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592장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1.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골마다 흘러간다 맑은 물줄기
황금빛 논과 밭에 풍년이 왔다 드맑은 하늘가에 노래 퍼진다
2. 씨 뿌린 논밭마다 기름 고이고 심겨진 과원마다 열매 맺으리
비바람 고운 햇빛 주님 선물로 가꿔온 손길마다 복이 넘친다
3. 이른 봄 갈고 헤친 귀한 논밭에 구슬 땀 흘려 적신 착한 농부는
풍성한 추수 때에 상 받으리라 약속한 은총으로 기름지리라
4. 말씀에 굳게 서서 씨를 뿌리면 날마다 단비 내려 가꿔주시리
황무지 갈고 헤쳐 쉬지 않으면 풍성한 추수 때는 감사뿐이라
후렴: 눈이 닿는 우주 공간에 손이 닿는 구석구석에
우리 주님 주신 열매 우리 주님 주신 알곡
감사하자 찬송하자 감사하자 찬송하자 아멘
감사의 계절 11월이다. ‘감사하다’라는 뜻을 가진 히브리어 동사는 ‘야다’인데, 이 단어는 문맥에 따라 ‘찬양하다’ 혹은 ‘고백하다’로 번역될 수 있다.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창49:8)“이러므로 여호와여 내가 모든 민족 중에서 주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리이다.” (삼하22:50) “내가 이르기를 내 허물을 여호와께 자복(고백)하리라 하고 주께 내 죄를 아뢰고 내 죄악을 숨기지 아니하였더니 곧 주께서 내 죄악을 사하셨나이다.” (시32:5)
이렇듯 감사와 찬양과 고백은 의미에 있어서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님께 믿음으로 고백하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에 감사와 찬양을 드리게 되어 있다.
유리잔에 물이 1/2 정도 있을 때 ‘half full - 물이 아직 반이나 남았네.’라는 긍정적 반응을 하는 사람과 ‘half empty - 물이 반이나 없어졌네.’ 라는 부정적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이 있다. 동일한 사건이나 상황에서도 문제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판단이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현상을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라고 하는데,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카너먼(Kahneman, D.)이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한다. 민수기13장에도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열두지파 지도자들의 보고에서 열지파의 부정적인 보고와 두지파의 지도자인 여호수아와 갈렙의 긍정적인 보고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주신 것에 감사하며 사느냐, 없는 것에 불평하며 사느냐의 문제이다. 긍정의 반응은 감사, 부정의 반응은 불평으로 나타나게 된다. 감사의 계절에 찬양으로 감사의 제사를 드리는 우리 모두가 되자.
오늘 소개할 찬송가는 감사의 계절인 이 가을에 부르기에 적절한 한국인이 작사(임옥인, 1965), 작곡(박재훈, 1967)한 추수감사절 찬송가 592장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단풍에’이다. 이 찬송의 작곡과 작사의 배경을 살펴보면, 1965년쯤에 지난 100여 년 동안 외국인이 작사, 작곡한 외국 찬송을 부르며 부흥하게 된 한국교회에서, 더 이상 외국 찬송이 아닌 우리의 찬송가를 많이 불러야 한다는 찬송가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찬송시를 모집하게 됐다. 이때 들어온 여러 찬송시 중, 임옥인 권사의 감사절 찬송시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단풍에’가 들어 있었고, 찬송가 가사위원회에서 채택한 이 시는 서울시내 기독교인 작곡가들에게 우송되었으며, 그 후 25명의 작곡가가 이 시에 곡을 붙여 찬송가위원회로 보내게 되었다. 박재훈 목사도 이 시를 받고는 글자가 많고 너무 길어서 좋은 곡이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 전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름다운 문체에 간결한 리듬으로 잘 짜여 있어서, 삼천리 금수강산인 한국의 산과 농촌 풍경을 한눈에 보는 듯한 감동을 느끼면서 이 시를 오선지에 옮기고 곡을 붙이게 되었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곡이 찬송가 592장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단풍에’ 이다.
작사자인 임옥인(1915~1995) 여사는 한국 문단에 이름 있는 작가로서, 1915년 함북 길주에서 출생하였으며, 일찍이 함흥 영생여고를 나와 일본 나라여자고등사범학교 문과를 졸업했다(1939). 해방 후 서울에 온 뒤로는 건국대학교 가정대학장, YWCA 회장, 이사, 한국여류문학인협회장, 크리스천 문학가 협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왕십리교회(예장 합동) 권사로 섬겼다. 자유문학상, 예술원상 등을 수상했으며, 작품으로는 ‘후처기(1957)’, ‘문학과 생활의 탐구(1966)’, ‘지하수’ 등이 있다.
작곡가인 박재훈(1922-2021) 목사는 ‘한국 교회음악의 아버지’로 불리었는데, 동요 150여곡, 찬송가 800여곡, 다수의 오페라, 합창, 중창곡 등이 있으며, 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개척하였고, 지난 8월 2일 99세를 일기로 소천 하셨다. 우리 찬송가에는 박재훈 목사가 작곡한 515장 “눈을들어 하늘보라”, 301장 “지금까지 지내온 것”, 527장 “어서 돌아오오”, 592장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 578장 “언제나 바라봐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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