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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활 속 신앙이야기

시어머니와 며느리

 며느리가 무슨 약인지 혼자 먹는 것을 보았다. 시어머니가 무슨 약이냐고 물어도 얼버무리고 넘어갔다. 나중에는 약을 숨겨놓고 몰래 먹는 것 같았다. 궁금해진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없을 때 방을 뒤져서 약을 찾아냈다. 포장이 고급스럽고 영어가 빽빽이 쓰여 있는 것이 좋은 약인 것 같았다. 시어머니는 괘씸한 생각에 한 마디 해줄까 하다가 한 알 씩 먹었다. 며느리가 뭐라고 하면 그때 한마디 해줄 참이었다.

어느 날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어머니 혹시 제약 드셨어요.” 하고 물었다. 시어머니는 이때다 싶어 그래 내가 좀 먹었다. 넌 그 좋은 약을 시애미도 안주고 숨겨놓고 혼자 먹었냐? 고 쏘아 붙였다. 며느리가 하는 말............ 어머니! 그 약은 피임 약이예요. 하 하 하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는 멀리 할 수도 없고 가까이 하기도 어려운 관계다. 간혹 어머니와 딸처럼 다정하게 지내는 고부 사이도 있지만 대부분의 며느리들은 시어머니를 어려워한다. 오죽하면 ‘시’자 들어가는 건 다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고 시계도 안쳐다 본다는 조크까지 있을까?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남편의 어머니,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는 아들의 아내일 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시어머니가 친정어머니가 될 수 없고 며느리가 딸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친정어머니처럼 해주기를, 며느리가 시어머니에게 딸처럼 해주기를 바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  

행복한 3대(사진=경주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사이좋게 잘 지내려고 하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며느리는 내가 사랑하는 남편을 낳아서 잘 키워주신 분이시니 감사한 마음으로 시부모님을 공경해야 한다. 시어머니도 내가 사랑하는 아들의 아내가 되어서 자식을 낳고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을 고마워하며 며느리를 사랑해야 한다. 며느리 입장에서 시어머니와 대화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당한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 할 수 있고 대화를 통해 정이 들기 때문이다. 처녀 때는 별 생각 없이 맞았던 명절도 며느리로 맞을 때는 큰 부담이 된다. 시부모님의 생일, 시댁의 애경사도 챙겨야 하는데 명절이나 행사를 하면서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이 있다. 지혜로운 며느리라면 시어머님께 어떻게 하길 원하시는지 의논해서 한다면 별 무리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어머니도 며느리가 어떻게 하나 보고 있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잔소리하지 말고 어떻게 할 생각인지 미리미리 물어보고 서로 의논해서 갈등의 요소를 없애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가 원만하면 온 집안이 행복하다. 

  성경에 나오미와 룻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로서 아름다운 고부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시어머니 나오미나 며느리 룻은 모두 남편과 사별하고 서로에게 아무것도 기대 할 것이 없는데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이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 내고 결국은 모두에게 축복이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믿음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이 있으면 아름다운 고부 관계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설 명절을 맞으며 힘들지 않도록 서로 배려하며 즐거운 명절을 보내고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잘했다고 칭찬하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살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