 정확하고 잘 한다고 생각한다.

  일주일 전에 우하복부 복통을 주된 호소로 필자가 일하고 있는 병원 소화기 내과 외래로 내원한 56세 여성분이 있었다. 갑자기 생긴 우하복부 통증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급성 충수염( 흔히 맹장염이라고 불리지만, 정확한 진단 이름은 급성충수염이다.)을 의심할 수 있다. 그래서 초음파 검사를 했더니 충수염이 터졌거나 맹장에 고름까지 차 있는 농양이 의심된다는 영상의학과적인 소견이 있었다. 다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복부 CT를 시행했다. 

   복부 CT상에서는 충수염이 터진 복막염의 의심 소견보다는 맹장 부위에 덩어리가 보이는 대장암 의심이 된다는 판단이었다. 입원 후에 응급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결국 대장암 진단이 되었고, 외과로 전과 후에 복통이 심해서 오른쪽 대장을 반 정도 절제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다. 대장암을 응급수술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케이스였지만, 생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분이었다. 

  대장암의 주된 원인은 술과 육류를 많이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게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이 40대 이하에서의 암 발생은 드문 편이다. 40대부터는 대장 건강을 위해서라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독자라면 검사를 꼭 해보시길 권한다. 게다가 요즈음의 대장내시경 시약은 3~4년 전의 약을 물에 타서 먹는 방식에서, 알약과 물만 마시면 되는 복약 편의성이 훨씬 좋아졌다. 물론 약을 먹고 설사를 하기는 해야 하지만, 더 늦게 진행된 암을 만나기보다는, 대장암이 되기 전 단순 폴립(용종)을 커지기 전에 내시경적 시술을 통해 절제해서 예방적으로 없애는 방법도 있으며 조기 대장암이 발견되면 사이즈에 따라서 수술을 안 하고 내시경 절제술 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가족 중에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20~30대에도 일찍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검사를 받는 수검자나 검사를 하는 의사도 아주 간단한 검사는 아니라서, 숙련된 의사에게서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적극적인 검사가 암을 예방하는 데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에 40대 이상이라면 적극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꼭 추천한다.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6장)

이찬복 집사(울산시민교회, 좋은 삼정병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