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학교에 진학하게 된 이유는 지금은 천국에 계시는 은사 목사님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신학교 입학선물로 제게 건넨 것이 7권으로 된 루이스 벌코프의『조직신학』이었습니다. 중‧고 시절 교회학교에서 목사님께서 직접 집필하신 교리공부교제로 공부를 해 왔던 터라, 벌코프의 조직신학은 제게 즐거운 세계였고 훌륭한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믿음의 성숙을 위해서는 신앙의 기초가 먼저 튼튼해야 합니다. 믿음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알아가고 견고하게 만드는 것에 신앙고백에 대한 교육, 즉 교리 공부만 한 것이 없습니다. 근래 들어 헤르만 바빙크의 저술들이 번역되어 국내에 소개되는 일은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 특별히 본서는 교회 교육을 위해 매우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언제나 교회를 향한 사랑과 관심을 가졌던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네덜란드 개혁파 신학자입니다. 그의 관심은 늘 교회에 있었습니다. 네덜란드가 배출한 탁월한 세기의 신학자이임에도 학문에만 경도되지 않고 언제나 교회를 향한 사랑과 관심에 천착했던 사람입니다. 대표적인 저술로는 『개혁교의학』과 『개혁파윤리학』이 있고 외에도 『찬송의 제사』,『믿음의 확신』과 더불어 『개혁교의학』의 요약본인 『하나님의 큰 일』과 『기독교 신앙 안내서』가 있습니다. 이 모든 저술들은 그의 신학의 최종 목적인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와 성도들에게 풍성한 믿음의 내용과 신앙의 확신을 목표로 저술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가 신앙을 상속하고 계승하는데 깊은 관심을 가졌는데, 그 목적을 위한 작품이 본 서라 하겠습니다.
우리시대 교회의 가장 큰 고민, 기독교신앙을 어떻게 전수할 것인가?
우리시대 교회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기독교신앙을 체계적으로 전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고, 다음으로 딱딱한 신앙의 교리를 어떻게 간결하고 쉽게 전달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본서는 이 두 가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처방으로 여겨집니다. 본서의 특징은 첫째, 주제별 구성입니다. 총 20가지의 주제를 따라 배열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시작으로 해서 ‘일반계시’, ‘특별계시’, ‘성경’, ‘성경과 신앙고백’,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 ‘삼위일체’, ‘창조와 섭리’, ‘인류의 기원과 본질과 운명’, ‘죄와 죽음’, ‘은혜언약’, ‘그리스도의 인격’, ‘그리스도의 사역’, ‘성령님의 부으심’, ‘소명’, ‘칭의’, ‘성화’, ‘그리스도의 교회’, ‘은혜의 수단’, ‘세상의 완성’으로 마무리됩니다.
논리적 순서에 따라 주제별로 배열
둘째, 논리적 순서에 따른 배열입니다. 믿음은 삼위하나님에 대한 지식과 이에 대한 굳은 신뢰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계시를 통해 알려졌고, 가장 선명하게는 성경을 통해서 알리셨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본질과 속성, 삼위일체로 현존하시며,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인류의 대표인 아담 안에서 타락한 인류는 죄와 죽음에 직면했지만 하나님은 언약을 세우셨고, 약속대로 그리스도를 보내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우리의 죄를 속하시고 의롭다하셨을 뿐 아니라 성령을 보내심으로 택한 백성을 보호하시되 주님의 몸 된 교회를 통해서 하십니다. 은혜의 방편인 말씀과 성례로 믿음을 튼튼하게 하시며, 다가오는 세상의 회복과 완성을 소망하며 기다리게 하셨습니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순서대로 학습해 가면 신앙의 내용과 체계까지 한꺼번에 잡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믿음의 내용을 명료하게 배워갈 수 있도록 의도된 책
셋째, 다음세대의 교육을 위해 의도되었습니다.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을 위해 『개혁교의학을 저술했다면, 청년‧대학생들을 위해서는 개혁교의학의 축소판인 『하나님의 큰 일』을 저술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회의 일반 성도들과 청소년들에 대한 목회적 관심과 신앙교육을 위해 『기독교신앙 안내서』를 저술했습니다. 인문학과 세상일반 교육과 접하면서 질문들이 늘어가는 청소년들이 믿음의 내용을 명료하게 배워갈 수 있도록 의도된 책입니다. 신앙의 골격을 세우고 변증할 수 있는 탄력 있는 근육을 늘여 믿음의 깊이를 더해 갈 수 있도록 신앙기초를 연마하기 위한 탁월한 교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독성과 더불어 깊이까지 다잡았다!
조직신학으로 치자면 서론에서 종말론까지 20개의 주제를 간결하게 분류‧배열하여 논리적 순서를 따라 신앙의 체계를 세워갈 수 있게 했습니다. 간결하고 명료한 문체와 해설로 쉽게 익혀갈 수 있습니다. 쉽다고 해서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가독성과 더불어 깊이까지 다잡았습니다. 집에서 부부가 함께 공부할 수 있고, 부모가 청소년이 된 자녀와 함께 신앙학습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교회학교 청소년부와 성도들의 그룹성경공부로도 활용하면 좋을 듯싶습니다. 신앙의 철골을 세우고 믿음의 내용을 심령에 아로새겨갈 수 있도록 도울 책이라 확신합니다. 제가 섬기는 울산언약교회에서는 내년(2026년) 수요모임에서 성도들과 함께 공부해 나갈 생각입니다. 한 내가 저물어가는 즈음, 새롭게 다가오는 한 해의 신앙성숙을 도모하시는 성도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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