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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특별기고

"협력하여, 창조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창조의 부르심과 '탄소제로 녹색교회'(2)


>>지난호에 이어서


‘영성’, ‘교육’, ‘실천’을 결심하고 선언하라
창조의 빛으로 인해 지구가 온전히 회복되도록

 

‘탄소제로 녹색교회’는 우선 결심하고 선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실천은 다음 세 가지로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영성’의 길이다. ‘성서와 환경’, ‘생태영성’에 대해 공부하면서, 창조세계의 모든 것 안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하나님 안에서 모든 것들을 발견하는 훈련을 한다. 그에 기초해 ‘지구를 위한 중보기도(Chritian Earth Hour) 시간을 갖는다면, 위기를 넘어서게 하는 담대한 행동도 가능할 것이다. 생태영성훈련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을 믿으며 창조의 선물인 자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깊이 감사할 줄 알게 된다면,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내게 될 것이다. 사순절(혹은 고난주간) 등 신앙의 절기에 맞춰 경건한 40일 탄소금식이나 플라스틱 감축 40일의 생활영성훈련을 할 것이다.


  두 번째는 ‘교육’의 길이다. 녹색교회(학교) 교육은 창조의 부르심과 신음하는 동료 피조물을 기억하며,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옛 습관을 버리고, 탐욕에서 자유로운 새들처럼 가볍게 살게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웃이나 동식물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고, 지속 가능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생활을 하며, 창조세계와 더불어 정원을 가꾸고, 창조세계가 하나님의 것임을 인정함으로, 가볍게 먹고 입고 머물며 쓰레기 없는 삶을 살며 지역사회는 물론 지구의 이웃이 되게 해야 한다. 탄소중립이란 것이 개인적 실천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개인 삶이나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후에라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니, 계속적으로 함께 공부하며 공동체를 단단히 세워가야 할 것이다.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위한 환경선교사 과정’이나 ‘온라인 그린스쿨’과 같은 교육을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또 원으로 둘러앉아(온라인도 가능) ‘지구돌봄서클’모임을 반복하면, 좀 더 신뢰하며 서로를 지지하는 공동체로 성장할 것이다.


  특별히 교육은 다음 세대 교육이 중요하다.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하되, 환경력에 따라 매월 한 주일은 지구를 기억하는 지구(묵상) 주일을 지켜 신음하는 피조물 앞에 당당한 하나님의 자녀요, 만물의 화해자 되신 예수님의 제자로 자랄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가능하다면 교회학교나 부서(환경부) 차원에서 마을 안의 생태환경자원을 발굴하여, 교회 숲 지도를 만들고 그것을 토대로 숲(자연) 학교를 운영해본다. 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과 동료 피조물과 다시 연결되게 할 것이고, 매주 드리는 예배와 교육, 봉사 활동은 물론, 전기와 가스, 물 사용이나 물건을 구매할 때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하여 공존의 삶을 살게 해 줄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탄소발자국을 생각하며 소비습관을 점검하고,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한다.


  세 번째는 ‘실천’의 길이다. 교육을 통해 행동할 신앙공동체가 세워졌다면, 작더라도 실천 프로젝트를 세워 실행하게 할 일이다. 일례로 ‘탄소제로 녹색교회’ 프로젝트를 할 경우 교회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배출원을 조사해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역사회가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뤄가도록 촉진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것은 기후위기 시대를 사는 마을교회가 감당해야 할 과제이다. 교회도 탄소중립을 하려면, 탄소발자국을 통해 에너지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모임 시 적절한 규모의 공간을 선택하고, 전자기기 및 단열 등 에너지 효율을 향상해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루려면, 태양광을 통한 전기 생산은 필수이고 ‘지구 사랑 탄소 사냥’ 걷기 캠페인을 통해 걷는 만큼 선교비를 매칭 하여 ‘환경살림 나눔 발전소’를 세울 수도 있다. 교회 입구에는 자전거 거치대를 두어 세상과 교회를 오가게 하되, 가까운 버스나 지하철을 알려주어 대중교통 이용의 활성화를 꾀해도 좋다. 차 없는 주일을 지키되, 교통수단이 없는 노인 등 교통약자들을 돕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교회 안의 쓰레기를 살펴 물건의 낭비를 줄이거나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고, 지역주민과 물건 공유나 재사용 문화를 확산하고, 재활용 가능 자원을 찾아 직접 그 순환을 돕는 제로 웨이스트-샵 등 새활용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교회 안 정수기나 화장실 등에는 물을 절약하거나 일회용이 아닌 자기 컵이나 손수건을 쓰도록 권장하는 포스터를 붙여두고 환경의식을 높여도 좋다. 먹는 것은 창조세계를 돌보는 윤리적 식사로 하되, 지역에서 생산된 안전한 먹거리를 공정한 가격으로 구입해서 필요만큼 직접 차려 먹게 할 것이다. 교회 숲 밭(정원)을 만들어 공동으로 심고 가꾸고 수확하게 하는 것은, 공동체 안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돌봄으로서도 의미가 크다. 필요하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농촌교회 생산물이나 공정무역 제품을 연결해 상생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좋다. 


  좀 더 힘을 낼 수 있다면, 지구 생태계 복원의 계획을 세워도 좋다. 교회가 위치한 곳 주변의 손상된 지역이 있다면 복원하고, 아직 손상되지 않은 곳이 있다면 보전활동이나 토착생물들이 살 수 있도록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일도 계획해볼 수도 있다.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누리는 ‘하나님 나라는 우리 안에 있고’(눅17:21).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니라”(롬8:28) 하셨다.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영성’, ‘교육’, ‘실천(행동)’의 길을 걷는 교회마다 창조세계 안에서 깊이 연결되어 신음하는 피조물을 사랑하게 되길 소망한다. 창조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이들 ‘탄소제로 녹색교회’가 발하는 창조의 빛으로 인해 심히 아파하고 있는 지구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