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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특별기고

내가 원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한때 구순이 넘으신 우리 어머님은 자상하고 차근히 설명하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좋아하셨다. 그런데 셋째 아들은 직설적이고 강한 어조로 선동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편이었다. 두 분은 늘 충돌하였다. 


  “니는 어째서 저런 사람을 좋아하노? 꼭 니거 아버지 닮았네.”


  “어머님, 조용하게 이야기 하는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책을 봐야 하는 거 아이미꺼”


  두 분 모두 새벽기도회를 빠지지 않는 신실한 크리스천이셨지만, 정치적 이슈만 나오면 성령님이 어디 출타하셨는지 충돌이 보통이 넘으셨다.


  우리는 지금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과 사람을 지지하고 이야기하고 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나의 좋아함이 너를 비난하는 것”으로 나아가는 것은 덕의 문제이다. (고전 10:23)


  일전에 군산에서 목회하는 충청도가 고향인 친구를 울산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대통령 선거 유세가 한창일 때였다. 그 친구는 침을 튀기면서 이재명 후보를 홍보하였는데, 옆에 있는 한 경상도 목회자는 윤석열을 찍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였다. 군산에 있는 목회자는 거의 다 이재명 씨를 지지한다고 하였다.


  “이재명이 당선 안 되면 나라 꼴이 희한하게 된다”라고 하면서 날마다 이재명 씨가 대통령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그런데 윤석열 씨가 당선되었으니 이 일을 어떻게 하는가? 우리 하나님은 한국에서 좌우로 나뉘어 어려움을 당하고 계시는 듯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이 당선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쁜 사람들은 자기 생각을 관철하기 위하여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표현과 데이터를 모아서 이야기한다. 비상적인 상황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것들을 일반화하여 도발하고 자극하고 선동시키고자 한다. 그런 말들에 넘어가는 것은 자유이지만 선동하는 것은 어리석음을 뛰어넘어 나쁜 것이다.


  하나님을 모르는 바벨론에 의해서 언약의 나라가 1, 2, 3차에 걸쳐서 끌려갔지만, 하나님을 모르는 페르시아의 왕에 의해서 1, 2, 3차에 걸쳐서 포로 귀환을 하기도 한다.


  우리 왕은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일희일비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높이기도 하시고 내리시기도 하신다. 하나님의 섭리라고 하는 큰 틀에서 역사를 이해하고, 인내하고, 해석하고, 믿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매우 소중한 신앙의 자산이라 생각한다.


  “그는 선하시며(항상 옳으시며)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심이라”(시 106:1)


  “저 사람을 통하여 하나님은 어떤 일을 행하시기를 원하시는가?” 이 질문은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이들이 물어야 할 내용이다. 


  기본적으로 그리스도인은 거친 태도를 버려야 한다. “사환들아 범사에 두려워함으로 주인들에게 순종하되 선하고 관용하는 자들에게만 아니라 또한 까다로운 자들에게도 그리하라(벧전 2:18)” 까다로운 자들에게도 순종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거칠게 저항하여 사람들에게 영웅은 되어갈는지 몰라도 우리가 지향해야 할 태도는 아니다.


  때가 되면 모든 것이 드러나고 하나님의 뜻이 굳게 설 것이다. 아멘.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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