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계시에 대한 믿음으로 되는 것
우리는 무신론이 강력하게 터를 장악한 시대에 성도로 살아갑니다. 필연적으로 우리는 믿음의 이유를 물어오는 이웃들을 만나고 대답하고 설명할 의무를 집니다. 현대에도 기독교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하나님도 성경도, 진리도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상황도 변화합니다. 그래서 우리 상황에 대한 끊임없는 재해석과 분석이 요구됩니다. 오늘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성경이 말하는 근본적인 문제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따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인들은 사실, 근본적인 질문을 회피하고 살아갑니다. 뿌리에 해당하는 시원의 질문에는 답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도들을 가감 없이 질문할 수 있습니다. 해답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는 추상적인 종교가 아닙니다. 지엽적이고 부분적인 설명 또한 아닙니다. 근본적일 뿐 아니라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종교입니다. 우리가 믿는 복음은 문제해결의 일부나 지엽적인 구원을 말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개인의 행복이나 사회의 구조개선이나 정치적 변화 정도를 약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을 포함하지만 우주적 변화와 모든 것의 결정적 구원을 다룹니다. 세상은 기독교를 다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설명해야 하고 변증해야 합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하지만 크게는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첫째는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담고 있고, 두 번째가 나를 아는 지식에 대해 풀어내고 있습니다.
1장 ‘하나님은 과연 계시는가’에서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이론적으로 증명가능한 부분과 그럴 수 없는 부분을 나눠설명합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전 시대보다 더 현명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무신론이 현대의 정신적 기류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으로 보아도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기보다 무신론을 증명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믿고 싶어도 믿지 못하는 대다수의 교양인들은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는 불가지론으로 얼굴을 묻어 버립니다. 저자는 하나님의 존재증명의 방식은 존재론적, 우주론적, 목적론적 증명을 쉽게 해설해 나가면서 결국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이성에 대한 신앙이 아니라 계시에 대한 믿음으로 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2장 ‘현대인에게도 성경이 필요한가’에서 과학을 과신하는 현대인들의 편협한 시선을 따끔하게 질책하고 있습니다. 19세기 프랑스 철학자 꽁트(A. Comte)는 사고방식에 있어 인류 역사를 세 단계로 나눴습니다. 첫째가 신학적 단계로 모든 설명을 신학적으로 설명하는 시대를 넘어 둘째, 형이상학적 단계는 개념과 이성, 철학의 단계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세 번째 단계인 실증적 단계로 과학과 숫자, 통계로 증명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성경은 흘러간 옛 유물이며 우리시대에는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현대인들은 성경을 하나님 말씀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나 성경의 목적은 과학의 목적과 다릅니다. 성경은 정보전달보다 구원에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이 우리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저자는 차분하게 성경의 권위와 긴요성을 잘 변증하고 있습니다.
3장 ‘현대인에게도 예수가 필요한가’에서 악의 문제는 과학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의 문제라고 진단합니다. 모든 악은 실상 죄로부터 흘러나온 것입니다. 문화가 발달하고 지식의 힘이 증대되면 더 행복할 것 같지만 도리어 반대입니다. 근본적인 문제, 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죄 용서와 참 소망의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 이심을 잘 정돈하고 있습니다.
4장 ‘현대인에게도 교회가 필요한가’에서 세상의 질서인 이기주의와 이를 위해 형성되는 이익공동체와 구별되는 교회의 정체성을 잘 적시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절망과 탐욕의 땅에서 소망과 사랑을 심는 삶을 살도록 성도들을 훈련시킵니다. 이러한 헌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으로 세상의 목표와 예리하게 구분됩니다.
하나님의 만남과 교통 없이는 나를 결코 알 수 없습니다.
5장 ‘세 가지 질문에 대하여’에서 인생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 세 가지를 언급합니다.
6장 ‘나는 누구인가’에서 첫 번째 질문인 나를 아는 지식을 다룹니다. 나를 알기 위해 내부를 들여 본다 한들 나를 알 수는 없습니다. 심리과학으로 나를 분류하고 규정해 보아도 나를 알 수 없습니다. 성경이 소개하는 인격적 하나님을 만나지 않고서는 나를 바로 알 수 없습니다. 칼뱅은 『기독교강요』 1권 첫 장에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이어서 ‘인간을 아는 지식’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허공에 서 있을 수 없듯이 창조주 하나님과의 만남과 교통 없이는 나를 결코 알 수 없을 것입니다.
7장 ‘왜 사는가’에서 삶의 의미를 질문하고 답합니다. 우리시대를 휘감고 도는 ‘허무주의’와 ‘쾌락주의’, ‘자기실현’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한 삶을 잘 정돈해 놓았습니다.
마지막 8장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이 땅에서의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낼 수 있는가를 설명합니다. 판에 박힌 듯이 자기 성취를 위해 몰입하고 먹고 사는 일에만 몰두하는 인생을 넘어 하나님의 자녀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하나님 나라의 삶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면서 살 수 있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원망과 증오를 품은 마음에서 사랑이 흘러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천국의 삶은 죽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아버지가 되시면서 부터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은 삶의 방식을 모르지만 성도들은 압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명에서 충실하게 우리에게 이미 일러주셨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누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본서는 출간된 지 40년 가까이 된 책이지만 여전히 서재에서 눈에 잘 띄는 위치에 꽂혀 있는 책입니다. 젊었던 때 본인에게도 적절한 영감과 힘을 더해주었던 책입니다. 과학이 시대를 장악하여 더 이상 믿음은 낡은 것으로 치부되는 시대, 방황하기 쉬운 청년들에게 긴요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공지능(AI)시대가 눈부신 속도로 삶 속에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리즘과 통계, 숫자로 표현되는 과학이 더 큰 힘을 얻고 신의 자리를 탐하는 때, 하나님과 성경, 교회의 변함없는 위치와 역할을 단단하게 세워 뚝심 있는 성도로 세상 속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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