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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교계일반

제자도_기독교의 생존 방식 <한국교회의 제자훈련에 대한 반성적 고찰과 대안6>

 

  복음 전수 공동체 속에서 사는 축복

  예수를 닮아가고 닮아가게 하는 일은 평생의 과업이며, 성령을 쫒아 행하는 일종의 예술이다. 이 일은 기계적으로, 또는 프로그램을 돌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각각 다른 사람들이, 각각 다른 사연을 가지고 살아갈 때, 이들이 예수를 닮아가는 것은 참으로 하나의 예술품이 완성되는 과정과 같다. 

  이 아름다운 일은 공동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루어질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 세상에 전수되는 모든 것은 읽고 듣고 배우는 일 뿐 아니라, 보고 배우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직접 보고 배우는 일이 필요한데, 예수를 닮아가는 일이 우리 평생에 걸쳐 이루어지는 일이니, 이렇게 평생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렇게 평생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바로 교회이다. 예수를 닮아가고 닮아가게 하는 일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제쳐 놓을 수 있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바로 교회이다.

  이런 면에서 사도바울은 기독교의 생존 전략을 정말로 꿰뚫어 알고 있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인 것과 같이, 여러분은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고전11:1)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앞서 따라가면서 그를 뒤쫒는 자들에게 자신을 본받으라고 말한다. 

  이것은 그가 완전하기 때문에 말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예수를 본받는 일, 즉 닮아가는 평생의 거룩한 과정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또다시 거룩한 재생산을 발견한다. 이렇게 예수를 본받는 사람들이 함께 맥을 이으며 살아가는 공동체는 복되다. 이런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집단적으로 깊어가는 영성을 누린다. 선배들의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 리더십이 업그레이드된다.

  예수께서 부활하시고 난 이후 2000년이 지나 오면서, 교회는 본질과 비본질의 싸움 속에 있었다. 교회가 비본질에 집중하고 비본질적인 것에 휘둘리면, 늘 부끄러운 모습이 드러났지만, 기독교 역사 속에는 여전히 예수를 닮아가고 닮아가게 하는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있었다. 이들이 지난 2000년 동안 기독교와 교회의 맥을 이어온 것이다. 

  기독교와 교회,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생존 방식은 바로 예수를 닮아가고 닮아가게 하는 일이었다. 한국 교회에 아무리 문제가 많다고 하여도, 제자훈련의 유효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해도, 예수를 닮아가고 닮아가게 하는 성도들과 공동체는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가며 살아남을 것이다. 예수를 닮고 닮아가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생존방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