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귀는 교묘하다. 속임수에 능하다. 그는 처음부터 거짓의 아비였기에 가능하다.(요8:44)
마귀는 광명한 천사로 등장한다. 광명한 천사가 무엇인가? 현란한 혀로 사람을 미혹한다. 거짓된 혀로 논리 정연하게 자신의 악과 더러움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어간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3:1) 천사로 가장한 원수 마귀의 교묘한 입술을 걸러내지 못한 우리의 선조 아담 부부는 그렇게 풍요로운 에덴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마귀의 전략 중에 뚜렷하고 어쩌면 탁월하게 보이는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고 , 둘째는 논지를 흐리는 것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독교인들은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회의 중에 자신의 생각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마귀들은 이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래서 먼저 이슈를 제안하여 그 제안된 주제 안에서만 맴돌게 만든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 악한 자들의 뜻대로 마무리될 때가 많다.
후자는 논지를 흐리는 것인데, 핵심 주제를 살짝 이탈하여 다른 것에 에너지를 소진하여 스스로 무너지게 하는 것이다. 이런 마귀의 전략은 악하고 교묘한데 많은 이들이 잘 넘어간다.
이들은 죄를 상처와 약점이라고 포장한다. 상처라고 하면 모든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종종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다. 죄 문제를 인권 문제로 가져오면 논점 자체가 흐려지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게 되면 죄는 다루어지지 말아야 할 언어 폭력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은 수업 중에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학습 능률 저하라는 문제에서 논의해야 할 사항인데 논지를 흐려서 학생 인권탄압으로 가져오면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과 거의 동일한 이치이다.
지난 10월27일 “동성애 반대와 차별금지법 저지”를 위한 “연합 예배와 큰 기도회”가 은혜중에 잘 마무리 되었다. 양심의 자유에 따라 참석하기도 하고 함께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행사 전부터 다양한 채널에서 설왕설래가 많았다.
설왕설래의 안타까움은 동성애의 심각성과 차별금지법의 입법 저지에 대한 이슈가 어느새 “주일예배”에 대한 신학적인 문제로 옮겨온 것이다.
민중과 군중의 힘을 과시하여 집회하듯이 하는 모임이 예배인가 세력 모임인가로 옮겨온 것이다. 이러한 주장과 논지는 나름대로 주장에 일리가 있고, 충분히 논의 가능한 주제들이다. 하지만 신학적인 문제와 반성경적인 영역의 입법 저지는 이슈 자체가 다른 것이다. 달리 생각해 보면 주일에 모임을 가진 것 때문에 논쟁의 연결고리는 있다고 여길 수는 있다. 하지만 악한 영의 교묘함에 교회가 양분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어떤 사안이 입법된다는 것은 엄청난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다. 엄청난 사기꾼들은 아직 입법되지 않은 영역에서 죄를 짓는다. 아무리 악해도 법의 근거가 없으니, 처벌이 불가능하다. 법이 제정된다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참석 논의를 이슈를 포기하는 것으로 변경하면 안 된다. 정치집회화 했다든지, 주일예배를 그런 식으로 오염시켰다고 주장하는 것이 동성애 문제와 차별금지법 문제를 약화시키는 쪽으로 나아가면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할 시간이다.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이는 이제 우리의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웠음이라”(롬13:11)
울산오후교회 최성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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