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문제나 병은
주관적인 영적 해석보다는
육체의 문제로 보고 치료해야
요즘 세상이 복잡다단해지면서 정신적인 질환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우울증은 이제 흔한 얘기가 되어버렸고, 조현병과 관계되는 얘기들도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많이 듣는다.
사람 몸은 정신과 육체로 돼 있는데, 정신의 문제는 많은 부분 영혼과 직접적인 상관이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정신은 육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정신의 병은 뇌 속에서 일어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장애인 경우가 많다. 소위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등과 흥분성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호르몬의 분비 여하에 따라서 정신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의 병을 ‘뇌병’이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천들 중에는 정신의 병은 영적인 병으로 해석하며 영적인 해석을 하고 영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른 말로 하면, 귀신이나 악한 영의 짓거리로 해석한다든지 아니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며 지레 포기해버리며 기도하며 기다리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다 보면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말아 오히려 병을 더 키우기도 한다.
물론 사람에게 일어나는 모든 문제가 어디 영적인 문제가 아닌 것이 있을까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영적으로 해석해버리는 영해로만 해버린다면 참 어려워진다.
특히 영적인 해석은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것이 옳은지 틀리는지를 가늠할 잣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는 하나님께 물어보아야 하고, 마귀짓인지 아닌지도 마귀에게 물어봐야 되는데 그게 어디 그리 간단한 문제이런가.
평소에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이라 해도 정작 자기와 관계되는 사람들에게 정신의 문제가 생겼을 때는 당황하여 제대로 판단이 안 되고 허둥대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생각도 못 했던 사이비나 이단의 수중에 끌려가기도 한다.
분명히 말해두고 싶은 것은 정신은 육체라는 사실이다. 정신의 문제나 병은 육체의 문제로 보고 다스려야 한다. 그러면서 영적인 해석과 치료도 병행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고 영해와 영치만으로 일관한다면 중대한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정신의 문제를 두부기체라고 한다. 머릿속에 기가 체했다는 뜻이다. 우리 몸은 기와 혈로 돼 있는데 기는 기운이고, 혈은 피를 말한다. 기는 항상 가볍게 팽팽 잘 돌아야 건강하고, 피는 항상 맑고 깨끗해야 건강한데, 기가 무거워져서 체하거나 막히면 기막히는 일이 일어나고, 피가 탁해지면 혈행장애가 생겨 중대한 사고가 생긴다는 뜻이다.
정신의 문제는 특히 두부 즉 머릿속의 기 순환이 안되는 것인데, 가장 큰 원인은 불안이며 이 불안은 부끄러움이라는 가면으로 포장되어있다. 불안이 노출되는 것을 부끄러워해서 자꾸만 자꾸만 포장해서 숨기며 안으로 안으로 감추기때문에 결국 폭발하는 것이 자기분노, 즉 역분노가 되어서 자기가 자기에게 분풀이를 하는 것이 화를 내는 것이다.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며 신경질을 내는 것 등을 한마디로 “반응이 크다”고 하는데, 나쁜 감정, 즉 부정적인 감정은 작게 표현할 줄 아는 것이 건강한 사람이요 지혜로운 사람이요 인격적인 사람이요 신앙적인 사람이랄 수 있다.
임상에서 보면, 신앙심은 특심한데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분들을 많이 본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한마디로 반응이 크다. 별것 아닌 일, 그럴 수도 있는 일을 도무지 용납하지 못하고 크게 정죄하며, 특히 성경을 인용해서까지 정죄 판단하며 원망비판 비난의 극에 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세히 보면 병적인 증상이다.
전술한 바 있지만, 이 병의 특징이 자꾸 감추는 것이기에 겉으로만 봐서는 모른다. 다들 맞는 얘기, 옳은 말들만 하는 것 같은데, 실은 현실과 동떨어진, 공중의 구름 잡는 얘기가 많고, 맨날 구름만 잡으려고 허둥대는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다 잡지 못하면 분노하고 정죄하며 원망, 비판, 판단하는데 남들에 대해서 하기 어려우니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폭발시키고 그것이 극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자살이라고 할 수 있다.
영적인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은 물론 필요하고 유익하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영해하고 치료마저 영적으로 하려는 영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정신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의지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자꾸 의지를 강요하거나 탓하든지, 어떤 의지적인 행동을 요구하면서 좌절을 반복하게 하는 안타까운 일들을 많이 본다. 이런 일들은 대개 영적인 리더들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언제나 그렇듯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병은 병을 돌보는 전문가에게 맡겨야지, 그러지 않은 사람에게 병 치료를 맡기려 해서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는 말이다.
정신이라고 하는 글자는 맑을 정(精)에 신(神)으로 이루어져 있다. 99%의 생수에 흙탕물 한 방울 들어가면 그 전체가 흙탕물이 되고 말듯이 우리의 정신도 그렇다.
신앙생활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깨끗하고 바른 신앙 생활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티나 흠이 곁들인다면 그건 곧 질병의 형태를 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임상에서 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특히 정신의 문제를 육체로 치료하지 않고 영적인 해석이나 진단 그리고 치료를 하려 함으로 많은 오류를 범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 오늘 이렇게 도시락 싸갖고 따라다니며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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