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고신 총회 총대로 참석했다. 총회중에 미주총회 총회장이 설교 시간에 사용하신 예화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3일 동안 굶은 호랑이가 있었다. 먹이를 찾아다니다가 쭈그리고 앉아 있는 토끼 한 마리를 발견하고 한 발에 낚아챘다. 그때 토끼가 하는 말. “이것 놔 짜사!” 이 말은 들은 호랑이가 깜짝 놀라 토끼를 놔주었다. 상상도 못한 가운데 토끼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다음 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굶주린 호랑이가 배를 채우기 위해 사냥을 나갔다. 또 토끼 한 마리를 발견하고, 이번에도 한 발로 도끼를 낚아챘다. 그러자 토끼가 또 말했다. “나야 짜샤!” 어제 만난 토끼였다. 또 토끼를 놓쳐버렸다. 그러자 다시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한 호랑이가 그다음 날 토끼를 잡았다. 이번에 잡은 토끼는 분명히 다른 토끼였다. 그런데 호랑이가 토끼의 말을 듣고 그만 큰 충격을 받고 죽었다.
도대체 호랑이가 토끼에게 무슨 말을 들었기에 죽었을까? 토끼 왈 “소문 다 났어~. 짜샤!” 이 토끼의 말이 찐한 여운을 남겼다. 혹시 “소문 다 났어 짜샤!” 그리스도인다워야 하는데, 답지 못함으로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며 생각해 보았다.
지난 10월 27일 오후 2시에 서울시청(광화문) 일대에서 “한국교회 2백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개최되었다. ‘거룩한 가정, 거룩한 나라’(삼상11:14)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집회에 공동대표인 오정현 목사는 “최근 대법원에서는 동성애 커플에게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했으며, 청주지방법원은 성전환 수술 없이도 성별 정정을 허가하는 판결을 했다. 앞으로 목사나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근거로 동성애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혐오 발언이라며 기독교를 공격하는 상황까지 왔다. 목회자가 목회에 집중하는 입장에선 이러한 사역이 버겁지만, 영적인 골든타임을 결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을 안고 2백만 연합예배 준비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오 목사는 “우리의 모임은 어떤 정치적 색을 버리고 영적인 목표만을 내세우는 사명 집회가 될 것”이라며 “성경의 절대 권위를 믿고 교회를 사랑하며, 가정을 지키길 바라는 모든 사람이 모이는 시간을 만들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늘 그랬듯이 한국교회는 “거룩한 가정, 거룩한 나라”를 세우는 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도화선이 된 연유는 지난 7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동성 동반자도 사실혼 관계의 이성 배우자로 인정하고,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동성 동반자를 이성 배우자로 인정하는 것은 곧 동성혼을 인정하는 것이 되고, 이에서 성평등 법이 가능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기에 기독교는 거룩한 가정을 세우는 것에 반하는 악법으로 여겨 버거운 일이지만 기도회를 개최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기독교적 사명에 대해 ‘교회개혁실천 연대’나 ‘기윤실’(기독교 실천운동본부’)에게서는 딴지를 걸고 이 모임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교회개혁실천 연대에서는 한국 교회가 “동성애는 존재 자체로 악하며, 청소년은 각종 중독에 무방비한 존재로, 여성은 출산하려 하지 않는 이기적 존재로, 노인들은 연금 바닥내는 존재로, 노동자는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존재로, 그리고 북한은 오로지 무너뜨려야 하는 존재로 대상화하였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 즉 사회적 부패, 불평등, 죽음으로 내모는 교육 정책과 부동산 문제들 속에서 괴로운 성도들의 삶은 깊이 살펴보지 않은 채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규명하는 것에 대해” 심히 안타깝다고 표현했다.
또한 기윤실에서는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한국교회 2백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라는 슬로건 아래 예배와 기도회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그 목적이 악법 저지라는 정치적 이슈와 또 그 장소가 광화문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곳이라고 하면서 정치 집회의 성격이 강한 모임”이라고 주장했다.
둘째로, 그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인용해서 “대회와 공회의는 교회적 사안만을 다루어야 한다. 비상시국에 겸허한 청원이나 국가 공직자의 요청을 받아 양심상 행하는 조언 외에는 국가와 연관된 시민적 사안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제 31장)라고 규정을 인용하여, 지금까지 교회는 국가의 중요한 정치적 의제에 대한 의사 표현은 공교회 차원이 아닌 신자 개인 차원이나 이와 관련된 시민단체를 만들어 정치적 표현과 행동을 해 왔다고 주장한다.
기독교인들의 대규모 정치집회도 있었지만, 주일이 아닌 다른 휴일에 진행되었고, 목회자든 성도든 개인적으로 참여를 해왔다. 그런데 이제 한국교회 공교회가 결정하여 주일에 전국 단위로 교인들을 정치집회에 동원하고 교회의 이름으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입장 발표와 투쟁 행동함으로써 지금까지 지켜온 장로교단의 사회 참여 원칙을 무너뜨려 버렸다고 주장한다. 비기독교 단체들이 이런 말을 해도 듣기 힘든데 하물며 기독교 단체들이 이런 견해를 피력할 때는 더더욱 수용하기가 힘들고 어렵다.
크로스로드 대표인 정성진 목사가 기독교인인 호소문에서 “창조의 원리를 거스르는 동성애와 동성혼 법제화, 마약 중독문제는 인구 소멸을 앞당길 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 명백하다.
신앙과 신념에 근거한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적을 이끄는 신앙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특히 종교개혁의 정신과 전통을 이어받아 건강한 가정, 꿈이 있는 다음세대를 위해 차별금지법과 같은 악법의 제정에 맞서 싸우고, 한국교회가 동성애를 예방하고 탈동성애를 위한 치유와 회복을 지원함으로 그들이 건강한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금번에 개최한 10월27일 연합기도회는 “윤리, 도덕, 가정, 믿음, 말씀”의 방파제가 무너지는 둑 앞에서 신앙인이 우리는 모두 다시 한번 마음을 다하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우리 앞에 직면해 있는 사회적 도전 앞에서 강력한 신앙적 연합의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앞서서 일하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아울러 살아계신 하나님이 분명히 사회적 악법을 저지하고 성경적 가치를 회복하며,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반드시 회복시켜 주실 것을 믿는다. ‘거룩한 가정, 거룩한 나라’를 위한 금번 연합기도회가 단회적인 행사로 그치지 않고 교회마다 더욱더 기도와 삶을 통하여 회복의 길에 열심을 내어 주기를 바란다.
“그는 몸인 교회의 머리라 그가 근본이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자니 이는 친히 만물의 으뜸이 되려 하심이요”(골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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