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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생활 속 신앙이야기

손 끝으로 전하는 복음

 

캄캄한 공간에 밝은 빛이 채워지고 그 위로 김상식 목사의 손이 분주하다. 모래를 뿌리며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십자가, 부활까지 손 끝에서 복음이 전해진다. 샌드아티스트 김상식 목사를 만나 그의 신앙 여정에 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하나님을 처음 만난 때는 언제인가?

  “아주 특별한 순간이라기보다는 어린 시절 전체가 예수님으로 인해 행복했다고 생각한다. 무섭고 불안했던 가정이 아버지께서 신학교를 다니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모태신앙이긴 했지만, 아버지의 변화로 인해 참 하나님을 만난 것 같다. 이전에는 형식적으로 신앙생활을 이어왔다면, 가정의 변화로 인해 나에게도 ‘예수님’, ‘교회’라는 개념이 가장 큰 행복으로 다가왔다.
  조금 더 성장해서는 고등학교 시절의 수련회 때 뜨겁게 주님을 만났다. 당시에도 막연하게 목사가 되리라 생각은 했었지만, 수련회를 통해 주님이 나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님과의 사랑이라는 단어를 놓고 부르짖었던 때다. 다시 떠올려봐도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예수님이라는 존재, 믿음 하나로 행복했던 때 말이다.”

 

 


문화사역도 활발히 했다고 들었다.

  “30대가 되면서 아티스트로 살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필리핀에서 서양화 공부를 막 마친 터라 더 그랬다. 교회 사역도 하면서, 내 속의 예술성을 놓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을 하던 때 옥동중앙교회 김용운 목사님을 만났다. 이때 목회자로서 소명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도 나만의 사역을 펼칠 수 있었다. 김 목사님께서는 나를 “하나님이 크게 쓸 종”이라고 인정해주시며 교회 울타리 안에서 여러 문화적인 끼를 담아내는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욕망의 자리를 대신해 교회 안에서 성가대를 비롯해 문화 교실을 열고 색소폰, 사물놀이, 크로마하프, 기타, 그림 교실까지 정말 많은 사역을 하게 되었다. 결국은 교회 속에 들어오니까 참 행복이 있었다.”
 

 


샌드아티스트로 폭넓은 활동 중인데, 
샌드아트는 어떻게 시작하셨나?

  “옥동중앙교회 부교역자 시절에 우연히 영상으로 샌드아트를 처음 보게 되었다. 다들 처음 보면 신기함에 “우와~”하고 놀라겠지만, 나는 저렇게 엉성한 그림을 가지고 이런 엄청난 환호를 받는다는 게 놀라웠다. 샌드아트라는 장르를 알게 되고 혼자 모래를 사서 연습을 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복음 전도의 도구로서 훌륭하리라 생각했다. 전도를 위한 수많은 시청각 자료가 있지만, 샌드아트는 아날로그적이면서 감동을 주었다. 감성적이고,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라 메시지를 담기에 참 좋았다. 그렇게 샌드아트에 몰두했고, 감사하게도 많은 공연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샌드아트 공연을 처음 할 때는 감사와 감격이 넘쳤다. 예수님이 흘리시는 눈물을 그리며 나도 함께 울었다. 나를 이렇게 복음 전하는 일에 써주신다는 것에 대한 감격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이 사건이 일어났다. 한 청소년집회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삐딱”한 친구들이 가장 앞자리에 앉는 게 아닌가. 속으로 “이놈들 집회 방해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렇게 공연을 시작했는데,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보고 이 친구 중 한 명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았다. 그 순간 정말 마음 깊이 회개했다. 눈물이 마르고 순수함을 잃은 내 모습을 돌아보았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변화를 가져온 시간이 되었다.”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나는 교회 속에서 너무 행복한 사람임을 깨닫는다. 내가 행복하니까 사역도 풍성하고 영적으로도 더 자랄 수 있는 것이다. 동시에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것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목회를 하는 것이 맞다는 깨달음이 있다. 전형적인 모습의 목회자상을 좇아가기 보다는 하나님께 딱 붙들려서 그분이 나에게 허락하신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 참 행복임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경험했던 모든 것을 종합해서 좋은 열매를 맺고 싶다.”


 구체적인 방법이 있다면?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시기를 지나며 많은 고민한 끝에 교회사역과 동시에 팀 사역을 하면 어떨까 하고 결론을 내렸다. 교회를 중심으로 문화예술 전문가와 함께 공연물도 만들고, 필요한 곳에 가서 공연도 하며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렇게 팀을 구성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웃 교회를 찾아가서 공연으로 돕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길 바라는가?

  “세상은 하나님 나라가 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교회를 많이 떠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처럼 뜨거운 신앙을 가진 나라가 없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 뜨거움을 회복하고 순수하게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코로나 19보다 더 큰 환란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성도들은 모든 상황을 영적인 눈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조금 더 복음적으로 살아가며 주어진 일들을 기쁨으로 감당하면 좋겠다. 다시 본질로 돌아가자. 나도 모래를 흩날리며 함께 달려가겠다.”


김상희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