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뷰/생활 속 신앙이야기

존귀한 "숙자씨"(영광교회 류행선 목사)

 

류행선 목사(영광교회), 부산역 노숙자들과 함께 웃고 함께 울다
노숙자 섬김 단체 ‘숙자씨미니스트리’ 조직해 지속적 관리와 봉사 이어가

 

“숙자씨 미니스트리”의 주요 사역은?

  “노숙자 사역이라고 표현하지만, “노숙자”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똑같은 한 영혼이지 노숙자로 태어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똑같이 귀한 영혼이다. 그래서 이분들을 좀 더 존중하고, 높여드릴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노”자를 빼고 숙자씨, 숙자씨 미니스트리로 부르게 되었다. 제가 섬기고 있는 영광교회가 주체가 되고, 연관된 교회들이 주체가 되어서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정한 시간이 되면 예배를 드리고 도시락을 나눠드린다. 그다음에 예수님 영접하실 분 계십니까 하고 묻고, 손을 들어서 표시하면 영접 기도를 한다. 그다음에 오늘 이 영혼은 천국에 소망이 있다고 선포한다. 감사하게도 우리의 사역으로 인해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교회에 정착한 “숙자씨”들이 계시고, 삶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가지고 새롭게 살아가시는 분들도 계신다.”


어떻게 노숙자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나?

  “2000년대 초반, 부산 노포동에 종합시외버스터미널이 문을 열 때쯤, 처음으로 노숙자 사역 현장에 함께 했다. 이후 한 달에 두 번씩 터미널 앞에서 노숙자 사역을 이어가다, 함께 사역하시던 한 분이 소천하시면서 팀이 흩어져버렸다. 그렇게 사역이 멈췄다. 1년쯤 흘렀을까? 어느날 모르는 전화가 왔다. 전화 너머로 “류행선 목사 맞는가?”라는 물음과 함께 몇 년 전 부산 터미널에서 너무 은혜를 받았다, 그때 내가 예수를 믿고 나서 이렇게 변화해서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 전화를 받고 하나님 앞에 죄송하다는 마음뿐이었다. 사역을 한다고 해놓고 그저 내 편의상 접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부산역으로 가게 됐다. 그때가 11월~12월쯤이다. 날씨가 상당히 추워져서 전국에 있는 숙자 씨들이 부산 쪽으로 몰리던 시기다. 당시만 해도 부산역 안에서 쉴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 있었다. 종착역이라 역에 오는 모든 노숙자가 안에서 쉴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노숙자 사역이 시작됐다.”


“신발 목사”로 알려졌다고 들었다.

  “어느 날 보니 이 분들 신발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새 신을 살 수 있는 형편도 안 되고. 이들의 발이라도 좀 따뜻하게 해줄 수 없을까 해서 신발을 후원받아왔다. 한분 한분 신발 사이즈를 물어보고 주문하고 구입해서 전해드리니 너무 좋아하신다. 지금까지 나눠드린 신발이 200켤레는 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 번도 낡은 신발을 준 적이 거의 없다. 다 새것으로 구입해 드렸다. 보통 노숙자 사역을 한다고 하면 중고물품을 주려고 한다. 마음부터가 그렇다. 노숙자니까, 새것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걸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나님 아버지 마음은 그렇지가 않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사역이 쉽지만은 않을텐데.

  “예수님의 사랑이 실제가 되는 것에 집중하며 사역하고 있다. 이 분들을 일반 교회에서는 품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교회 정착이 어렵다. 교회 안에서도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다. 사역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예수님 사랑합니다” 하고 말은 하지만, 그 사랑이 실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수님의 사랑이 실제가 되면 이 사람들 가까이 가도 냄새도 안난다. 손도 덥석 잡을 수 있다.  왜나하면 주님이 보시면 그 사랑은 이 영혼에게 있지 않은가. 똑같은 영혼인데 세상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짓밟힌 자들이다.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존귀한 자들이다.”


기도제목이 있다면?

“모든 사람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지 다 느낌과 감정이 있다. 어두운데서 조그마한 빛이 들어가면 그것이 희망이다. 예수님이 바로 그 빛이다. 빛을 전하는 사역이 계속 되기를 바란다. 이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를 꼭 부탁한다. 물질의 후원보다도 기도의 후원이 절실하고 든든하다.”

김상희 실장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사도행전 20장 2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