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에는 70여 개의 전시실(Room)이 있다. 한 건물 안에 방이 70개가 있다고 상상해 보라! 어느 방부터 들어가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실제로 병영교회 비전트립 팀을 인솔하여 박물관 그레이트 코트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아이들은 돔 천정을 올려보다가 어리둥절하여 초반부터 길을 잘 찾지 못했다(사진 1. 박물관 내 실내 정경).
박물관의 건물 내부는 영국식으로 하층(Lower floor_지하1층), 지상층(Ground floor_1층), 상층(Upper floor_2층)으로 되어있다. 하층에는 일부(아프리카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전시실, 화장실, 레스토랑 카페, 상품 가게 등이 있다. 대부분의 전시실(Room)은 지상층과 상층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70여 개의 전시실 중에서 어느 전시실부터 먼저 가야 할까? 어느 방향이든지 간에 소장 자료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아야만, 제한된 시간 안에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다. 전시실로 올라가기 전, 지상층 왼편 ‘안내 데스크’에서 박물관의 전시실 배치도를 챙겨야 한다. 또한, 거기에 비치된 한국어 가이드 통역기를 이용하면 관람에 도움이 된다. 전시실 안에는 별도의 화장실이 없으므로 화장실부터 다녀온 후에 전시실로 가는 편이 낫다.
배치도는 친절하게도 각 대륙과 나라를 색상별로 잘 구분하고 있다. 병영교회 비전트립 팀은 성경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 당시 자료들을 살펴볼 목적으로 전시실 배치도를 펼쳤는데, 감사하게도 그 목적에 맞게 색상 구분이 뚜렷하여 전시실을 찾는데 매우 편리했다.
일단, 고대 근동 지역부터 살펴보려면, 보라색으로 표기된 상층 56전시실을 중심으로 좌우 전시실(55, 57, 52)로 이동하여 관람하면 된다. 특히 56전시실은 기원전 6000~15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된 자료들이 있다. 지리적으로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을 사이에 위치하며, 역사적으로 수메르 문명의 발상지로서 그 중심 도시인 ‘우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우르’라 한다면, 아브라함의 고향이다. 그래서 56 전시실은 우르 도시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수풀에 걸려 있는 숫양(The Ram in the Thicket)’ 목각이 전시되어 있다(직접 찍은 사진). 이 전시품은 우르 왕묘에서 출토된 것으로서 창세기 22장의 내용과 관련지을 수 있다.
“사자가 이르시되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그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까지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 아브라함이 눈을 들어 살펴본즉 한 숫양이 뒤에 있는데 뿔이 수풀에 걸려 있는지라 아브라함이 가서 그 숫양을 가져다가 아들을 대신하여 번제로 드렸더라”(창22:12~13)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확인하고자 그의 나이 100세에 얻은 독자 이삭을 번제로 바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결단했고, 번제단을 쌓고 손에 칼을 잡아 이삭을 향해 내리치려는 순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이삭 대신 번제물로 수풀에 뿔이 걸린 숫양을 준비해 주셨다. 바로 이 사건에 등장하는 ‘수풀에 걸려 있는 숫양(The Ram in the Thicket)’ 목각이 56 전시실에 있다. 하나님 앞에서 믿음의 시험을 당당히 합격했던 아브라함의 신앙 간증은 그가 떠나온 본토 우르까지 전해졌는데 그 당시 다신교 배경 아래에서 이 일은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호수아의 말을 들어보자(수 24:2~3 새번역) 그 때에 여호수아가 온 백성에게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옛날에 아브라함과 나홀의 아비 데라를 비롯한 너희 조상은 유프라테스강 건너에 살면서 다른 신들을 섬겼다. 그러나 내가 너희 조상 아브라함을 강 건너에서 이끌어 내어, 그를 가나안 온 땅에 두루 다니게 하였으며, 자손을 많이 보게 하였다.”
다신교를 신봉하던 본토 아비 집에서 하나님 유일 신앙만을 고집했던 아브라함은 그곳을 떠나 하나님이 지시하는 땅으로 갔다. 거기서도 그의 신앙은 한결같았다. ‘수풀에 걸려 있는 숫양’의 목각이 본토 우르에서 출토될 만큼, 어디에서나 그의 신앙의 영향력이 지대하였음을 숫양 목각은 증명해 준다.
비록 역사는 흐르고, 사람도 지나가고, 기억도 사라진다. 그러나 성경의 증언은 영원히 남는다. 대영박물관 56전시실에는 아브라함의 살아 있는 신앙의 증거물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역사는 성경과 나란히 걸으며, 신앙은 그 역사 속에서 분명한 증거물로 남는다. 아브라함처럼 우리도 역사 속에 남길 분명한 신앙의 증거물이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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