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들의 표정은 매우 중요하다. 이전까지의 상황에 따른 내 기분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와 찬양의 시간에 자신의 본분을 기억하고 최선을 다해서 찬양하는 자로 서야한다. 어렵더라도 지난 주 보다 오늘 더 온화하고 밝은 표정으로, 또 그 보다 더 나은 은혜와 감동의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기도하며 노력해야한다.
회중들을 향해 부드러우면서도 담대한 눈빛으로 볼 수 있어야하며,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오랜 시간 눈을 감고 찬양하거나, 위쪽만 응시하면서 회중의 시선을 회피하고, 눈을 초점 없이 흐리지 말고 시선처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많은 싱어들이 무기력하게 찬양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하는 사람도 괴롭고, 보는 사람들도 힘든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눈빛과 시선은 우리의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으로 우리가 담대할 때 눈빛으로 나타나게 된다.
박수, 손뼉을 치는 모양 또한 중요한데, 손과 손이 마주치는 것이 손뼉이고 박수인데 언제인가부터 손뼉이 아닌 팔꿈치를 가격하는 것이 박수를 대신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누가 가르 쳐준 것도 아니고 누가 먼저 시작한 것인지도 모르는 이 스타일이 슬그머니 자리하게 됐다. 싱어들의 박수는 소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회중의 박수를 유도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이기 때문에 명확한 박수의 ‘제스처’가 필요하다. 소리가 나는 것이 오히려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싱어들에게는 해가 되기 때문에 그저 시늉만 하는 것이 맞다.
노래할 때의 자세에 있어서도 가급적이면 통일감과 질서가 있는 것이 좋다. 물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교회에서 찬양팀의 영향력에 따라 거슬리지 않는 요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 싱어들의 다양한 움직임은 회중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게 되고, 그러한 상황은 결국 찬양 가운데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앞서 말한 박수의 경우가 그렇고, 몸을 좌우로 흔들며 노래하거나 손을 지휘하듯 쉼 없이 흔든다거나, 팔을 옆으로 펼치는 모습, 손을 들어 경배의 표현을 할 때 팔의 각도와 손바닥의 모양(손가락을 포함) 등은 싱어들이 각별히 주의 하고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모든 찬양단원들이 그렇지만, 싱어는 복장에 신경을 써야 한다. 정해진 규율이 없다면 내가 입을 수 있는 가장 예쁘고 멋진, 그러나너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찬양의 자리에서 패션이 우선이 아닌 사역의 자리에서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옷을 입어야하고, 그에 맞는 예쁜 신발 을 신고 설 수 있어야 한다. 맨발로 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입은 옷과 착용한 신발에 맞는 스타킹이나 덧신 등을 신는 것이 보편적 예의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문화와 관습, 그에 따른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서의 자세 일 것인데, 그 기준은 명확하다. 결혼식장에 축가를 불러주러 갈 때나 클래식음악회를 갈 때, 또는 사귀는 사람의 부모님께 인사드리러 가는 자리 등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의 집에 들어갈 때 맨발로 들어가는 것 또한 몹시 신경이 쓰이는데, 누가 욕하고 나무라지 않아도 나 스스로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 앞에 예배자로 서기 위해 노력하거나 방관하는 모습은 우리의 태도와 자세로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예비군 훈련을 다녀와 본 자들은 알 수 있을 터인데, 멀쩡하게 사회생활 잘 하던 사람들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변하는 모습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것이다. 땅에 총구를 붙이고 질질 끌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머리만 댈 수 있으면 아무데서나 자고, 인솔자를 따라 앞으로 가기만 해도 되는 일조차 좌우로 헤매는 모습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일정을 끝내고 군복을 벗고 나면 매우 핸섬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반전의 모습이 있다. 이와 같은 상황처럼 싱어로서의 역할을 떠나 공동체에서 어떤 복장을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우리의 사역에 있어서 어떠한 태도로 임하게 되는가 하는 것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일이다.
우리의 사역은 자랑이 되거나 업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우리의 주권자 되시는 주님 앞 에 창조된 목적대로 찬양을 올려드리고,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신 사랑과 은혜를 온 마음을 다 해 예배드리는 행위의 모습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두려워야하고, 떨리는 마음이 있어야하며, 자유롭지만 긴장해야하고, 부족하고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이 몸을 사용하심에 감사로 경배할 수 있어야 한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게 하고 또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려워도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 우리의 지식으로 알 수 있는 정답은 없다. 다만 옳고 그름 또는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닌, 주님이 주신 자유와 평안가운데 최선을 다하는 우리의 자세와 모습이 중요하다.
우리가 맡은 사역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때, 결국 그로 인해 드러나고 나타나는 선한 영향력과 열매 맺는 일들이 나타날 것이다. 주님 앞에 도우심과 지혜, 인도하심을 구하면서 기도하며 말씀가운데 나아갈 때, 비록 우리의 힘으로 그 끝에 다 도달하지 못해도 주님께서 한참을 우리 앞에 마중 나오셔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아멘!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골3:16)
김성규 찬양사 (교회음악감독, CM뮤직센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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