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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활 속 신앙이야기

"세월의 아들"

 

  

  1980년대 첫 발령지 울산 무룡산 중계소, 퇴직 후 40년이 지난 오늘 울산에 다시 2번째 직장을 주시어 그리운 추억의 산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 옛날 출퇴근하던 산길을 따라 피어있는 꽃들이 나를 반긴다. 먹고살기 바빠 꽃에 무감각하던 사람이 결혼 후, 아내의 대단한 꽃 사랑에 나도 점점 닮아간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며 이제 제법 계절의 흐름을 느낀다.

  그렇게 추운 계절이 지나고 산수유와 매화가 피고, 목련이 피고, 또 벚꽃도 만개한다. 조금 기다리면 영산홍도 진달래도 만개할 것이다. 그러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수국도 배롱나무도 꽃을 피울 것이다. 더위가 지나, 때가 되면 국화도 코스모스도 꽃 피우신다.

  산림청에서 스케줄을 짠 것도 아니며, 달력을 던져주며 너는 꽃을 피우고 건너편 너는 지라고 정한 것도 아니건만 하나님이 하신다.

  ~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눅12:27~28)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1:28)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는 장성한 아들이 있다. 삼십 대 중반에 짝이 없이 혼자 다니는 아들이 안쓰러워 믿음의 자매를 구하려 여러 지인을 통해 청해 봤지만 어렵기만 하다. 아직 주님의 때가 아니라 생각하며,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위한 아내를 택할 때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이 땅이 그 이전 어떤 시대보다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급변하는 세상 속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경쟁은 더 치열하기만 하다. 불확실한 미래의 두려움 속에 영혼이 점점 움츠러드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주님의 말씀보다는 쉼을 먼저 찾곤 한다.

  “여행은 다리가 떨릴 때가 아니고 가슴이 떨릴 때 떠나야 진짜 여행이다.”라고 말한다. 여행도 때가 있듯이 사랑도 때가 있다. 다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치관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정도는 다르지만 20대는 “콩깍지가 씌어”라는 이야기를 하며 오히려 결혼에 골인한다. 30세가 넘어서면 이것저것 조건을 따지게 되며 자기 세계가 견고하고,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결혼의 시기는 점점 지체된다. 

  1인 가구와 한부모 가정이 증가하면서 전통적 가정에 대한 가치관이 이전과는 다르게 형성되어 “나 홀로 산다” “혼밥_혼자 먹는 밥” “혼행_혼자 가는 여행” 등 “나 홀로 소비”를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져 간다.

  여자를 사위로 맞는 혼란의 시대에 이세벨이 여호와의 선지자를 죽일 때 백 명을 오십 명씩 굴이 숨기고 떡과 물을 먹이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희망을 가지고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소원하며, 오늘도 아들의 배필을 위해 기도한다. 

  아들을 향한 아비의 애타는 마음을 전하며...

밀양성결교회 이대희 안수집사(010-2832-3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