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끝자락에서 녹음을 찾아 들판을 거닐어 본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며 이마를 쓰다듬고, 바람이 뺨을 스치며 친근하게 다가올 때 나는 느낀다.
자연이 주는 축복의 따사로움을.
숲이 일렁인다. 바람이 불어 숲이 일렁일까?
숲이 일렁이어 바람이 불까?
나의 궁금증에 나무는 그냥 가지 끝을 흔들며 인사할 뿐이다.
주님의 손길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나무 그늘에 앉아 자연의 향기를 코끝으로 맡아본다.
이번엔 나무의 그림자가 땅바닥에서 일렁인다.
보석처럼 반짝이며 빛과 그림자 사이를 오가며 일렁인다.
바라보는 내 마음이 움직인다.
그리고 춤을 추듯 앉아 몸을 움직여본다. 참 좋다.
주여! 주의 그늘에서 제가 쉬고 있나이다.
머리 속에서 연필 한 자루, 종이 한 장을 꺼내어 일렁이며 인사하는 나뭇잎 하나하나를 그려본다. 쉼의 여유를 느끼면서….문득 이 숲은 얼마나 많은 세월을 한자리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피조물들에 안식을 주었을까? 새삼 경이로움을 느낀다.
이름 모를 새들이 사뿐히 내 옆자리를, 그림자를 밀치고 자리한다.
그간 여러 번 이 싱그러움을 만끽한 자연스러운 행위에 난 생각한다.
어쩜 그들의 자리를 내가 침범하였을지도 모르는데 아무 저항 없이 함께 나누고자 흔쾌히 동석을 배려한 것 같다.
새들이 노래한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허밍으로 나도 따라 콧노래를 부른다.
숲 바람의 반주에 새들의 합창이 명쾌하게 들판에 울려 퍼진다.
이내 오늘의 천지창조에 초대장을 보내주신 주님께 두 손 모아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2024년 5월에 노 덕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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