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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특별기고

이 땅에 오신 사랑의 하나님

 

울산 도심 중심지인 태화로터리에 세워진 성탄절 트리와 십자가.

 

  성탄절. 성탄절(聖誕日), 크리스마스(Christmas)라고도 한다. 크리스마스는 영어이며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라는 의미로 고대 영어인 Cristes maesse에서 유래하였다. X-mas라고 쓰는 경우의 X는 그리스어의 그리스도(크리스토스: ΧΡΙΣΤΟΣ)의 첫 글자이다. 프랑스에서는 노엘(Noel), 이탈리아에서는 나탈레(Natale), 독일에서는 바이나흐텐(Weihnachten)이라고 한다.


  신약성경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기록을 사건으로만 다루고 있을뿐 그가 탄생하신 날짜는 밝히고 있지 않다. 이것은 초대 교부들의 글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와 같은 이유는 초대 교회가 그리스도의 탄생보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구원에 대한 교리적인 내용과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이 누구이신가에 대한 문제가 더 중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편, 각종 문헌에 따르면 주후 98년에 성탄절을 처음 지키기 시작했고, 주후 137년 로마의 주교 텔스포루스가 성탄절을 엄숙한 절기로 지키도록 명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히포의 어거스틴이 쓴 삼위일체론 4권 5장의 기록에 따르면 “예수께서는 3월 25일에 수태되셨다. (중략) 전통에 따르면 예수께서는 12월 25일에 태어나셨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적어도 로마제국이 기독교를 공인했던 313년 이전인 3세기부터 히포의 어거스틴이 활동했던 북아프리카 지역, 라틴어권의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탄생을 12월 25일에 기념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정식으로 지키게 된 것은 로마의 교황 율리오 1세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정한 주후 350년의 일이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성탄절에 대한 역사적 유래에 관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와서 예수님의 탄생을 알렸다는 내용을 토대로 성탄절이 정해졌다는 설이다. 4세기 당시의 사람들은 수태고지의 날을 3월 25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들은 수태고지를 받은 날에 9개월을 더하여 예수님의 탄생을 12월 25일로 정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교도의 축제인 태양신의 탄생과 결부되었다는 설이다. 기원전부터 로마, 이집트 등 이교도 지역에서는 태양 숭배 및 관련 신화에 따라 12월 25일을 “무적의 태양신”(Sol Invictus) 축일로 기념하고 있었다. 초대 교인들은 이런 사실에 의미 부여를 하고는 의의 태양이신 예수를 기린다는 의미에서 이교의 탄생일인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서방교회는 태양력으로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지만 동방교회에서의 성탄절은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님을 경배한 1월 7일(율리우스력의 12월 25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크랜튼 선교사 부인의 기록에 보면 1894년에 명성왕후에게 성탄절을 소개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이 당시의 성탄절은 선교사들에게 선물을 교환하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날로서 종교적 절기라는 개념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휴일의 의미가 강했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선교지 한국에서의 상황은 선교사들로 하여금 성탄절이라는 풍습을 한국인들에게 소개하면서, 이 날은 자연스레 기독교라는 낯선 종교를 알리는 날로 자리를 잡았었다.


  한편, 1920년대까지만 해도 성탄절은 교회의 행사로만 치루어졌지, 교회 밖의 일반 사회에서는 의미 있는 날로 인식되지 못했었다. 그리고 1920년대 중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 성탄절을 소개하는 기사가 실렸었는데, 그 내용도 낯선 서양 풍속을 소개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전영택이 1926년 ‘동광’에 쓴 글에 보면 성탄절의 유흥 분위기를 경계하는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던 것이 1930년대 서울 시내에 백화점이 들어서면서 성탄절은 상업 문화와 더불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1945년 8월 15일 일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우리나라는 1949년부터 성탄절이 정식 공휴일로 제정되어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별히 1981년까지 우리나라에 통행금지가 시행되던 시절에 유일하게 밤새도록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예외적인 날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12월 24일과 31일이었다고 한다. 성탄절 이브에는 통행금지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누리는 날로, “올 나잇” 문화가 교회 안에서나 밖에서나 형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성탄절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범죄함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역사의 중심에 오신 사건이다. 사랑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셔서 거룩하고 아름답고 영롱한 별들 가운데 거하시던 하나님이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사건이다. 뿐만 아니라 천사는 이렇게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마구간에 태어나신 것을 일컬어서 온 백성에게 미칠 기쁨의 소식이라고 말씀했다(눅 2:10). 그러므로 성탄절을 맞아 우리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마음에 담길 바란다. 그 사랑으로 모든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기도한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