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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다음세대

“작은 교회가 살아남는 법”

‘GTeens’ (지틴즈)=Gospel Teens (복음적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와 Global Teens(온 세상을 섬길 청소년)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고전3:9)

  “청소년부가 없어서 큰 교회로 딸을 보낼까 해요.” 

  작은 교회 목사라면 반드시 겪게 되는 일이다. 교회를 개척한 뒤 지난 7년 동안 좋은 공간, 시스템과 교육부서가 있는 큰 교회로 이동한 가정이 여럿 된다. 이번에는 중학교 1학년이 된 딸의 아버지가 딸을 청소년부가 있는 큰 교회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완전히 교회를 옮기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치원 때부터 우리 교회에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여학생인데 다른 교회 교육부서로 떠난다니 마음이 괴로웠다. 

  세대통합예배로 전 세대가 함께하는 가족같은 공동체 속에서 지내는 것도 초등학생 때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부모의 영향을 벗어나려는 사춘기 청소년이 되면서 아버지가 보기에 딸에게 또래 친구들과 언니, 오빠들이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이다. 딸이 큰 교회 청소년부에 가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고민이었고, 목회자로서 성도님 가정의 필요를 다 채워주지 못하는 현실에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성도님을 설득하고 권면했다. 우리 교회도 청소년부 모임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렸다. 모든 교회가 처음부터 그런 시스템과 부서를 잘 갖춘 것은 아니었다고, 누군가는 1호가 되어 섬겼기 때문에 지금의 그런 모습이 될 수 있었다고, 딸이 우리 교회 청소년부의 1호가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큰 교회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른 좋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주겠다고, 몇 년 뒤에는 미국 비전트립도 계획하고 있다고, 나중에 딸이 아빠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게 해주겠다고, 청소년 자녀들을 함께 잘 키워보자고 말씀드렸다. 내 말을 듣고 그 성도님은 “아~ 목사님 다 계획이 있으셨네요. 저는 몰랐습니다. 목사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믿고 자녀를 맡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한 청소년 자녀의 아빠가 던진 작은 공으로부터 청소년부가 시작되었다. 당시 우리 교회 중고등학생은 5명밖에 되지 않았는데, 우선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부터 청소년부로 소속시켰다. 어차피 6학년이 되면 주일학교 모임이 지루하게 느껴져서 열심히 하지 않았고, 6학년부터는 법적으로도 청소년 시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바로 청소년 사역 경험이 많으신 울산다음세대교회 고영석 목사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함께 연합 청소년부를 만들자고, 또 우리 교회 아이들 좀 잘 가르쳐 달라고.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기꺼이 동역하기로 하셨고, 일상누림교회 조장훈 목사님도 연합에 동참하셨다. 모두가 교회에 청소년은 있지만, 청소년부 모임은 없었던 작은 (그러나 복음 중심적인) 교회들이다. 

  연합 청소년부 이름을 ‘GTeens’ (지틴즈)로 정했다. Gospel Teens (복음적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와 Global Teens(온 세상을 섬길 청소년)를 합친 말이다. 모아보니 교사진들이 대부분 목회자와 사모다. 어느 청소년부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교사진이었다. 그리고 사역자들 각자의 강점과 은사를 따라서 섬기니 시너지 효과도 나타났다. 

  지난 8월에는 배내골에 있는 펜션으로 지틴즈 첫 MT를 다녀왔다. 각 교회들과 성도님들이 재정과 음식을 후원하고, 각 사역자들과 교사들이 은사에 따라 프로그램을 섬겼다. 난생처음으로 가본 교회 청소년부 MT에 아이들은 너무 즐거워했고 맛있는 것 실컷 먹으며 밤을 새며 놀았다. 집에 돌아온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정말 재밌고 행복했다’, ‘또 가고 싶다’와 같은 고백들을 해서 부모님들이 각 교회 목회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주셨다. 

  9월부터는 울산베트남교회의 청소년들도 함께하게 되어 4개 교회가 연합하게 되었다. 또 다른 곳에서 소식을 듣고 필리핀 출신 엄마를 둔 청소년, 캄보디아 출신 엄마를 둔 청소년들을 보내주셨다. 부모의 출신 국적은 한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달랐지만,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19명의 청소년들이 ‘지틴즈’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동시간에 진행되는, 초등학생 5학년까지 모이는 영어주일학교에도 주일학교가 없는 여러 교회의 자녀들 22명이 모였다. 다양한 문화 배경에서 모인 약 40명의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자녀들이 매주 좁은 공간에서 말씀을 배우며 거룩한 다음세대로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다음세대 자녀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신앙훈련을 받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두고 기도하고 있다. 

  전도서 4:12절 말씀이다. “혼자 싸우면 지지만, 둘이 힘을 합하면 적에게 맞설 수 있다.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작은 교회가 살아남으려면 교회 연합이 답이다. 그리고 그 연합은 사람, 돈, 교회 사이즈가 아니라 오직 복음이 중심이 될 때 진정한 연합은 가능해진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서로를 낮추고 비우시면서 다른 위격을 높이셨듯, 그리스도께서 자발적으로 자기비움, 자기희생과 섬김의 삶을 통해 우리를 구원하셨듯, 복음이 우리 안에 역사할 때 도시 안에서 건강한 연합 사역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한국 기독교 전체 인구는 감소하지만 소수의 대형교회들은 더 인원이 증가하는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작은 교회들이 연합하고 동역하는 것이 이 시대 한국 교회의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역이 힘이요, 연합이 기쁨이다!

신치헌 목사(시티센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