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페형 교회 느낌이있는교회(필링북카페)를 소개한다. 백두용 담임목사에게 통해 커피를 활용한 전도와 선교 그리고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느낌이있는교회와 필링북카페는 어떤 곳인가?
“주중에는 북카페로 운영하고 있고, 주일예배 등 교회가 사용해야 할 때는 같은 장소에서 예배를 드린다. 또한, 토요일에는 교회 주변 지역 동네 주민들에게 무료로 커피를 나눠주는 ‘커피 전도’를 하고 있다. 5년 정도 지속해서 사역 중이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전도를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오고 있다.”
목사님에게 ‘커피’란?
“커피는 훌륭한 전도적 매개체이다. 모두가 카페를 차릴 수는 없지만, 누구나 커피를 배울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카페를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반면 커피를 배워두면 이를 관계적, 선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가지고 타인에게 특별히 믿지 않는 분들께 접근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선교지에서는 더욱더 멋진 역할을 할 수 있다. 언어의 장벽이 있는 외국인에게도 정성이 담긴 커피를 전달하면서 복음도 전할 수 있다.”
커피를 활용한 구체적인 사역이 있다면?
“울산지역에 ‘커피 협회’를 만들고자 한다. 얼마 전 부목사님과 사모님 네 분이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에 대해 상담 받기 위해 카페에 방문하셨는데, 수강 비용을 듣고 크게 머뭇거리시는 모습을 보았다. 이를 보고 내가 직접 협회를 만들어서 상황에 따라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교육하고, 자격증을 수여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은 교회, 농어촌 교회, 선교사 등 섬길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방문해 무료로 교육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리고 크리스천 회원들이 많이 모이게 되면, 매년 1~2회씩 회원들과 함께 커피 도구를 들고 사역지에 방문해 복음을 전하고 싶다.”
카페 운영과 목회. 이중직 목회자로서 살아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사역도 구상 중인가?
“그렇다. 현재 이중직 목회자로 살아가는 목회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10년 전의 나는 모든 방면에 무지한 상태에서 사역을 시작했고, 생계를 책임지고 또 교회를 세워나가며 수많은 사건을 겪었다. 하나님의 무한하신 은혜로 어려운 일들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이상과 현실은 생각한 것보다 많이 다름을 깨달았다. 사역 초기에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깊었다. 사역의 선한 목적을 위해 사업 활동을 하지만, 때로는 나도 모르게 ‘영업’을 하는 경우가 생겨 상대가 오해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에 그랬다. ‘어떻게 하면 서로 오해하지 않도록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렇기에 이중직 목회자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으시도록 사역의 발판이 되어 그들을 돕고 싶다.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조언해주면서 이들의 사역이, 특별히 사역을 시작할 때 조금이나마 고통을 더는 쪽으로 인도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중직 목회자’를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할까?
“이중직 목회자 또한 하나님의 사명을 받은 분들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인정해 줘야 한다. 물론, 생계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중직을 선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 부득이하게 돈을 벌어야 하는 목회자들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20장 34~35절을 보면, ‘이 손으로 나와 내 동행들이 쓰는 것을 충당하고,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울은 가난한 자를 섬기기 위해 사업을 하며 수익을 창출했다. 선교를 위해 부득이하게 돈을 벌어야 하는 경우였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러워했다. 이처럼 부득이하게 이중직을 선택하는 경우는, ‘목회자’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전제하에 당당하게 사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사역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존중하는 세상이 오길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울산의 빛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모두가 힘든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목회자인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무조건 침체되어 있기보다는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찬양을 들으며 에너지를 재충전하기도 하고, 역전의 하나님을 기대하며 ‘리마인드’ 하기도 한다. 엘리야도 ‘죽고 싶다’라고 했고, 예수님도 “난 머리를 둘 곳조차 없다.”라고 말씀하셨다. 이 부분을 보며 ‘하나님을 위해서 열심히 사역하는 사람들도 한 번씩 죽고 싶은 생각을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은 별것도 아니네. 나만 겪는 고난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한다. 절망감에 빠질 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설교를 들으며 힘을 얻기도 한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서 견디자.”
김상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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