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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특별기고

거룩한 땅, 거룩한 나라, 거룩한 백성

새/해/시/론


“위에 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배푸셔야 

이 민족에 희망이 있고 이 나라에 소망이 있는 것”


  그리스도인들은 이중국적을 지녔다. 고전 15장의 말씀대로 ‘흙에 속한 자’이면서 동시에  ‘하늘에 속한 자’들이요, 땅위의 백성이면서 동시에 하늘의 백성이다. 과거에 여러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두 가지 정체성을 인식한 이들이 있었다. 이를테면 1920년대 로마서강의를 통해 동경을 떠들썩하게 하고, 김교신, 함석헌 등에게 영향을 주었던 우찌무라 간조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내 가슴에는 두 J가 있다. 하나는 Jesus이고, 다른 하나는 Japan이다”라고 했다. 일제치하 한국의 어느 목회자는 자기에게 3C가 있는데, 그것은 곧 Christ, Chosun, 그리고 Church라고 했다.


 그러면 우리에게서의 이 두 가지 정체성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가? 첫째, ‘하늘의 백성’으로서의 우리의 신분인데, 이것은 은혜로 주신 신분이다. 둘째, 넓게는 지구인, 좁게는 한국인을 뜻하는 ‘땅의 백성’으로서의 우리의 신분인데, 이것은 그런 은혜를 받은 자로서 행해야 하는 과제로 주신 신분이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는 은혜를 받은 자로서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백성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따라서 이제 ‘하늘의 백성’인 우리들은 우리가 사는 나라가 거룩한 나라, 우리 민족이 거룩한 민족이 되는데 대해 관심과 사명을 가져야 한다. 우리 민족이나 나라에 대한 지도자들의 이상은 늘 있어왔다. 그들은 나라는 이렇게 가야한다, 저렇게 가야한다 라고 주장하면서 운동해 왔다. 특히 일제치하가 끝나갈 때부터 이제 해방된 조국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논의가 많았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런 이념들 가운데는 우파의 민족주의 이념도 있었고, 좌파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의 흐름을 보면 세속적 인본주의가 횡행을 하는데, 이것은 하나님을 모르는 정치지도자들이나 일반 비기독교 민중들이 따르는 이념이기도 하다.


 그동안 이 이념을 추구해온 자들의 주도로 간통같은 죄도 용인하는 윤리의 붕괴, 낙태와 동성애도 허용하는 자유방임주의, 각종 미신, 온갖 굿, 점술을 전통문화라 하여 조장하는 무속의 부흥, 이슬람권에 대한 지원을 통한 이슬람의 빠른 확산, 그러면서 기독교학교들의 고유성은 불인정하고, 교회에 대한 직, 간접적인 부당한 관여 등이 우려할만한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겉으로는 휴매니스틱 해보이고 소수인권을 존중하는 그럴싸해 보이는 인본주의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원칙을 무시하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하나님 없는 논리요 정책들이다.


  이런 정책들은 19세기말 네덜란드의 반혁명당을 세운 반 프린스테러와 아브라함 카이퍼 같은 기독교 국가지도자들이 싸워온 프랑스 대혁명과 같은 반기독교적 세속적 논리들이다. 이 기독교 지도자들이 당대의 지성인들이 환영했던 이 혁명의 이념과 싸운 근본이유는 그것이 ‘자유, 평등, 박애’로 정말 좋은 구호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기독교의 가치에 대한 부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늘날 이 시대가 추구하는 세속적 인본주의, 자유방임주의, 낙태와 동성애정책, 무신론적 흐름들에는 200여년 전 프랑스대혁명보다 더한 반기독교적 요소들이 들어있다. 따라서 이것은 결코 다수 그리스도인들이 사는 이 나라의  국가이념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우리 나라, 우리 민족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일본은 경제력으로 살아가고, 미국은 기술력으로 헤쳐가고, 중국은 그 많은 인구로 버티고, 러시아는 끝없이 광활한 땅덩이로 지탱을 하는데, 우리는 도대체 무엇으로 미래를 헤쳐가야 하겠는가? 경제는 일본을 따라가기 어렵고, 기술은 미국이나 독일을 쫓아가기 힘들고, 인구는 전세계 출산율 최하위로 아예 민족자체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판이며, 땅은 시베리아의 6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면적인데, 그것도 두 동강으로 떡 나눠놓았다. 게다가 세계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북한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누구와 손을 잡을 수 있을까?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아니 북한? 땅위에는 어디로 둘러보아도 우리가 손잡을 곳이 없고 바라볼 곳이 없다. 어쩌면 갈수록 국가고립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민족이 살길은 한 길 밖에 없는 데, 그것은 위로 쳐다보는 것이다. 위에 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셔야 이 민족에 희망이 있고 이 나라에 소망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하나님이 노여워하시는 모든 가증한 것들이 이 땅에서 다 사라져야 한다. 어떻게 간통을 죄가 아니라고 하고, 낙태를 허용하는 나라에 하나님이 은혜를 주실 수 있으며, 어떻게 도심의 번화가에 진을 치고 사주를 봐준다는 미신들이 많은 나라에 은혜를 주실 것이며, 어떻게 점쟁이, 무당, 잡신, 우상이 가득한 나라에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실 수 있으며, 하나님이 가증히 여기고 절대 금한 동성애를 묵인하고 동성결혼을 허용하려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 나가는 나라에 은혜를 주실 수 있으며, 어떻게 3대에 걸쳐 그 선량한 백성을 학살하고, 강제수용소에 잡아다 넣고, 개돼지 취급하면서 기독교인을 처형하는 나라를 좋게 보시겠는가? 


  우리 조국이 살려면 하나님의 도움과 은혜가 절대 필요하고,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려면 배도의 길을 걷지 않아야 하며, 특히 하나님께서 가증히 여기시는 모든 무속, 우상, 죄가 사라져야 한다.  특히 국가가 제도적, 법률적으로 아예 죄를 짓도록 하는 일은 하나님의 진노를 살 일이다. 이런 모든 어두운 것들이 다 사라져야 비로소 하나님의 은혜의 햇살이 이 한국 땅에, 이 삼천리 강산에 비췰 것이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국가와 민족에 대한 큰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이 나라를 거룩한 나라로 만드는 데 앞장서므로 이 땅이 열방의 제사장 국가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 은총이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