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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추석에 생각하는 "신앙의 결단"과 "감사"

  추석이란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말로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또한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연중 으뜸 명절이다.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한국세시풍속사전) 
  추석에는 한복을 입고 햅쌀로 빚은 송편과 여러 가지 햇과일·토란국 등 음식들을 장만하여 추수에 감사를 나누었다. 또한 맛있는 음식을 이웃과 다정하게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아무리 가난하고 어렵게 사는 사람도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보냈음으로 “1년 열두달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도 생겨났다.
  그야말로 큰 명절이다. 풍성한 추석, 즐거울 것만 같지만, 황금연휴에 여행을 가거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는 여기는 것이 추세이나 여전히 제사문제로 속앓이를 하는 그리스도인이 있을 것이다.
  신앙인 남성들 입장에서는 부모 형제들이 다 제사를 지내는데 혼자 버티고 서 있는것이 큰 어려움이다. 어른들이 도끼눈을 뜨고 째려보면서 “그럴 거라면 호적 파라” 하시면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다. 내가 신앙의 결단을 했더니 결국 온 형제들이 예수 믿게 되었다는 해피엔딩 보다는 제사문제로 불거진 갈등으로 형제지간에 원수가 되는 가정도 있다. 
  신앙인 여성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특히 남편이 불신인 아내는 명절마다 시댁 가는 것이 정말힘들지 않을까. 시댁에서는 일이 꼬일 때마다 “예수믿는 며느리 잘못 들여서”라고 한다. “너희 예수 쟁이들은 조상도 없고 부모도 없냐”고 말할 땐 뭔가 속에서 치밀어 오르지만 꾹꾹 눌러 참는다. 그렇게 명절을 지내고 나면 몸 뿐만 아니라 마음도 파김치가 된다. 명절은 아주 고약한 날이다. 
  사실 제사 문제 보다 더 앞선 것은 우리가 가족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의 문제이다. 평소에는 찾지 도 않다가 제사 때 형제들이 다 모이니까 겨우겨우 온다면, 늘 늦게와서 “저는 교회 다녀서 제사 음식은 안 만들고 절 안해요.”라고 말한다면, 그렇게 상전처럼 굴다가 제사 끝나자마자 자리 불편하다고 털고 일어난다면, 이 말과 행동들은 신앙의 결단이 아니라 가문을 축복해서 일으켜야 할 사람으로서의 직무유기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안 하고 안 먹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거기 가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드러 내는 것이다. 말과 기도로 축복하고, 섬김과 나눔으로 축복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 추석에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다른 누구도 아닌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드려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추석과 거의 같은 시기에 초막절을 지켰다. 이들은 이 명절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을까? 추석을 맞이하며 초막절을 지키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우선 초막절은 대속죄일 다음에 이어지는 절기로 과거를 기억하게 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0년간의 광야생활을 기억했다. 아마 불평, 원망, 불순종의 죄들이 떠올랐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허물을 덮고 가나안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더 기억하기 위해 이 절기를 지켰다.
  더 나아가 현재에 감사하게 하는 절기가 초막절이다. 지금은 농경사회는 아니지만, 추석이나 초막절은 한 해 중 가장 풍성한 때이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도 과일농사를 수확하는 때였다. 그렇기 때문에 초막절은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복에 대한 감사의 절기이다.
  또한,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그 땅의 소출을 먹으며 드리는 절기이기 때문에 약속을 성취하신 하나님에 대해서도 기억하는 절기일 것이다.
  이번 추석은 이스라엘 백성이 지켜온 초막절의 감사를 떠올려보며 광야같았던 지난 인생에서 함께 하셨던 하나님께 감사하자. 여러가지 갈등으로 감사할 수 없는 긴 날들만 이어져 지칠지라도, 나를 가정에 보내신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하며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는 복된 날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