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검진의 계절이 돌아왔다. 피검사로 간단히 확진을 받을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고지질혈증”이라는 질병이다. 이 병이 당뇨나 고혈압처럼 일반인들에게 많은 의료 정보를 통해 친숙하게 알고 있기도 하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는 환자들은 드물다.
또한 건강보험 공단의 재정 적자상황을 타계 하고자, 위내시경 검사는 40세 이상이면 2년마다 무료로 검사 할 수 있지만, 고지질혈증을 판단할 수 있는 피검사 중 “콜레스테롤 검사”는 4년에 한 번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질병의 제일 흔한 원인은 바로 “나이”이다. 남성은 45세 이상, 여성은 55세 이상은 위험인자로 본다. 다른 위험 인자로는 흡연과, 고혈압, 당뇨병, 55세 미만에서의 뇌혈관 질환 가족력 등이 위험인자로 보고 있다.
흔하게 LDL이라고 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져 있는 저밀도 지단백(Low 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고지질혈증의 약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이 된다.
위험인자가 하나도 없거나 위험인자가 1개 정도 있는 분이라면, LDL 이 160 이상이면 약을 꼭 먹어야 한다. 만약 위험인자가 두 가지 이상이라면 LDL이 130 정도 이상이어도 약을 복용해야 한다. 위험인자가 3가지 이상 또는 당뇨환자라면 LDL 은 100 이상이면 무조건 고지질혈증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러한 지식을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설명해 주는 반복된 일을 하고 있지만,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이라는 데에 환자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본인이 마음대로 약을 끊고 안 먹기도 한다.
중성 지방(Triglyceride) 수치는 먹는 음식과 관련이 있다. 300 이상이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나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며 LDL에 비해 중요도는 다소 떨어진다.
10년 전쯤, 고지질혈증약을 먹어야 하는 분인데, 몇 달 드시다가 안 오신 분이 있었다. 그리고는 그 환자의 부인이 찾아와서 집에서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지질혈증, 이상지질 혈증, 고지혈증, 다 같은 의미로 쓰이는 이 간단한 질병은 약을 먹으면 대부분 수치가 감소되어 좋아지지만, 약을 잘 복용하지 않으면 혈관에 혈전 등이 생기게 되는 동맥 경화증을 악화시키게 되면서 심혈관이나 뇌혈관에 큰 병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예들이 사실 무수히 많다. 의사들 사이에서는 고지혈증의 약의 최대 부작용은 장수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statin 계열의 약이 미국에서 1920~30년대 개발된 이후에 심장혈관 수술이 급감하기도 하였다. statin 계통의 약물치료가 이루어 지기 전에는 동맥경화 등으로 인하여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으나 약의 개발로 그러한 위험성들이 줄어들고 있다.
물론 약을 평생 먹는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나 약을 지속적으로 먹으면서 추적검사를 통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는 약을 또 함부로 끊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약을 안 먹게 되면 다시 LDL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게 된다. 기준이 되어 약을 시작 하였다면 끝까지 약을 복용하는 것이 큰 혈관 합병증을 줄여서 사망률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40세 이상이라면 국가 검진할 때 콜레스테롤 검사가 빠져있다면, 콜레스테롤 수치 검사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하면 얼마 되지 않은 본인부담금으로 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여호와께서 우리를 찢으셨으나 도로 낫게 하실 것이요 우리를 치셨으나 싸매어 주실 것임이라”(호6:1)
이찬복 집사(울산시민교회, 좋은삼정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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