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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신앙에세이

삶의 찬가

 

  삶이란 어떻게 의미를 내려야 할까? 내면의 세계와 외면의 삶이 어느정도 밸런스를 갖추고 살 수 있다면, 그것을 성공적인 삶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각자 자기 가치를 기준으로 흡족도를 추구한다면 그 목표와 결과는 아주 달라지게 될 것 같다. 나는 그 가치관을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 속에서 찾으려고 한다. 과학적이며 예술적인 하나님의 품속에 살아가면서, 그분을 찬양할 수밖에 없는 삶의 찬가를 내 삶의 주제로 삼고 싶다.


  그렇다. 삶 속에는 기쁨과 한숨, 욕심과 실패, 오열과 절규로 가득 차있다. 마치 폭풍처럼, 계절풍처럼 우리를 강타해오고, 사라져가고, 다시 오고. 한 사이클, 한 사이클, 삶의 연속 속에서 우리는 희로애락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역경을 이기며 승화시킬 수 있는 힘도 사람에게만 주어진 하나님의 큰 선물이다. 우리 몸 속 세포 조직들은 극복과 망각이라는 명약을 지니고 있다. 어려움도 이겨내고, 힘든 것도 잊어가면서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게 되는 것도 모두 그 덕분이다.


  때로는 바라는 것이 채워지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러나 존재한다는 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야 된다는 것이 나의 주관이며 생각이다. 


  광활하고, 장엄하고, 오묘하고, 신비한 우주 속에 나라는 존재. 내 존재가 먼지의 입자보다 더 작다는 것을 생각하면 나는 숙연해진다. 그러나 존재는 미미해도 살아있는 한 지구와 우주의 구성원이라는 것이 가슴 벅차도록 기쁘다. 왜냐고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어머니 태중에서 아홉 달을 지나다 세상으로 올 때 우리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힘차게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큰 울음을 울었다. 울면서 목소리를 얻고, 호흡을 얻어서 말하며 노래하며, 팔다리를 움직여 춤추며 찬양하며, 가고싶은 곳 어디라도 찾아다니며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어머니 뱃속에서 인체의 기능을 갖추고, 미를 갖추어서 세상에 온 것이 어디 사람의 힘인가?


  까만 머리털, 눈썹, 솜털 보송한 우유빛 얼굴에 표정을 심어 보내시니 웃고 우는 것이 평생 삶의 표현이 아닌가?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지으셨으니 그것이 사람의 모델이라. 여자의 태중에서 자동으로 남녀를 나누시고 번창하라 명하시니 지으신 그대로 하나도 빠진 것 없이 태어나고 또 태어났다. 


  이렇게 사람은 만물 중에 가장 귀한 존재이며, 하나님의 피조물로 태어난 것이다. 우리가 철들어 나를 알아가고 하나님을 알아 갈 때, 눈을 들어 천지를 둘러보자. 얼마나 기이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우리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지.


  태양과 물과 공기는 언제나 우리의 생명권을 무상으로 보장해주고,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계절은 찾아 올 것이고, 계절마다 먹고 볼거리가 지천에 흐드러져 있고, 자연은 아름답게 펼쳐져 있으니, 이것이 하나님 지으신 세상이요, 우리에겐 지고한 복이라. 


  어느 사람이 보자기로 하늘을 가려 자기 것이라 보지 말라 할 자가 있겠으며, 흐르는 물을 손으로 막아 내 것이라 흐르지 말라 할 자가 있겠는가? 명산을 자기 것이라 옮겨 숨길 자가 없듯이, 보고 느끼고 가슴에 담아 아름답게 간직하고 살아갈 수만 있다면 하나님 지으신 삼라만상은 내 것이라 주장해도 좋을 만큼 넉넉하게 내게 안겨온다.


  하늘의 해와 달, 별, 구름, 비, 뇌성, 바다와 바람, 땅의 꽃과 수목, 풍광 위를 흐르는 멈추지 않는 저 소리. 어느 것 하나 모자람 없이 우리에게 주신 삶의 기본이요 장식품들인데, 나는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다.


  고운 시어를 모으고,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 좋은 글로 찬양 드리고 싶지만, 그 누군가 말했듯이. “글은 아무리 잘 써도 말보다 모자라고, 말은 아무리 잘 해도 생각보다 모자란다.”는 그 말에 나는 머리를 끄덕여보며 이 글을 쓴다. 내겐 고작 요정도 뿐이라. 그냥 순하고 촌스러워도 마음에 있는 그대로, 빛과 바람처럼 변함없이 고마우신 천지의 주인을 향하여 가장 좋은 곡조로 삶의 찬가를 부르며 살고 싶을 뿐이다.


  어디, 인생의 능선마다 꽃피고 바람 잔잔한 날만 있겠는가? 바람불고 비오는 궂은 날도 내 몫이라고. 지치고 또 지쳐도 기도로 싸안고 견디다 보면 그것이 약이 되고 복이 되는 일들이 많아 감사하며 살게 된다. 되돌려 살 수 없는 인생,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보자.


  혼자가 아니고 함께라서 더욱 살맛나는 세상. 미움, 질투, 사랑. 그것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겠는가? 이미 지병처럼 몸에 지니고 태너난 태고적 죄인걸, 아무리 애써도 거둬 낼 길은 없고, 그냥 더러더러 덮고 다독여 가면 미워하다 미안한 맘 생기고, 질투하다보면 상대의 훌륭함을 배우게 될 때가 있어 그것이 내게 스승이 된다는 것을 한참 뒤에는 알게 되겠지. 부러움, 모자람이 내게 질투 되었던 그 어리석음을. 밥 한 끼, 차 한 잔 나누다 보면, 미움 옅어진 얼굴에 눈웃음이 고운 우리가 될텐데. 결국 우리는 그분이 주신 사랑의 힘으로 몸과 영혼을 다스려가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이제 내 내면의 세계를 진리로 곱게 가꾸어가며 온화하게 살고 싶다. 호흡처럼 자율적이고, 시간처럼 정확하고,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봄날의 미풍같이 부드럽고 맑고 깨끗하기를 소망하면서 천국을 사모하고 그리워하는 노년의 삶을 살아가리라. 


  오늘도 내 삶을 맡아주신 나의 여호와께 감사를 드리며 내 삶의 찬가를 기쁘게 부르리라.

 

이정선 권사
강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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