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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이종인 목사와 이 달의 책

「한글셩셔」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본서는 「비늘천장」을 포함해 총 7편의 단편들이 묶여진 소설집이다. 저자의 글은 묵직하다. 생각을 곱씹게 만들고 글의 깊이에 문득 침잠하게 만드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가볍게 읽어서는 그의 사유와 진면목을 제대로 길어내기 힘들 수도 있다. 세밀하게 살피지 않으면 저자가 믿음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기도 힘들다. 서사로 입혀진 사유의 속살들이 드러나고 나서야 ‘아하!’ 감탄하게 된다. 저자가 그려내고 표현하는 이야기가 담고 있는 질문들과 사상들을 길어내지 못하면 소설의 진면목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나님 앞에서의 평등, 인간의 불완전성 등 기독교적 사상을 서사에 실어 표현 저자는 1961년 영덕에서 출생했다. 영남대 독문과와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고, 1990년 「동아일보」 신문문혜에서 중편소설로 등.. 더보기
직업은 소명이다!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하다. 기업들은 경쟁과 성공을 위해 원가절감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인건비부터 줄여간다. 어느새 몸 쓰는 직업들은 AI와 경쟁해야 하는 때가 왔다. 4차 산업의 확대로 국내에서는 노동집약산업이 줄고 첨단 산업으로 재편되어 가고 있다. 프로그램 엔지니어들의 수요는 늘어가지만, 인문학을 비롯한 이론 사업과 노동력에 의존하는 직업군은 현저하게 줄어가고 있다. 현재의 청년세대에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서가에 자기 계발서가 난무하고, 자기를 위한 삶의 철학, 직장에서의 승리의 비법들을 탐독한다. 소명과 직업의 관계를 하나님과 말씀 앞에 세우지 않으면, 심각한 괴리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교회와 일터가 분리되어 버리고, 교회에서의 삶과 일터에서의 삶이 분절되는 이분법적 삶으로 .. 더보기
목사를 아십니까? 본서를 덮으며, 신학생 시절 목회의 길을 재고하게 했던 책, 스펄젼(C. H. Spurgeon)의 『목회자 후보생들에게』와 목회초년에 좌절에 가까운 갈등과 함께 각오를 주었던 마틴 로이드존스(M. Lloyd Jones)의 『목사와 설교』를 떠올렸다. 초년의 계절에 치열하게 자극하던 글과 달리 무던하면서도 마음에 울림을 주는 글이다. 목사에 대해 풀어내는 저자의 글에 공감되어 위안이 되어서일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느새 흰머리 희끗희끗한 중년목사가 된 내게 다시 마음을 다잡도록 적절하게 자극하는 좋은 책을 만났다. 가독성 있게 읽혀지는 소책자이지만 목사로 사는 인생길에, 같은 길을 가는 동무 같이 와 닿는다. 그래서일까. 반성케 하는 글이면서도 위안과 쉼이 머문다. 목사는 교회를 위해 존재하며 교회가 목사.. 더보기
고대문헌을 살필수록 드러나는 성경의 정교함! 창세기를 신화처럼 취급하는 등 수용 어려운 해석이 있으나 대표적인 고전이기에 이해 필요 「길가메쉬 서사시」는 가장 오래된 신화이자 최초의 신화로 세간에 알려져 있다. 지금처럼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 고대에는 구전이야기나 신화에 역사를 담아 후손들에게 전달되었다. 그리스와 페르시아가 전쟁을 벌인 때로부터 2,300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야 최초의 문명이라 부르는 수메르문명을 만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인류의 규범, 신화, 종교, 역사, 언어, 문자, 철학, 윤리, 법률, 정치, 행정, 경제, 국방, 의학, 과학, 천문, 수학, 농업, 공업, 상업, 교육, 출판, 문학, 예술, 음악, 건축과 스포츠를 망라한 위대한 문명의 번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폭발적인 문명은 어디에서 왔을까? 사실 구속역사를 기록한.. 더보기
농밀한 사랑의 노래 사랑을 노래해 아름다운 ‘아가서’ 유월절에 낭독되는 성경 사랑을 빼고 삶을 말할 수 있을까. 인생을 똘똘 뭉치고 있는 고통과 아픔에도 사랑이 있어 우리는 인내할 수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나 영화, 작품들 속에 사랑은 가장 중요한 주제에 속한다. 아니 모든 이야기들은 인용에 불과하고 삶의 주제는 사랑이어야만 한다. 사랑이 빠진 인생은 뼈다귀에 불과하지 않을까.『아가』의 원문제목은 “노래들 중의 노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뜻한다. 아가서가 아름다운 노래일 수 있는 이유는 사랑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아가』가 담아내는 표현면적으로는 남녀 간의 농밀한 사랑이야기라 성도들이 입에 자주 오르내리지 않는 책이다. 게다가 문장의 난해함이 더해져 사람들에게 이해되지 못한 미답의 책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실상『아가』.. 더보기
교회를 아시나요? 변화의 시기에 중요한 것은 본질에 대한 이해! COVID-19는 세상에 급변을 불러왔다. 사회적으로는 비대면 수업과 회의가 익숙해졌고, 기업들의 패러다임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다. 경제적 변화는 금융의 변화로 CBDC(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로의 전환과 암호화폐의 확산으로 금융계의 일대 혁신이 눈부시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기존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에 익숙했던 우리는 어느새 쿠팡과 배달의 민족에 더 친숙해졌다. 국민은행과 농협에 익숙했던 금융권이 카카오와 토스로 변모하나 싶더니 이제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 거래소) 지갑에 익숙해져 가야 할 차례다. 코로나 팬데믹은 20년의 세상을 2년으로 폴더 접듯 압축‧진전시켜버렸다. 빠른 변화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하.. 더보기
서자선, 그녀가 변했어요 서자선, 저자의 이름이다. 그녀를 알게 된 것은 SNS를 통해서다. 그녀의 기록들엔 책들로 가득했다. 가벼운 책으로 시작했던 그녀, 성경과 신앙기본도서들이 나열되더니, 어느새 무거운 책들이 하나 둘 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수년에 걸친 치열한 그녀의 독서기를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은혜로운 설교집들이 나열되나 싶더니, 문학과 신학, 철학도서까지 읽어내는 그녀가 경이로워지기 시작했다. 꼼꼼하게 노트하고, 책모임을 통해서 나누는 모습은 내게 지속적인 자극이 되었다. 한 사람이 독서를 통해 어떻게 성숙해져가고 변화 되어 가는지를 지켜본 셈이다. 결국, 그녀의 책이 출간되어 나왔다. 질문에 이끌려 확장된 독서로 다가가다 『읽기록』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질문의 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오랜 세.. 더보기
이방인 재미교포 작가가 담아낸 고단한 여자의 일생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1989년에 이르는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역사가 우리를 망쳐놓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문제작 를 요 며칠에 걸쳐 읽었다. 책상 위에 놓이지 못하고 책장으로 들어가게 되면 눈길을 주기까지 방치된다. 어떻게든 내 눈과 마주쳐야 빛을 볼 수 있는데, 글쎄 아내가 먼저 읽기 시작했다. 아내가 읽은 다음 펼치기 시작했다. 재일교포 디아스포라 자이니치에게 주어진 벗겨낼 수 없는 운명적 차별. 냉혹한 시선에 굴하지 않고 씨름하는 4대의 역사. 대를 이어 지속되는 저주받은 혈통.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들의 분노. 좌절. 체념. 절망으로 한(恨 )하는 현실 속에서도 삶은 끈질기게 이어졌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 더보기
『기독교강요』와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 다가온 대선, 정치적 입장차이 때문에 성도들이 갈라져서는 안된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모이는 사람들마다 정치와 정당, 대통령 후보자들에 대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선거철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네거티브와 격론, 다툼 또한 여전하다. 가장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일은 보수나 진보의 입장 차이 때문에 성도들이 갈라서는 일이다. 서로에 대한 비난과 분리는 성도에게 합당치 않은 일이며, 부끄러운 일이다. 선거시즌마다 격화되는 다툼은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이해부재에서 비롯되지 않나 생각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우선 국가에 대한 성경적이고 바른 이해를 가져야 한다. 교회와 국가의 역할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해와 왜곡은 성도들로 하여금 혼란하게 만든다. 세상여론과 정치선동에 편승하여 한편으로 치.. 더보기
교회다운 교회로 서라! “교회는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 바른 교회를 찾아 유리하는 도피 성도들이 넘친다. Covid-19 사태로 비대면과 영상예배가 확산되어가고 있다. 변화의 사태가 커진 만큼 성도들의 방황은 확대되었다.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 만큼 큰 시대적 변화 중에 고심들은 커지고 있다. 교회들은 두 갈래의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시대의 물결을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영상시스템과 메타버스 시대를 준비하고, 시대적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변화의 파도에도 변치 않는 교회의 본질을 재고하고, 성경에서 말하는 교회로 개혁해가는 방식이다. 저자는 세초부터 세말까지 존속할 교회는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몇 해 전 저자와 울산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었다. 주고받는 대화.. 더보기
차별 없이 베푸시는 하나님의 선물 이원론적 사고와 삶의 분리 문제,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살아가다 보면 어려운 질문들에 직면한다. 하늘에 속했지만, 이 땅을 살아가기에 다가오는 물음들도 복잡하고 쉽지 않다. 섬기는 교회에 정말 바쁜 집사님이 한 분 계신다. 촌각을 다툴 만큼 분주한 일터에서의 씨름 속에서도 예배 한 번 빠지지 않는 신실한 분이다. 노모와 아내 4명의 자녀까지 살뜰하게 챙겨서 교회에 빠짐없이 출석한다. 하루는 물어왔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요? 바쁜 사업으로 인해 일터에서 소진하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교회 중심의 삶이 흩트리는 것이 아닐까 염려해서였다. 하나님의 일과 세상일에 대한 이분법적 분리가 옳지 않다고 차근하게 설명해 드린 기억이 있다. 이원론적 사고와 이로 인한 삶의 분리 문제는 우리 시대에 적지 않은 문제다.. 더보기
사람은 무엇으로 구원받는가? 오래전 일이다. 부산 중앙동에 소재한 괴테(독일문화원)를 1년 넘게 다녔다. 독일어 공부를 위해서다. 언제부터 독일어가 수많은 유럽언어들 가운데 중요한 위상을 가지게 되었을까? 독일어가 유럽에서 중요한 언어로 자리 잡게 된 계기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로 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아니, 괴테가 독일어를 아름답게 만들었다고 과장해서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영국에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독일에는 천재문호 괴테가 있다. 괴테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평온한 낭만주의자로 부르는가 하면, 다른 이들은 예언자적 슬픔을 갖춘 회의주의로 보는 이들도 많다. T.S. 엘리엇은 시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인’이라 불렀고, 앙드레 지드는 ‘비범한 평범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