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성령을 믿습니다.
우리는「사도신경」신앙고백에 따라 “성령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사도신경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고백입니다. 성부하나님과 우리의 창조, 성자하나님과 우리의 구속, 성령하나님과 우리의 성화에 대한 고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성령하나님에 대한 이해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직결되고 교회의 서고 넘어지는 사활적인 고백이자 이해라 할 수 있습니다. 성령하나님에 대한 곡해는 초대교회 시절부터 있어왔고, 21세기 한국교회에 이르러서는 더욱 심화된 모습으로 왜곡된 이해로 교회를 어지럽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성령하나님을 한 개인의 구원에 국한시키거나 은사주의적 관점에서만 이해하는 협소한 성령이해를 교정하고, 창조와 회복, 완성에 이르도록 견인하시는 성령하나님에 대한 이해 긴요하다 하겠습니다. 올 초에 증보되어 출간 된 본서는 삼위일체론에 토대한 성령하나님의 존재와 사역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풍성한 이해로 우리를 이끌 것입니다.
저자 유태화 교수님은 나의 박사선생님입니다. 저자에게서 신학석사(Th. M)와 신학박사(Ph. D)과정을 지도받은 혜택을 누렸습니다. 성경과 교리, 신학과 교회의 일치를 강조하며 신학이 교회와 삶을 떠나 사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의 모든 저서에서 신학적 치밀함과 더불어 교회적 실천과 광장에서 살아가는 삶으로 녹여내는 고민이 늘 담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총신대 신대원(M.div. & Th.M)을 거쳐 남아공 프리토리아 대학 신학부(M.A)와 네덜란드 자유대학교 신학부(Th.D)에서 공부하였습니다. 현재로는 백석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신학을 교수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삼위일체론적 구원론』, 이원론에 빠진 한국교회를 향한 『살리는 것은 육이니 육은 무익하니라』와 교회의 담장을 넘어선 하나님나라를 강조한 『하나님나라와 광장신학』등이 있습니다.
본질에 있어서는 하나이나 위격에 있어서는 셋
본서는 총6부 1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삼위일체론적 성령론」에서는 성령론에 대한 역사를 2~3세기에 발흥한 몬타너스주의에 대한 대항으로 당대의 교부였던 이레니우스와 테르툴리아누스, 오리게네스의 교정을 살피고 4세기의 교부들인 키릴루스와 아타나시우스, 갑바도기아 신학자들과 더불어 교회회의를 통해 제정된 신앙고백서들을 통한 성령하나님에 대한 정돈을 살필 수 있습니다. 중세기, 특히 12세기 신학에서 성령하나님을 성부와 성자 사이의 사랑의 끈으로 파악하며, 교회가 성령을 움켜쥐는 데까지 퇴보시켰고, 종교개혁시기에 루터는 교회에서 개인에게로, 칼빈에 이르러 포괄적인 성령의 사역을 개진하는 성숙한 성령론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슐라이어마허와 헤겔의 영향아래 범재신론적 이해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습니다. 2장「성령은 과연 인격적인 하나님이신가?」에서는 탄탄한 성경석의에 기초한 성령의 인격성에 대해서 풀어내고, 3장「성령과 삼위일체론」에서는 “본질에 있어서는 하나이나 위격에 있어서는 셋이라”는 고백적 신학언설에 기반하여 성부, 성자와 더불어 동일본질의 한 하나님으로 예배와 경배를 받으시는 분임을 확증하고 있습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사역, 성령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어 2부에서는 성령론과 기독론의 관계는 다룹니다. 4장「성령과 그리스도 예수」와 5장「그리스도 예수와 성령」에서는 성령론적 기독론과 기독론적 성령론을 교차하여 살핌으로 그리스도의 사역과 성령의 사역이 분리될 수 없음을 강조합니다. 성령은 그리스도에게 존재론적으로 종속되지 않으며 봉사의 방식으로 기능적으로 종속되시지만 위격적 주체로 계신 분임을 강론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잉태와 출생, 시험받으심과 공생애의 사역에 있어 성령의 사역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3부에서는 성령하나님과 창조에 대한 부분을 다루는데, 6장에서는「성령하나님의 우주적 창조」를 7장에서는「성령의 우주적 차원에서의 재창조」와 8장에서는「개인적 차원에서의 재창조」를 다룹니다. 창조주이신 성령하나님은 우주를 새롭게 하시는 분이시며,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내주하시고 새롭게 하시고 거룩하게 성화시켜 가시는 하나님임을 드러냅니다.
교회의 창설자이자 교회의 치리자이신 성령
4부 ‘성령의 구원’ 부분에서는 21세기의 토론주제인「중생, 성령세례, 그리고 성령충만」에 대한 구분과 정돈을 촘촘하게 담고 있습니다. 오순절주의자들의 오류를 적시하고 성령세례와 중생의 관계를 논한 후에 성령세례와 성령 충만의 관계를 정돈합니다. 5부 ‘성령과 교회’에서는 10장「구속의 열매: 성령의 공동체」에서 성령의 오심으로 교회가 창설된 사실과 성도의 교제를 이루어가는 성령공동체를 이야기합니다. 또한 교회의 치리자가 되시는 성령의 사역에 대하여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사건, 헬라파와 유대파의 갈등해결의 문제를 통해 차근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11장「성령의 선물: 공동체를 위한 은사」에서는 성령의 은사는 교회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선물로 유기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도록 일하심을 차근하게 풀어냅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이루며 살아가도록 도우시는 성령
마지막 6부 성령님과 그리스도의 삶에서는 14장 「성령의 공동체의 삶의 원리: 율법」에서 율법의 세 번째 용도인 거듭난 성도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형상을 이루며 살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 질문에 대해 율법이 구원의 감사를 표현하는 구체적인 지침이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15장「성령: 영감과 조명과 설교의 인도자」에서 성경해석의 원리로 객관적으로는 기독론 중심과 구원사적 해석을 주문하고, 주관적으로는 조명하시는 성령의 주권적인 사역을 강조 합니다. 성령의 역사는 언제나 ‘들음과 순종’의 열매를 맺으며 이는 말씀의 선포로서의 설교와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16장 「삼위 하나님과 영성」에서 우리시대를 타고 넘는 이교적 영성 즉, ‘자연주의적 영성’과 ‘영지주의적 영성’ 설명하고 한편으로 경도된 영성을 교정하는 개혁신학의 건전한 영성인 인간론과 우주론의 균형 잡힌 영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헤인즈의『교회』의 표지에 나타난 교회와 세상, 하나님나라의 균형 잡힌 다이어그램을 제시하며 끝을 맺고 있습니다.
성령하나님을 왜곡하는 신사도운동
이전의 책 『삼위일체론적 성령론』에서 증보된 내용은 두 꼭지입니다. 첫 번째는 12장의 ‘신사도개혁운동과 오순절운동’입니다. 한국교회에 일정부분 왜곡된 성령론에 기반하여 교회를 어지럽히는 신사도운동에 대한 성경적 비판을 차분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신사도운동의 출발은 풀러의 교회성장학 교수였던 피터 와그너(Charles Peter Wagner, 1930-2016)가 선두에 서서 이끌었던 운동으로 오순절교회를 중심으로 부흥하는 교회의 특징을 연구하여 ‘신사도개혁운동(The New Apostolic Reformation Movement)’을 창안했습니다. 사상적으로는 고전적 오순절운동에 기원을 두고 있고 빈야드운동과 제3의물결운동과 일치합니다. 성령의 직접적인 나타남, 치유와 축사, 예언과 방언, 통역을 포함하는 성령의 직접적인 역사를 통한 교회의 갱신을 강조합니다. 이 운동과 연관된 국내 단체로는 로렌 커닝햄이 이끄는 예수전도단, 스캇 브레이너의 다윗의 장막, 홍정식의 국제기도의 집, 김태진의 아가페신학연구원, 예영수의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변승우의 사랑하는 교회, 손종태의 뉴와인 원띵하우스, 최바울이 이끄는 인터콥과 손기철의 헤블리터치 미니스트리 등입니다.
예언의 은사와 교회의 설교의 관계 설명
두 번째는 13장입니다. ‘성령의 은사인 예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서는 고린도전서14장에서 “예언을 사모하라‘는 권면을 계시적 맥락에서 일관되게 서술하고 있는 점을 설명하면서, 예언은 사사로운 은사가 아니었고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예언의 은사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초대교회 당시 상황은 완결된 신약성경을 가지지 못했던 것과 달리 오늘날 정상적인 교회는 완결된 계시인 66권의 성경을 손에 쥐고 있습니다. 저자는 당시의 예언의 은사에 상응하는 것으로 오늘날 설교자의 은사와 사역을 강조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빛으로부터 구약성경을 읽어내고, 신양성경의 조명을 통해 십자가와 부활의 의미를 묵상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구체적인 필요에 상응하는 방식의 설교를 구성하고 선포하는 일이 예언의 은사를 이어가는 사역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할 것은 설교는 새로운 계시가 아니며, 초대교회 사도들의 편지와 동일시 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설교는 성경이 작성되던 당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들려주었던 범주의 권면의 필요성을 오늘의 회중을 고려하여 다시 재연하는 일에 종사하는 것입니다.
몬타니즘의 그늘을 걷어내는 시의적절한 주제 담아
본서는 첫째, 삼위일체론을 중심으로 다루는 성령하나님에 대한 이해는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동일본질의 한 하나님이시며, 구별되시는 인격이심을 강조하여 성령에 대한 온갖 미신적이고 왜곡된 이해를 털어내고 있습니다. 둘째, 성령하나님의 존재론 뿐 아니라 사역에 대한 다각적 조명으로 창조와 재창조, 교회와 구원, 성도의 삶에 있어서의 지배적인 성령의 일하심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균형 잡힌 성령하나님의 포괄적이고 폭넓은 사역에 대한 이해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이해로 이끌어갑니다. 셋째, 오늘날의 교회가 앓고 있는 왜곡된 성령론에 대해 교정하는 적실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순절주의와 현대의 범재신론적 성령이해에 대한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성경적인 성령론을 정립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성령론에 대한 체계적인 전개와 더불어 몬타니즘의 그늘을 걷어내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루고, 두터운 분량만큼이나 풍성함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교회를 위한 어느 페이지에 이르러서는 고요하지만 깊이 있게 강론하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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