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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문화/교회음악

교회음악으로 섬기기(8)

  울산에서도 한 때 교회음악과 함께 기독교문화가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80년 대 초반에 시작된 이 모습은 당시 복음성가 가수 또는 밴드, 중창단(선교단)으로 활동이 왕성하던 시기와 함께 성장해 가며 더욱 풍성하게 그 영역을 넓혀갔다. 

1976년 부산에서 창단된 늘노래 선교단은 그룹사운드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한 첫 크리스천 밴드로 1980년대 새로운 크리스천 음악의 밑걸음이 되었다. 지금도 애창되는 “늘노래해”가 선교단의 창작곡이다.(양동복 나사렛대교수 글에서)

  이러한 복음송이라 명칭 한 교회음악의 초창기 보급 및 개척자라 할 수 있는 ‘늘노래 선교단’을 시작으로 ‘찬양하는 사람들’, ‘이정림’, ‘김석균’, ‘다윗과 요나단’, ‘주찬양선교단’, ‘옹기장이’, ‘김명식’, ‘박종호’, ‘최덕신’, ‘최인혁’, ‘소리엘’, ‘송정미’, 강서정‘, ‘한국컨티넨탈싱어즈’, ‘소망의 바다’ 등이 있다.  

  교회음악 보급의 전성기 시절을 이끈 이들의 노래가 전국에서 현재 각 교회마다의 찬양팀이 있도록 한 동력이 되었고, 더 나아가 지역 고등학생들과 대학생, 청년들이 중창단의 결성을 통해 지역 연합 활동을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각 교회마다 교회음악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할 수 있다. 

  당시에는 각 고등학교마다 기독교 중창단이 자발적 구성으로 생겨났고, 기본적으로 한 팀 이상 학교를 대표하는 팀이 있었으며, 나름 대(代)를 이어 후배들을 양성해 가며 교회음악 활동을 해갔다. 크게는 ‘학원 선교연합회’와 ‘십대들의 둥지’라는 이름으로 각기 소속을 두고 연합체를 구성하여 활동의 지경을 넓혔고, ‘찬조’라는 명칭으로 교회의 행사 등에서 노래하는 것과 위 두 연합체에서 주관하는 연중행사나 특별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교회 행사 중 연례행사로 대표적이었던 것이 ‘문학의 밤’이었는데 다양한 타이틀로 ‘미스바의 밤’이라거나 ‘브니엘의 밤’ 등의 이름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주최 교회의 중.고등부나 청년부에서 주관하여 기독교문화의 장을 열어갔다. 물론 수준으로 본다면 대중문화와는 완성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 내용이나 진솔함, 열정과 패기만큼은 결코 대중문화에 뒤지지 않을 모습들로 매년 이어져 가는 전통 있는 ‘밤’ 문화로 자리매김했었다. 

  많은 성도들의 기억 속에 아련함으로 남아 있을 이러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교회 생활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동기가 만들어졌고, 교회음악과 다양한 교회 문화 수준이 좀 더 풍성해지는 계기가 되었으다. 더 나아가 개인의 삶이 믿음의 삶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지는 신앙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귀한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이들은 각자의 지인들과 함께 이 교회 저 교회를 두루 다니면서 교회마다의 장단점을 보고 학습하면서 자신들이 섬기는 교회에 적용하며 나름 성숙한 신앙생활을 해 가기 위해 애쓸 뿐만 아니라, 목회와 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고 믿음과 열정으로 충만했었던 뜨거운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시대를 지났던 많은 이들이 특히 목회자와 사모, 선교사나 신학대학교의 교수 또는 성가대(찬양대) 지휘자나 찬양인도자 등 전문 사역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을 본다. 

  이후, 90년대에 들어 ‘두란노 경배와 찬양’, ‘예수전도단’과 같은 찬양집회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울산에서도 ‘화요 찬양’, ‘목요 찬양’, ‘토요 찬양’ 등의 이름으로 연합 찬양집회의 모습들이 생겨났고, 한국교회 음악 변천사의 장이 되었는데, 이로 인한 변화는 대를 이어 교회마다의 전통 있는 행사로 이어져 왔던 그 ‘밤’의 행사가 서서히 사라지게 되는 상황을 초래했고, 그렇게 더 이상은 볼 수 없는 추억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 연합 찬양집회의 모습 또한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그 이전부터 교회마다에 서서히 시작된 ‘열린 예배’를 통해 연합 찬양 집회의 모임보다 각 교회자체의 ‘찬양 예배’로 비중이 실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요일 찬양’이 하나둘 사라져가다 결국 언제라 할 것 없이 ‘페이드아웃’ 되듯 사라져 버렸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때의 모습들이, 가슴에 뜨겁게 품었던 그리스도를 향한 순수했던 열정과 비전, 진정성 있는 헌신과 섬김의 모습들이 지금 이 시대의 교회음악과 문화를 보면서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아련한 추억이 되어 떠오른다.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이 들어 나잇값을 생각하고, 사회와 교회에서의 직분과 위치를 계산하며, 오랜 연륜을 업적과 지식삼아 그저 적당한 섬김과 그럴 듯한 품성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노라 하는 내 모습이 때로는 초라해 보이고 측은해 보이는 것이 그래도 아직은 꺼지지 않은 열정이 있음인가 하는 위로로 삼아보기도 한다. 그리움이 아닌 지금도 여전한 비전과 소망, 꿈이 있음을 느끼고 싶다. 순수한 마음으로 가식 없이 믿음의 길을 함께 걷는 성도들과 동역하며 주님이 기뻐 받으시는 찬양의 삶을, 복음의 삶을 누리고 싶다. 

  교회음악은 장르가 아니고 취향이 아니다. 나의 품위와 지위와 감성, 체면과 절제로 걸러진 나의 선택으로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찬양받으시기 원하시는 하나님 앞에 전심을 다해 나 자신의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겸손하고 온전하게 드려질 수 있을 때 그것이 찬양이 되고, 그 또한 하나님이 받으시고 영광으로 나타나게 될 때 비로소 우리의 창조된 목적과 그에 따른 소임을 아주 조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움으로 추억하지 않고 다시 한번 일어나 지금, 이 시대에서 새로운 비전과 꿈, 열정과 소망으로 주님 앞에 서기를 기도한다. 이 나라에, 이 울산에 다시 한번 찬양의 함성이 울려 나길 소망한다. 이 찬양의 물결이 세월이 지나갔어도 여전히 젊음의 마음을 간직한 자들과,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이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예수의 꿈을 꾸고,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또 한 손에는 사랑을 들고 온 땅 구석구석을 누비며 전파하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내가 또 주의 목소리를 들으니 주께서 이르시되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 하시니 그 때에 내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하였더니”(이사야 6:8) 

 

김성규 찬양사 (교회음악감독, CM뮤직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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